[대구=뉴시스] 이상제 기자 = 지역 상권을 살리기 위해 열렸던 지방자치단체의 행사가 정작 상인들에게는 피해를 줬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2일 남구청에 따르면 지난달 13일과 14일 대구시 남구 청소년블루존에서 '명덕역 물베기거리 페스티벌'이 열렸다.
문화체육관광부, 남구청을 비롯한 지역 4개 기관이 협업해서 만든 이 축제에는 체험 부스, 콘서트, 전통놀이 대전, 뮤지컬 갈라쇼 등이 진행됐다.
남구는 축제를 통해 주민, 예술가, 상인이 함께 만들고 즐기는 대화합의 장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명덕역 인근에 거주하는 시민과 가게를 운영하는 일부 상인들의 입장은 달랐다. 그들은 행사 당일 공연 야외무대 설치와 차량 통제에 불만을 토로했다.
명덕역 인근에서 장사하는 A씨는 "한 달 전쯤이지만 아직 생생하게 그날을 기억한다. 평소 주말과 다르게 너무 조용했다"며 "가게에 방문하는 손님 차량까지 통제하는 바람에 손님 발길이 뚝 끊겼다"고 했다.
상인 B씨는 "올해는 지난해와 다르게 먹거리 장터까지 대규모로 준비해 행사 당일 주변 상인들의 매출은 박살났다"며 "안 그래도 경기 탓에 힘든 시기인데, 과연 누구를 위한 축제인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근에 사는 한 주민은 이른 새벽 무대를 설치하는 굉음에 잠을 설치기도 했다.
주민 C씨는 "행사 당일 이른 새벽 쾅쾅하는 큰 소리에 잠이 깨 나와보니 천막 구조물을 치기 위한 자재들을 나르고 있었다. 그걸 굳이 새벽 시간에 해야 하나"며 고개를 저었다.
이에 남구 관계자는 "인근 주민들과 상인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안내물 배부와 현수막을 게시하는 등 불편이 없도록 행사를 진행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앞으로 관련 행사 개최 시 인근 주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행사운영과 교통통제로 생활 불편을 끼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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