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범도 80주기 '흉상 이전' 앙금…대통령 조화 한때 돌려놓기도(종합2보)

기사등록 2023/10/25 16:42:39

최종수정 2023/10/25 18:29:30

대전현충원서 홍범도 장군 순국 80주기 추모식

우원식 "흉상 이전 논란에 편히 잠들지 못해"

박민식 "홍범도 예우 티끌만큼 소홀함 없을 것"

[대전=뉴시스] 강종민 기자 =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25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홍범도 장군 순국 제80주기 추모식에 참석해 홍 장군의 묘역 앞에서 묵념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3.10.25. photo@newsis.com
[대전=뉴시스] 강종민 기자 =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25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홍범도 장군 순국 제80주기 추모식에 참석해 홍 장군의 묘역 앞에서 묵념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3.10.2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옥승욱 기자 = 25일 홍범도 장군 80주기 추모식이 열린 국립대전현충원 현장에서는 흉상 이전을 놓고 정부와 여천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간 앙금이 남아 있는 모양새다. 일부 참석자들은 윤석열 대통령 조화를 반대로 돌려놓기까지 하며 흉상 이전에 대한 반발감을 나타냈다.

이날  여천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이사장인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추모사에서 "홍범도 장군님께서 78년 만에 돌아온 고국 땅에서 여전히 편히 잠들지 못하고 계신다. 바로 흉상 철거 논란 때문"이라며 "그 논란에 보훈부 수장인 장관님께서 마치 동조하시는 것 같아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이 자리를 계기로 보훈부에서 육사 현충관 앞의 독립영웅들의 흉상과 독립영웅실 철거 백지화에 앞장서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종찬 광복회장 또한 대전시지부 양준영 지부장이 대독한 추모사를 통해 "유해를 봉환해 국내로 모시고 와놓고 최근 일부에서 그분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얘기해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이에 이날 행사에 참석한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홍범도 장군의 업적을 치켜세우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에 대한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는 점을 감안해 홍 장군의 업적을 부각하며 민심을 달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박 장관은 "조국의 자주독립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셨던 장군의 영전에 깊은 추모와 존경의 뜻을 표하며, 고개 숙여 명복을 빈다"며 "홍범도 장군을 예우하는데 있어 티끌만큼의 소홀함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홍범도 장군과 같은 독립유공자를 최고로 예우하는 것은 국가보훈부의 가장 중요한 책무"라며 "이 부분은 국민들이 확실히 믿으셔도 된다"고 강조했다.

홍범도 장군은 1895년 명성황후가 시해되자 의병을 일으켰다. 1919년 3·1운동 이후에는 의병과 동포들을 중심으로 대한독립군을 창설했고, 국내에 잠입하여 혜산진·자성군 등에서 일본군을 급습해 전과를 거뒀다.

또한, 1920년 일제의 독립군 탄압 계획 등에 맞서 독립군부대를 지휘, 일본군 대부대를 무찌른 봉오동전투와 청산리대첩을 승전으로 이끌었다.

1943년, 76세의 일기로 순국하기 전까지 연해주에서 후진 양성에 주력했다. 정부는 장군의 공적을 기려 1962년 건국훈장 대통령장, 2021년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추서했다.

25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홍범도장군 순국 80주기 추모 및 청산리전투 전승 103주년 기념식에서 홍범도 장군 묘역 앞에 놓인 윤석열 대통령의 근조화환을 황인호 전 대전 동구청장이 행사장 옆으로 돌려 밀어냈다. (공동취재사진) 2023.10.25. photo@newsis.com
25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홍범도장군 순국 80주기 추모 및 청산리전투 전승 103주년 기념식에서 홍범도 장군 묘역 앞에 놓인 윤석열 대통령의 근조화환을 황인호 전 대전 동구청장이 행사장 옆으로 돌려 밀어냈다. (공동취재사진) 2023.10.25. [email protected]

당초 이번 행사에는 윤종진 국가보훈부 차관이 참석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보훈부는 순국 80주기라는 상징성을 고려해 박 장관 참석으로 변경했다.

홍 장군 추모식에는 통상 서울보훈청장급이 참석했다. 보훈부 장관이 참석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지난 2021년 장군의 유해가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 묘역에서 국내로 봉환된 첫 해에는 황기철 전 보훈처장이 참석한 바 있다.

이날 행사에서 일부 참석자가 윤석열 대통령의 조화를 기념식장 반대방향으로 돌리는 작은 소동도 있었다. 하지만  '대통령 화환은 제자리에 있어야 한다'는 우원식 의원 등 추모식 주최 측의 의견에 따라 화환은 곧장 제 방향으로 돌려졌고, 물리적 충돌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참배를 마친 박 장관과 우 의원은 홍범도 장군 묘역을 함께 둘러봤고, 이 과정에서 박 장관은 우 의원에게 "국가보훈부가 최선을 다해 예우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육군사관학교는 지난 8월 31일 충무관 입구에 설치된 홍범도 장군 흉상을 외부로 이전하고, 입구와 내부에 배치된 5위의 독립운동가 흉상도 교정 내로 옮긴다고 밝혔다. 공산당 이력이 있는 홍 장군 흉상이 생도 교육시설 '충무관' 입구에 설치돼 있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이유에서다. 홍 장군 흉상 이전을 놓고 국방부와 독립유공자단체 간에는 여전히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이날 추모식에는 박민식 장관을 비롯해 영화 암살에 출연한 영배우 조진웅, 우원식 기념사업회 이사장을 비롯해 독립유공자 유족, 독립운동 관련 단체장 및 회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국민의례, 약력 보고, 추모사, 헌화·분향, 기념공연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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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범도 80주기 '흉상 이전' 앙금…대통령 조화 한때 돌려놓기도(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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