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12월 흑연 3종 수출 통제…"수입 절차 더 어렵게"
포스코퓨처엠 "적정재고 유지…상황보며 적극 대응"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중국이 연말부터 이차전지 핵심 원료인 흑연 수출을 통제하겠다고 나서며 국내 배터리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흑연은 중국 의존도가 90% 이상에 달해 당장 수입처를 다변화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목소리다.
기업들은 중국의 흑연 수출 통제에 대해 민관이 함께 수출 허가를 받아 원료 수급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노력하는 한편 대체재로 꼽히는 인조흑연에 대한 생산량을 늘리고 차세대 제품인 실리콘 음극재 개발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와 해관총서(세관)는 지난 20일 이차전지 음극재 제조에 사용되는 핵심 원료인 고(高)민감성 흑연 3종을 수출 통제 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수출 통제는 오는 12월 1일부터 적용한다.
수출 통제는 해당 품목을 향후 수출하지 않겠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12월부터 흑연 수입을 원하는 기업들이 중국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만큼 이전보다는 수출량이 줄어들거나 또는 수출 금지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포스코퓨처엠 "흑연 적정재고 유지중…상황보며 대응할 것"
다만 포스코퓨처엠의 흑연 비축량은 적정 재고를 유지하는 데다 흑연 수출 통제까지 약 한 달이라는 시간이 있어 최대한 재고 비축량을 늘리고 아프리카에서 흑연 확보에 만전을 기하며 사태에 대응할 계획이다.
또 배터리에 사용되는 음극재 시장 트렌드가 천연 흑연에서 인조 흑연으로 넘어가고 있는 점은 인조 흑연 음극재의 수직 계열화를 완성한 포스코퓨처엠에 유리할 수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2012년 설립한 자회사 피엠씨텍을 통해 인조흑연 음극재의 원료인 침상코크스를 직접 생산해 중국의 천연 흑연 수출 통제 영향을 받지 않는다.
포스코퓨처엠은 올해 천연흑연 7만4000톤, 인조흑연 8000톤 수준의 생산 규모를 2030년 천연흑연 18만2000톤, 인조흑연 15만3000톤, 실리콘 탄소 복합체(Si-C) 2만5000톤 등으로 키울 방침이다.
이어 내년에는 인조흑연 음극재 생산량을 올해보다 2배 이상 많은 1만8000톤으로 끌어올리고 공장 증설을 통해 2026년에는 인조흑연 음극재 생산량을 5만8000톤 이상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에 중국의 흑연 수출 통제 상황을 지켜본 뒤 인조 흑연 음극재 생산량 확대 움직임을 본격화할 수 있다.
중국 흑연 몽니에 "실리콘 음극재 개발 속도도 빨라질 듯"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인수한 테라테크노스의 사명을 포스코실리콘솔루션으로 바꾸고 실리콘 음극재 개발을 추진한다. 경북 포항에 연산 5000톤 규모의 실리콘 음극재 공장을 건설,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LG화학은 100% 실리콘으로 구성된 퓨어 실리콘 음극재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실리콘은 흑연보다 많은 리튬이온을 담기 때문에 부피가 커진다는 단점이 있는데 퓨어 실리콘 음극재는 이런 단점을 보완하고 성능을 개선한 제품이다.
2021년 영국 넥시온사에 총 8000만 달러를 투자하며 실리콘 음극재 시장 진출을 선언한 SKC는 올해 실리콘 음극재 시범 생산을 시작하고 양산 계획도 확정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제한 이후 국내 소부장 사업이 활성화된 것처럼 이번에도 인조흑연 음극재, 실리콘 음극재 등 천연 흑연 음극재를 대체할 소재 사업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커질 수 있고, 실리콘 음극재 개발에도 속도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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