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사업 나선 기아, 현대차와 다른 사업 포인트는…

[서울=뉴시스]안경무 기자 = 기아가 현대차에 이어 중고차 사업에 뛰어든 가운데, 두 회사의 사뭇 다른 중고차 사업 전략에 이목이 쏠린다.

현대차가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모델을 대상으로 점차 전기차로 판매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전략을 밝힌 반면, 기아는 사업 시작과 함께 중고 EV(전기차)를 시장에 적극 공급할 방침이다.

EV 선도 기업을 표방하는 기아가 향후 중고 EV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키우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기아는 25일 서울 서초구 세빛섬 플로팅아일랜드 컨벤션에서 기아 인증중고차 미디어 데이 'Movement to Trust(신뢰로 향하는 움직임)'를 개최하고, 다음달 1일부터 자사 브랜드 중고차 매입 및 판매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날 업계는 기아가 일반 내연기관 차뿐만 아니라, 전기차를 포함한 인증 중고차 사업을 시작한다는 데 주목했다. 이에 대해 김지민 기아 국내사업전략실장은 "기아는 미래 전략으로 EV 사업을 확대하는 게 목표"라며 "내부 평가 기준을 가지고 전기차 매입 및 판매 가격을 설정해 시장의 가격 기준을 설정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기아는 중고 EV 가치 평가를 위해 5개 등급으로 구성된 '중고 EV 품질 인증제'를 도입했다.

기아는 '스마트 EV솔루션(EV 전용 진단기)'으로 전기차 4대 시스템인 ▲고전압 배터리 컨트롤 시스템 ▲고전압 충전 시스템 ▲고전압 분배 시스템 ▲전력변환 시스템 등을 정밀 진단해 배터리의 현재 성능∙상태 등급을 산정한다.

동시에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를 측정해 신차 1회 충전 주행거리 대비 상대적인 실제 성능까지 등급화한 후, '배터리 등급'과 '1회 충전 주행거리 등급'을 종합한 최종 EV 품질 등급을 부여한다. 기아는 정밀한 EV 성능평가 후 최소성능기준에 해당되는 3등급 이상 판정 받은 차량만 고객에게 판매한다.

이종혁 기아 국내CPO(Certified Pre-Owned) 사업팀 팀장은 "EV 시장은 전체 완성차 시장의 10% 규모를 차지할 정도로 커졌지만,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EV 점유율은 0.7%에 불과하다"며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시장인만큼, 기아가 고객에게 가격 기준을 제시해 구매 불편함을 해소하고, 나아가 EV를 중고로도 믿고 구매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내차 팔기' 서비스는 기아 신차 구입 고객에 한해 이용할 수 있다. 연식 5년 이내, 주행거리 10만㎞ 미만의 무사고 차량 중 기아 브랜드만 기아에 다시 팔 수 있다. 현대차가 중고차 사업에서 '내차 팔기'를 통해 고객이 기존에 타던 차량을 브랜드에 관계 없이 매입, 처분하는 것과 다르다.

기아는 합리적인 가격 설정을 위해 자사 브랜드 차량만 매입한다고 밝혔다.

이 팀장은 "중고차 소비자에게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하기 위해선 기아 내부 데이터를 활용하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며 "기아 고객에게 브랜드 로열티를 제공하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타사 브랜드를 소유한 고객의 경우 수요를 반영해 (매입 브랜드 확대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아는 이같은 차별화 전략을 앞세워 중고차 시장에서 점진적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기아는 올해 3000대, 내년 1만5000대 중고차를 팔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기아는 현재 내부 직원 차량, 시승 차량 등을 상품화하는 중으로 1000대가량의 물량을 확보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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