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드패스트 눈' 훈련, 1주일께 동안 열려
이탈리아, 크로아티아, 지중해서 훈련 진행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다음 주에 핵 억지 훈련을 시행한다. 이번 훈련은 러시아가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비준을 철회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열린다.
12일(현지시간) AP에 따르면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을 내어 "나토가 다음 주에 핵훈련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러시아가 CTBT에서 탈퇴할 것이라고 경고한 뒤 나온 입장이다.
다음 주 열리는 '스테드패스트 눈(Steadfast Noon)' 훈련은 매년 1주일께 동안 진행된다.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전투기가 참가하지만, 실제 핵폭탄은 사용하지 않는다. 다른 전투기와 정찰기, 급유기도 훈련에 참여한다. 지난해에는 미국의 전략폭격기 B-52도 모습을 드러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매년 10월마다 열리는 정례적인 훈련 행사"라며 "올해는 이탈리아와 크로아티아, 지중해 상공에서 훈련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훈련이) 나토의 핵 억지력의 신뢰성, 유효성, 안전을 보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나토가 모든 동맹국을 보호하고 방어할 것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벌이는 전쟁은 나토 핵무기가 침략을 저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상기시켜 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토는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다만 나토 회원국으로 가입한 미국, 영국, 프랑스 3개국은 공식적인 핵무기 보유국이다.
러시아는 최근 CTBT를 탈퇴하려는 움직임을 꾸준히 보여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5일 러시아 소치에서 열린 발다이포럼 연설을 통해 "이론적으로 우린 (CTBT) 비준을 철회할 수 있다"면서 최종 결정은 하원에 달려있다고 탈퇴를 시사했다.
뒤이어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하원의장은 "CTBT 비준을 취소하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레오니트 슬루츠키 러시아 하원의회 국제문제위원장도 오는 19일 CTBT 비준을 철회할 것임을 시사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러시아는 오래전에 CTBT에 서명하고 비준했지만, 미국은 비준하지 않았다"며 CTBT 비준 철회는 미국과 균형을 맞추기 위함이라고 주장했다.
CTBT는 1996년 유엔 총회에서 조약안을 채택했다. 미국, 러시아, 중국을 포함해 154개국이 서명했다. 러시아는 2000년 조약을 비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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