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KBS·MBC, 사장 바뀔 때마다 반대파 숙청…내부 문제도 심각"

[서울=뉴시스] 정윤아 조재완 한은진 기자 = 장제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17일 "KBS·MBC는 새 사장이 오면 반대파를 전부 숙청해서 아이스링크, 조명실로 보내는 등 내부 권력 다툼도 심각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소속 장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한국방송사장(KBS)와 한국교육방송공사(EBS)에 대한 국정감사 중 발언시간을 얻어 공영방송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장 위원장은 사장 직무대행인 김덕재 KBS 부사장에게 "만약 문재인 전 대통령이 사장과 이사장을 해임해도 새로운 거버넌스가 제대로 공영방송을 했다면 이런 사안이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여러분도 내부적으로 고민과 반성을 해보라"고 말했다.

그는 "정치권력이 첫번째로 잘못됐다"며 "대통령이 취임하면 방송을 장악하지 않겠다고 하지만 이사장과 사장을 해임하고 새로운 사장을 앉힌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더 잘못된 부분은 방송사 내부 정치"라며 "내부 권력 다툼이 얼마나 심한지 한번 보라"고 꼬집었다.

장 위원장은 "라디오 방송 섬네일(미리보기)을 보면 '윤 대통령은 국방부를 잘 모르니 옆에서 잘 써야한다'는 조롱성 발언을 하고 있다"며 "사회자와 패널 두 사람이 한 이야기를 마치 사실인양 보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에서 사장이 바뀌고 거버넌스가 바뀌었다면 제대로 공영방송을 했어야한다"며 "그랬다면 오늘날 이런 일이 벌어지겠느냐. 이 섬네일을 보면 무책임, 무능이라면서 '오무정권'이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장 위원장은 "아래쪽을 보면 문재인 전 대통령을 간첩이라고 윤석열 대통령 사진을 크게 박는다"며 "언제 윤 대통령이 문 전 대통령이 간첩이라고 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런 역사의 반복은 정말 불행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덕재 KBS 부사장은 "KBS 구성원들이 완전하지 않은 점은 양지해주시기 바란다"며 "저희도 사실은 원래부터 이렇게 극단적으로 갈라져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개인적으로는 2000년대 초반부터 있어온 역사고 2008년에 만들어진 역사라고 생각한다"며 "매우 극단적인 상황들이 반복되면서 내부 알력도 점점 더 극단화된 것이 사실이다. 말씀하신대로 정치권 공방이 내부에서 재현되는 모습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리고 그것이 바깥과 내부가 서로 같이 호흡하면서 움직이는 기괴한 현상도 가끔 목도가 된다"며 "매우 가슴 아픈 일인데 노력은 했지만 그런 부분을 충분히 시정하거나 건설적으로 바꾸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이에 장 위원장은 "제일 잘못은 정치권이고 그 다음은 방송사"라며 "방송사 구성원들도 서로 반대편을 저주하고 죽이지 말고 각성해서 머리를 맞대고 국민들이 바라는 공영방송을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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