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이동관 탄핵한 철회 후 재추진
국힘, 권한쟁의심판·가처분신청 청구
"의장 탄핵안 철회는 권한 침해…무효"
탄핵안 재상정 막기 위한 가처분 신청
[서울=뉴시스]하지현 최영서 기자 = 국민의힘은 10일 더불어민주당이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등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하루 만에 철회해 재추진하자 국회의장을 상대로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정기국회 내 동일한 내용의 탄핵안 상정을 막기 위한 가처분신청도 내겠다는 방침이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국회의장은 저희 동의를 거치지 않고 민주당이 제출한 탄핵안 철회 건을 접수해 처리했다"며 "본회의에서 탄핵안에 동의할 수 있는 동의권이 침해됐기 때문에 국회의장을 상대로 권한쟁의심판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 원내대변인은 "탄핵소추나 해임건의안은 보고된 후 72시간이 지나 폐기되기 때문에 (본회의에) 보고된 시점부터 법적 효력이 발생한다"며 "(국회에서) 탄핵안 철회 요청을 받아들인 건 우리 권한을 침해했기 때문에 무효"라고 말했다.
아울러 "민주당이 이번 정기국회 내에 같은 내용의 탄핵안을 상정해선 안 된다는 내용의 가처분신청까지 낼 것"이라며 "(일사부재의 원칙에 따라) 정기국회 내에 해당 안건을 다시 상정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사부재의 원칙은 의회민주주의의 근간"이라며 "무도한 탄핵안을 처리하기 위해 이를 훼손하고 흔들려 하는 건 역사의 큰 오점으로 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 1994년 이병태 국방부 장관 해임건의안 철회 사례를 두고는 "당시에는 김일성 사망사건 등 국가안보에 중대한 사유가 발생했기 때문에 여야 합의로 처리가 됐다"며 "이렇게 여야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할 때는 법으로 돌아가 법의 해석에 맡겨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의사국과 민주당의 해석은 국회법 취지와 너무나 동떨어져 있다"며 "국민의힘 의원들의 동의권을 무시하고 철회했기 때문에 권한이 침해된 건 확정적으로 확인이 됐다"고 주장했다.
권한쟁의심판 청구 및 가처분신청 시점을 두고는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제출할 것"이라며 이르면 내주 초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전날 국회 본회의에는 민주당이 당론으로 발의안 이동관 방통위원장과 이정섭 수원지검 2차장검사,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보고됐다. 이에 국민의힘이 당초 예정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포기하고 퇴장하면서 탄핵소추안 처리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이미 본회의에 보고된 탄핵소추안이 일사부재의(국회에서 한번 부결된 안건은 회기 중에 다시 발의하거나 제출하지 못하는 것) 원칙에 따라 철회하거나 재추진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회법 90조(의안·동의의 철회) 2항에 '의원이 본회의 또는 위원회에서 의제가 된 의안 또는 동의를 철회할 때는 본회의 또는 위원회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국회사무처는 본회의에 보고된 탄핵안이 의제로 논의되지 않았기 때문에 철회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국회법 90조 1항은 의안 발의 의원 2분의 1 이상이 철회 의사를 표시하는 경우 이를 철회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민주당은 하루 만에 탄핵소추안을 자진 철회하고 재발의하기로 했다. 오는 30일과 내달 1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탄핵안을 보고·의결하겠다는 입장인데, 국민의힘이 신청한 가처분신청이 그 전에 인용될 경우 동일한 내용의 탄핵안 상정은 불가능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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