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치 잘 됐으면 하는 생각에 파란 넥타이 매고 와"
"악법 통과, 지켜볼 수만은 없어…필리버스터 참여"
[서울=뉴시스]최영서 한은진 기자 =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9일 민주당 주도의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과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의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민주당은 다수당이면서 집권당일 때도 추진하지 않은 법을 이제 와서 통과시키겠다는 명분없는 내로남불 행태를 보인다"고 밝혔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본회의 직전 열린 의원총회에서 "오늘 본회의는 의회 폭거, 4대 악법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예정돼있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 상징색인 푸른 계열의 넥타이를 매고 나타났다. 그는 "아침에 출근하면서 오늘 협치가 잘 됐으면 하는 생각으로 평소에 매던 빨간 넥타이를 뒤로 하고 파란색 넥타이 매고 아침에 출근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민주당과 지난 달에는 '신사 협정'을 맺어 상대방을 존중하자는 뜻을 모으기로 했다"며 "하지만 민주당은 말로만 신사협정을 맺었을 뿐 오늘 본회의에 끝내 노란봉투법, 방송3법을 상정해 정기국회를 정쟁의 장으로 만드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쟁만을 목표로 한 국회 다수당의 의회폭거를 소수당이 막을 수단이 거의 없다. 필리버스터를 한다 해도 결과적으로 본회의 의결을 막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면서도 "집권 여당으로서 국민과 국가의 피해 줄게 불 보듯 뻔한 악법 통과를 지켜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다수당의 의회폭거를 국민 반대로 무력화시킬 수 있도록 국민에 이 법의 문제점을 소상히 보고드리겠다"며 "우리 당의 절반 넘는 의원들이 필리버스터에 참여할 예정이다. 저도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협치와 민생을 던지고 다수 힘으로 법 통과시키면 국민 고통이 민주당에 대한 심판으로 되돌아온다는 사실을 명심해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4개 법안에 대해 각각 필리버스터에 나서는데, 소관 법안 상임위 소속 의원들을 중심으로 총 60명을 발언자로 지정했다. 발언 시간은 1인당 3시간 이상으로 최소 180시간의 필리버스터를 벌이겠다는 계획이다.
또 원내지도부는 조를 짜서 필리버스터 기간 본회의장을 지킬 의원들을 정했다. 당번이 아니더라도 국회 내에 대기하며 비상 상황에 대응해 달라는 것이 윤 원내대표의 당부 사항이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본래 취지에 맞춰서 법의 문제점 대해 충분히 얘기를 하고 또 가급적 많은 의원님들이 참여하고, 이 두 가지를 적절히 균형 잡도록 하겠다"며 "일부러 시간 끌기 위해 하도록 하지는 않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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