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알 리야드' 서면 인터뷰
"사우디 그린이니셔티브 리더십 높이 평가"
"네옴 신도시 건설, 한 기업 동반자 될 것"
"러북 간 군사협력, 국제사회에 정면 도전"
"이-하마스 충돌, 우크라전에 의견 나눌것"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향후 수소공급망·신재생에너지 분야 협력 잠재력이 크다"고 밝혔다. 또 양국이 북한 핵·미사일 차단에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보도된 현지 언론 '알 리야드'와 서면 인터뷰에서 "양국은 전통적인 에너지 협력이나 자원 수출입 관계를 넘어 플랜트 건설, 수소 공급망 등 다양한 분야로 협력을 다각화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먼저 "사우디는 한국의 제1위 원유 공급국이자 중동 지역 최대 교역 대상국이고, 한국은 사우디의 '비전 2030' 실현을 위한 중점 협력 국가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사우디의 잠재력과 한국의 기술을 결합하면 상호보완적인 협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며 "전통적인 에너지·건설 협력을 넘어, 이제 한국과 사우디는 선박과 자동차를 함께 만드는 끈끈한 관계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고 했다.
이어 "한국은 경제발전 노하우와 경험, 우수한 한국 기업의 역량과 기술을 바탕으로 사우디가 '비전 2030'을 효과적으로 실현하는데 지속적으로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기후변화 대응 관련 양국 협력 잠재력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이 기후위기 취약국의 청정에너지 전환을 위한 '그린 ODA'를 확대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고, "사우디 그린 이니셔티브와 중동 그린 이니셔티브를 통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 사우디의 역할을 매우 높이 평가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은 탄소중립 시대로의 이행을 앞당기기 위해 원전, 수소 등 고효율 무탄소에너지(CFE)를 폭넓게 활용하면서 탄소포집활용저장기술(CCUS)을 발전시켜 나가고자 하며, 이 분야에서 사우디와 협력할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사우디는 재생에너지와 천연가스를 기반으로 한 수소 생산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만큼, 수소경제 실현을 위해 양국이 함께 협력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스마트팜 농업기술을 보급하는 데에도 한국이 사우디의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양국간에 전통적으로 이뤄져온 건설·인프라 협력 역시 지속적으로 발전시켜나가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리야드 시내 사우디 내무부 청사를 현대건설이 지었다는 점을 언급하며 "앞으로 사우디가 네옴과 같은 신도시를 건설하는 과정에도 한국 기업이 좋은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사우디는 우리 전체 해외 건설 수주액의 20% 가까이 차지하는 최대 건설수주 시장으로, 지난 6월에는 현대건설이 사우디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 시설 건설 사업인 '아미랄 프로젝트'를 수주했다"며 협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양국 미래세대 인적·문화교류 확대의 중요성도 짚었다.
윤 대통령은 "양국 관계의 미래는 청년들의 교류와 협력에 달려 있다"며 사우디 내 'K-pop' 인기와 지난해 9월 사우디에 한국어 교육기관 세종학당이 개설된 점을 언급했다.
이어 "한국인들은 기본적으로 진취적이고 개방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으며, 사우디 문화에 대해서도 열린 자세로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생각한다"며 "양국 국민들 간 문화, 인적 교류가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튼튼히 하고, 좋은 교류협력 프로그램을 추가적으로 발굴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사우디는 유엔을 비롯한 국제 무대에서 북핵, 한반도 문제 관련 우리의 입장을 지지해온 주요 우방국 중 하나"라며 북한 핵·미사일 대응 공조를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이 조건 없는 대화를 거부한 채 핵 위협을 지속하고 있다면서 "핵탄두를 탑재한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은 세계 주요 도시를 타격할 수 있으며, 이는 세계 모든 나라의 평화에 대한 실존적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얼마 전 북한과 러시아가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군사협력을 논의한 것은 대단히 우려스럽다"며 "러북 간 군사협력은 대한민국과 우크라이나의 안보에 대한 도발일 뿐 아니라 유엔 안보리 결의를 의결한 유엔과 국제사회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에 필요로 하는 자금과 물자를 확보하지 못하도록 국제사회와 긴밀히 공조할 것"이라며 "사우디가 국제무대에서 핵 비확산에 관한 확고한 지지 입장을 견지해 온 만큼, 대한민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이의 개발을 차단하는 데 있어 사우디와 적극 협력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국제 정세에 대해서도 "한국은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이자 2024-2025년 임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으로서, 다양한 글로벌 도전 과제에 대해서도 국제 및 역내 주요 플레이어인 사우디와 협력을 강화하고자 한다"며 이스라엘-하마스 간 무력 충돌,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 관련 양국간 의견을 나누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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