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촉 끊을 것…네타냐후는 자국민 지지 잃었다"
"가자지구에 '보증인 제도' 가능…키프로스 선례"
이스라엘 외무부 "자위전쟁 중…팔 적은 하마스"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더 이상 대화할 수 없는 상대라고 평가했다.
4일(현지시간) AFP, 알자지라 등 외신을 종합하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카자흐스탄 수도 아스타나에서 열린 튀르크어사용국기구(OTS) 정상회의 뒤 귀국길에 "네타냐후는 더 이상 대화할 수 없는 사람"이라며 "네타냐후 총리와 접촉을 끊겠다"고 발언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취재진에게 "네타냐후 총리는 자국민 지지를 잃었다"며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민간인 사망자가 불어나는 데에 네타냐후 총리에게 책임을 물었다.
다만 하칸 피단 외무장관과 이브라힘 칼른 튀르키예 국가정보국(MIT) 국장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비롯해, 이스라엘 측과도 계속 대화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두 국가 해법'을 향한 지지를 확인하면서 제안한 '보증인 제도'가 가능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튀르키예가 보증인 역할을 하겠다는 의사도 피력했다.
그는 평화를 되찾기 위한 계획과 공식을 개발하고 있다며 "그리스, 영국, 튀르키예가 키프로스에서 보증국이 될 수 있는데, 가자지구에도 비슷한 구조가 왜 있을 수 없나"라고 주장했다.
이는 '런던 및 취리히 협정'을 의미한다. 영국, 그리스, 튀르키예가 맺은 해당 조약으로 키프로스는 1960년 8월 독립했다.
튀르키예 외무부는 성명을 내고 사키르 오즈칸 토룬라르 주이스라엘 튀르키예 대사를 수도 앙카라로 소환해 협의하기로 했다면서 "민간인을 향한 이스라엘의 지속적인 공격과 이스라엘의 휴전 거부로 촉발돼 가자지구에서 인도주의적 비극이 전개되고 있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과 외교관계 단절 문제에 관해서는 가능성을 일축했다.
지난달 28일 이스라엘 정부는 튀르키예에 주재하는 자국 외교관을 철수시켰다. 그리고 이스라엘 외무부는 튀르키예와 외교관계를 재평가하고 있다고 공지했다. 앞서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전범으로 깎아내리는 등 비난 수위를 높인 탓이다.
이를 두고 에르도안 대통령은 "튀르키예가 이스라엘과 외교관계를 완전히 단절하지는 않았다"며 "관계를 완전히 단절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특히 국제 외교에서는 더욱 그렇다"고 설명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발언과 대사 소환 발표 뒤 이스라엘 외무부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가자지구를 장악한 테러 집단 편에 섰다"며 "가자지구에서의 이스라엘 군사작전은 '자위전쟁'이다. 하마스는 팔레스타인 국민의 진정한 적"이라고 반발했다.
동시에 이스라엘을 향한 국제사회의 지원을 비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서방, 특히 미국은 현재 이스라엘 편에 서 있다"며 "가자지구를 향한 유럽연합(EU)의 공정한 태도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오는 5~6일 튀르키예 방문 일정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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