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노란봉투법·방송3법' 필리버스터 철회…야 "본회의 다시 열 것"(종합)

기사등록 2023/11/09 16:43:22

최종수정 2023/11/09 17:51:29

여, 야 '이동관 탄핵안' 발의에 필리버스터 포기

윤재옥 "악의적·정치적 의도 묵과할 수 없어"

홍익표 "꼼수 충분히 예상…의장에 본회의 요청"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3.11.09.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3.11.0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승재 하지현 신귀혜 기자 = 여당은 9일 국회 본회의에서 야당의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 강행 처리를 막기 위해 추진하려던 필리버스터를 전격 철회했다.

야당이 함께 상정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소추안의 표결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었다는 입장이다. 필리버스터를 진행할 경우 탄핵안은 바로 다음 날 국회를 통과할 수 있게 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탄핵을 막기 위한 '꼼수'로 규정하고, 국회법에 명시된 표결 가능 기한인 72시간 내에 본회의를 다시 열어 탄핵안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은 필리버스터를 하지 않기로 했다"며 "필리버스터라는 소수당의 반대토론 기회마저도 국무위원 탄핵에 활용하겠다는 악의적, 정치적 의도 묵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 4가지 악법에 대해 국민에게 소상히 알리고 호소드리고 싶었지만, 방통위원장을 탄핵해 국가기관인 방통위 기능을 장시간 무력화하겠다는 나쁜 정치적 의도를 막기 위해서는 필리버스터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국민들께서 이해해주고 응원해주길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민주당이 스스로 필리버스터를 신청하지는 않을 것으로 믿는다"며 "우리가 정치하면서 서로 상대를 완전히 굴복시키겠다는 이런 나쁜 정치를 언제까지 계속해야 되겠나"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필리버스터 기회를 줘서 소수 당에게 반대의 기회를 주겠다는 민주주의 근본정신을 훼손해 가면서까지 정쟁으로 몰고 가겠다는 21대 국회의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이번 여당의 필리버스터 포기는 이동관 방통위원장 탄핵소추안 표결을 막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이날 열린 본회의에는 민주당이 발의한 이동관 방통위원장 탄핵소추안이 보고됐는데,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를 진행하면 필리버스터 종료 후 다음날 본회의에서 이 탄핵소추안 표결을 바로 진행할 수 있게 된다.

국회법상 탄핵소추안은 보고 후 24시간 이후부터 72시간 이내에 본회의에서 무기명 투표로 표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필리버스터를 하지 않을 경우 이날 본회의가 종료된다. 즉, 72시간 이내에 본회의가 열리지 않으면 탄핵소추안은 자동 폐기되기 때문에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를 포기했다는 거다.

윤 원내대표는 "국회법에 규정된 법 취지에 맞게 의장이 운영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이날 노란봉투법과 방송 3법을 단독 처리했고, 필리버스터는 진행하지 않았다. 이후 본회의는 산회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박정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0회국회(정기회) 제11차 본회의에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에 대해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 자리가 비어 있다. 2023.11.09.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박정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0회국회(정기회) 제11차 본회의에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에 대해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 자리가 비어 있다. 2023.11.09. [email protected]


본회의 산회 직후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탄핵안 표결을 막기 위한 필리버스터 철회에 유감을 표했다.

홍 원내대표는 "자신들이 반대토론을 하겠다고 했는데 이 방통위원장을 지키기 위해 권한을 내려놓을 것을 보면 방송 장악이 이 정부에 얼마나 시급하고 중요한지 (알 수 있고) 방통위원장을 지키기 위해 이런 꼼수까지 쓰는구나 싶다"고 비판했다.

또한 "(필리버스터 포기를) 충분히 예상했다"며 "탄핵안이 본회의에 72시간 이내에 처리될 수 있도록 본회의 개최를 요청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민주당은 본회의 직후 의원총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한 뒤 의장 면담을 통해 본회의 개최를 요구할 계획이다.

같은 시간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규탄대회를 열었다.

김기현 대표는 이 자리에서 "헌법과 법률이 보장하는 대통령의 고유 인사권마저 묻지마 탄핵으로 부정하겠다는 민주당의 속셈은 대선 불복"이라며 "지난 정권 내내 심어놓은 방송 장악 뿌리가 끊기면 더 이상 좌편향 공영방송을 앞세운 대국민 선동이 어려우니 민주당이 이토록 방통위 무력화에 집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검찰을 정치권력 앞에 무릎 꿇리고 길들이기 위해 검사 탄핵 소추권 또한 무분별하게 남용하고 있다"며 "자신들의 정치적 유불리에만 매몰돼 헌정과 국정을 마비시키고 민생을 인질 삼는 민주당은 한 마디로 상식을 포기한 무책임한 집단"이라고 비난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0회국회(정기회) 제11차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하고 있다. 2023.11.09.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0회국회(정기회) 제11차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하고 있다. 2023.11.09.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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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노란봉투법·방송3법' 필리버스터 철회…야 "본회의 다시 열 것"(종합)

기사등록 2023/11/09 16:43:22 최초수정 2023/11/09 17:5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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