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부총재보 "물가 불확실성 커져…8월 전망 웃돌 것"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3.8%로 3개월째 3%대를 기록한 가운데 한국은행이 물가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평가를 내놨다. 이와 함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조직 하마스 간의 분쟁에 따른 유가와 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향후 물가 흐름이 8월 전망 경로를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2일 한은 본관에서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최근의 물가 상황과 향후 물가 흐름을 점검했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37(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8% 올랐다. 7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으로 물가 상승률은 지난 8월 3.4%, 9월 3.7%에 이어 더 높아졌다.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6.3%)로 정점을 찍고 이후 대체로 내림세를 보였다. 올해 들어서는 1월 5.2%를 기록한 후 2월 4.8%, 3월 4.2%, 4월 3.7%, 5월 3.3%, 6월 2.7%를 기록하다가 7월에는 2.3%로 더 떨어졌지만 8월(3.4%)과 7월(3.7%)로 다시 높아졌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3.6% 올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3.2% 올랐다.

김 부총재보는 "10월 소비자물가는 국제유가가 9월 이후 높은 수준을 이어가는 가운데 추석 이후 크게 하락하던 농산물가격이 예년과 달리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전월보다 오름폭이 소폭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 상승률에 대해서는 "공공서비스 물가 오름폭이 확대되었으나 개인서비스 물가의 둔화 흐름이 이어지면서 전월보다 소폭 낮아졌다"고 봤다.

향후 물가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은 높아졌다고 내다봤다. 그는 "중동 사태의 전개 양상과 그에 따른 유가 추이, 국내외 경기흐름 등과 관련하여 불확실성이 한층 커진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유가와 농산물 가격 상승 등을 감안할 때 향후 물가 흐름은 지난 8월 전망 경로를 웃돌 것"이라면서도 "농산물 가격이 점차 안정될 것으로 보이는 점을 고려할 때 소비자물가는 유가가 추가로 크게 상승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둔화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했다.

앞서 8월 한은은 수정경제 전망을 통해 올해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을 3.5%로 전망했고, 내년 전망치로는 2.4%를 제시했다. 올해와 내년 근원물가로는 각각 3.4%와 2.1%를 예상했다.

같은 날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고 "국내 물가는 중동지역 지정학적 리스크와 이상저온 등으로 당초 예상보다 하락 속도가 더 완만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수급관리·제도개선 등 관계기관 간 공조가 필요한 사항은 물가관계장관회의·차관회의 등을 통해 즉각 대응하는 등 전 부처가 물가 안정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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