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시가전 장기화와 확전 가능성 우려
전시 내각, 지상공격 작전 두고 오락가락
이스라엘 언론, 내부 견해차 보도 잦아져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지상공격을 18일 동안 공언해 왔으나 공격 시점과 장소는 물론 공격 여부조차 확정되지 않고 있어 이스라엘 국내외에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와 관련 이스라엘 전시 내각 내부에서 공격을 둘러싼 찬반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군이 공개적으로 공격 준비가 돼 있음을 밝히고 있으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합동참모의장 출린 베니 간츠 야당지도자 모두 승인을 해야 공격이 가능하다.
네타냐후 총리는 25일 전시 내각과 합동참모본부가 “만장일치로” 공격 일정에 합의했다고 밝혀 지상공격이 있을 것이라는 강력한 신호를 보냈다.
그는 대국민 연설에서 “지상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 시점과 방법, 규모에 대해선 밝히지 않겠다. 대중에 알려지지 않은 공격 범위에 대해서도 밝히지 않겠다. 그래야만 한다. 우리 군인들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서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내각의 의사 결정에 밝은 소식통들에 따르면 논의 과정이 혼란스러워 오락가락한 것으로 전해진다. 가자지구에서 시가전이 길어지는 것과 이란 등 하마스 지지 세력과의 전면전 확대 가능성 등이 최대 변수였다. 미국은 미 전함이 현지에 도착할 때까지 지상전 공격을 늦추도록 요청했으며 이스라엘에 지상전 전문가들을 파견했다.
200명이 넘는 하마스 인질들의 가족들 일부도 석방 협상이 지속되는 동안 지상 공격을 늦추도록 요구하고 있다.
하마스의 잔혹한 공격에 분노한 이스라엘 국민들은 지상 공격에 따른 어려움을 잘 알지 못한다. 이스라엘의 공습이 계속되고 있으나 하마스가 입는 피해는 크지 않은 상황이다.
이스라엘 매체들이 전시 내각 내부의 이견과 네타냐후 총리,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 헤르즐 할레비 합동참모의장 사이의 견해차를 갈수록 더 많이 전하고 있다.
일부 네타냐후 지지자들은 공격을 늦추는 것이 총리가 아니며 군부라고 주장한다. 아르예 데리 전 보건 및 내무장관은 “군대가 준비됐는데 정치인이 미적거리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군사 지도자들은 공격 명령이 내려지기를 기다리고 있음을 갈수록 분명히 하고 있다. 할레비 합참의장은 “침공 준비가 끝났음을 분명히 한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에게 사적으로 자문하는 야코브 아미드로르 전 국가안보보좌관은 정치인들과 군인들 사이에 침공 작전이 강력한 지를 두고 견해차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견이 있어 다행이다. 몇 날 밤이 걸리더라도 토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 정부도 지상 공격에 신중하도록 권하고 있다. 미 당국자들은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하마스 제거 뒤 누가 가자를 통치할 지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최근 이례적으로 제임스 글린 해병 중장 등 이라크 전쟁에서 시가전 경험을 가진 고위 장교들을 이스라엘에 파견했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성급한 지상공격을 만류하면서도 항공모함 2개 전단과 패트리어트 대공 미사일 등을 현지 파견 군사력을 빠르게 증강하고 있다.
지상 공격이 지연됨에 따라 이스라엘의 일부 유력 논평가들이 정부가 대안을 찾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지상 공격이 이스라엘을 고립시키려는 하마스와 이란이 원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에후드 바락 전 총리는 지상공격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지상공격을 해야만 하마스를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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