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예가 이세용 컬렉션부터 목공예가 조일상 작가 작품 등
6일 '기증 감사의 날' 행사…기증자 9명에 시장 표창 수여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서울공예박물관은 올해 대규모 공예미술품을 기증한 9명에게 서울시장 명의의 표창장을 수여한다고 6일 밝혔다.
박물관은 이날 오후 3시 박물관에서 기증자 9명에게 시장명의 표창장을 수여하고, 박물관 내 '기증자의 벽'에 명패를 새겨넣는 '기증 감사의 날' 행사를 진행한다. 올해 26명으로부터 기증받은 총 1162점의 공예자료에 대한 감사의 뜻을 표하는 자리다.
올해 도자, 옻칠, 목, 섬유 등 공예의 모든 분야를 망라하는 작품을 기증받았다. 그중 한국 도예계를 대표하는 중견작가 고(故) 이세용의 컬렉션이 주목을 받고 있다. 40여 년에 이르는 작가의 작품 활동 중 시기별 대표작품 120여 점과 도구, 작가노트, 유약과 안료 실험 시편까지 총 174건(288점)을 기증받았다.
이 작가는 생활도자를 비롯한 조형도자, 회화를 접목한 도자 등 다양한 작업으로 한국 현대 도예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실용적인 기물의 표면을 캔버스 삼아 청화, 진사, 은과 같은 안료로 일상적이고 해학적인 그림을 가득 그려 넣은 도자 작업으로 주목받았다.
작가의 유족인 최월규 여사는 대표작 288점을 박물관에 일괄 기증해 평소 나눔과 공유에 뜻이 있던 남편의 유지를 전달했다.
기증작에는 작가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대접시'와 '청화백자 이중합'이 포함돼있다. 작가가 투병 중에 오른손에 마비가 오자 왼손으로 끝까지 완성시킨 불굴의 예술혼을 엿볼 수 있는 미공개 작품도 여러 점 있다.
한국 현대도예 1세대로서 고려청자의 재현과 현대화에 선구적 역할을 한 고 황종구 전 이화여대 교수의 대표작과 고려 이후 단절된 '연리문 기법'을 복원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노경조 전 국민대 교수의 작품도 기증받았다.
옻칠분야에서는 한국 현대 옻칠공예의 기반을 조성하고 국제화에 기여한 김성수 통영옻칠미술관 관장이 제작한 대표작 3점이 기증됐다. 한국 최초의 중요무형문화재인 고 김봉룡과 그의 스승 고 전성규가 그린 희귀 나전 도안과 탁본 등 아카이브 자료 129점도 김봉룡의 아들을 통해 기증됐다.
목공예 분야에서는 전 부산시립미술관 관장 조일상 작가가 나무의 무늬를 바탕으로 조형성을 추구한 1970~80년대 국전·상공미전 수상작을 기증했다. 섬유공예 분야에서는 전 대구카톨릭대 교수인 최영자 작가와 단국대 교수인 강혜승 작가가 직조의 회화적 표현을 추구하며 자신만의 시각에서 재해석한 작품을 기증했다.
최경주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서울공예박물관이 개관을 준비하던 2018년부터 올해까지 총 94분께서 무려 2만3000점이 넘는 자료를 기증해주셨다"며 "서울공예박물관이 우리나라 유일의 공예 전문박물관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것은 기증자들의 덕분"이라고 고마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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