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66.3대 1·지방 9.8대 1…지역·단지별 희비 엇갈려
내년 서울 신규 주택 물량 감소…"양극화 현상 심화"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청약시장 양극화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정부의 대대적인 규제 완화 이후 서울과 수도권 청약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지만,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은 최근 ‘완판’을 기록한 반면, 비수도권에서 준공후 미분양 물량이 쌓이는 양상이다.
고금리 기조 장기화에 따른 금융 부담 증가로 선별적인 청약이 이어지면서 양극화가 갈수록 뚜렷해지면서 지방을 중심으로 쌓인 물량 해소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별로 서울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1∼9월 서울의 청약 1순위 평균 경쟁률이 66.3대 1로 집계됐다. 이는 청약 시장이 과열됐던 2021년 162.9대 1을 제외하면 2000년 이후 최고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 26.0대 1과 비교해도 경쟁률이 2배 이상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 경쟁률은 9.8대 1을 기록했다. 이처럼 서울의 경쟁률이 치열한 것은 입주 물량 감소로 신축 아파트 희소성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청약 경쟁이 치솟으면서 분양·입주권 거래도 급증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9월 서울 아파트 분양·입주권 거래는 총 446건으로, 전년 동기의 55건과 비교해 8배가량 늘었다.
전국 미분양 주택이 6달 연속 감소했다. 하지만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은 늘었다. 국토교통부가 26일 발표한 ‘8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미분양 주택 수는 총 6만1811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6만3087가구) 대비 2.0%(1276가구) 줄어든 수치다.
전국 미분양 주택은 지난 3월 이후 6개월 연속 감소세다. 다만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은 이달 3.9%(351가구) 늘어난 9392가구로 집계됐다. 7월 기준 처음으로 전월 대비 3.8%(358가구) 줄었지만, 한 달 만에 재차 증가했다.
지역별 미분양 주택 규모는 수도권은 7676가구로 전월(8834가구) 대비 13.1%(1158가구) 감소했고, 지방은 5만4135가구로 전월(5만4253가구) 대비 0.2%(118가구) 줄었다.
청약시장에서는 주택 수요가 가장 많은 서울에서 신규 주택 공급이 줄면서 청약 양극화가 더욱 심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내년 서울 입주 예정 물량은 총 8576가구로, 올해의 입주 예정 물량 3만52가구와 비교하면 2만1000여가구 적다. 주택 공급 선행지표인 인허가와 착공 실적도 줄어 올해 들어 지난 8월까지 서울의 주택 인허가 실적 누계는 1만9370건, 착공 실적 누계는 1만4391건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37.6%, 69.3%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아파트 청약시장이 지역별, 단지별 양극화 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이후 청약 수요가 서울에 집중되면서 지방 미분양이 더 심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신규 청약시장에선 분양가에 따른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일부 완화하더라도 고금리에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청약 대기 수요가 분양가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청약 수요자들의 옥석 가리기가 뚜렷해지면서 합리적인 분양가와 입지 브랜드 등에 따라 분양 성공 여부가 판가름 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청약 시장에서 옥석가리기가 더욱 뚜렷해지고, 실수요자 위주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주택 수요가 많은 서울과 수도권 지역이라도 분양가와 입지 여건 등에 따라 분양 성적이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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