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이팔 전쟁' 직접 피해는 아직…파장 '예의주시'

기사등록 2023/10/13 06:00:00

최종수정 2023/10/13 06:28:04

이스라엘 현지 진출 업체 중소기업 1곳뿐

"사우디 등 주변국가 확전 가능성은 적어"

수주 지연 및 자잿값 인상 등 가능성 제기

[가자지구=AP/뉴시스] 11일(현지시각) 이스라엘 전차와 전차병들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경계 부근에서 대기하고 있다. 이스라엘 지상군의 가자지구 진입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더 많은 희생자가 나올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2023.10.12.
[가자지구=AP/뉴시스] 11일(현지시각) 이스라엘 전차와 전차병들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경계 부근에서 대기하고 있다. 이스라엘 지상군의 가자지구 진입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더 많은 희생자가 나올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2023.10.12.

[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 = '제2의 중동 붐'을 노리고 있던 국내 건설업계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아직 중동 지역에 진출한 국내 건설업체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재 이스라엘 현지에서 사업을 진행 중인 국내 건설업체는 중소기업 1곳 뿐인 것으로 파악됐다. 팔레스타인 지역에 진출한 업체는 따로 없는 상황이다.

비록 사우디와 이라크 등 주변 국가에는 현재 현대건설을 비롯해 삼성물산, 대우건설, 삼성엔지니어링, 한화 건설부문 등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진출해 있는 상황이지만 아직까지는 이들 업체에 미친 피해나 부정적 영향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건설사들은 일단 상황을 지켜보고 있지만 당장 사업을 철수하는 등의 적극적인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우리 기업이나 해외건설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것이 내부적인 중론"이라며 "해당 지역에 우리나라의 대규모 건설 현장이 하나라도 있었다면 큰 손실이 있었겠지만 현재 이스라엘 현지에 진출한 업체도 중소기업 1곳이 전부고, 이로 인한 영향도 미미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우디 등 주변 국가까지 확전이 된다면 영향이 있을 수는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지극히 적은 데다, 그럴 경우 우리 기업보다 미국, 유럽 등 서방기업들이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은 이미 수십 년 전부터 계속 되고 있는 문제고, 인플레이션 등의 문제도 오히려 아직 끝나지 않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의 영향이 더 큰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비록 지난 10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총리)가 "팔레스타인 편에 설 것"이라는 지지 입장을 밝히기는 했지만, 이 역시 같은 이슬람 국가로서의 연대일 뿐 이로 인해 중동전쟁 확전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은 과한 해석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사우디에서 (팔레스타인 지지의 연장선으로) 이슬람 기업 외 다른 기업들의 국내 사업 참여를 막는다면 영향이 있을 수 있겠지만 사우디에 진출해 있는 석유개발기업들이 대부분 서방 기업인만큼 이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국내 업체들이 사우디 '네옴시티' 등 중동 지역 해외건설 수주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 상황에서 전쟁 장기화의 직간접적 여파로 인한 사업 수주 지연 및 차질이나 유가 및 자잿값 인상 등의 가능성 등은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의 '2023년 3분기 수주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올 1~3분기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사업 수주액은 235억3000만달러(한화 약 31조5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약 5%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중 중동 지역 내 수주실적은 79억8000만달러로, 전체의 34% 수준에 달한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지난 6월 사우디에서 51억달러 규모의 '아미랄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중동에서의 수주 증가 모멘텀을 이어가는 듯 했지만, 고유가 기조임에도 해당 국가들이 시공사 선정 등에 신중한 분위기를 보이면서 사업 발주 및 입찰 결과 발표가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 원자재 가격 상승도 불안 요소 중 하나다. 국제 유가가 오르면 시멘트 등 자잿값과 각종 운송비도 함께 오르기 때문이다.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값은 지난 9일 하루 만에 배럴당 4.3% 오른 86.35달러까지 뛰었다가 다음날 전일 대비 0.47% 하락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정석 국제금융센터 전문위원은 "현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산유국이 아니어서 국제유가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다른 중동 산유국들이 개입하거나, 원유생산 시설 및 수송로가 침해될 경우 유가 급등 소지가 있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이번 중동발 지정학적 위험 증대로 국제유가 급등 등 세계경제 및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질 우려가 있으므로 이에 대해 경계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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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이팔 전쟁' 직접 피해는 아직…파장 '예의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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