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10월 경제동향 "대외불확실성 상존"
[세종=뉴시스]용윤신 기자 =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두 달 연속으로 우리나라 경기부진 완화 흐름이 둔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도체생산 일부 회복으로 제조업 부진이 완화됐으나 미국 통화긴축과 국제유가 상승이 발목을 잡는 모습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1일 '10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경기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되고 있으나, 대외 불확실성도 상존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지난달 경제동향에서 수출 부진이 다소 완화하는 추세에도 중국 경기불안 등을 대외 불확실성 우려 사항으로 분석한데 이어 경기 회복에 대한 불안감을 표한 셈이다.
지표를 살펴보면 8월 전산업생산은 전월(-1.5%)의 감소에서 1.5%의 증가로 전환했다.
광공업생산(-8.1%→-0.5%)은 인공지능(AI) 서버 관련 고성능 반도체에 대한 수요 증가로 반도체(-15.0%→8.3%)가 증가로 전환하면서 감소폭이 축소됐다. 전월대비로도 반도체(13.4%)와 자동차(5.7%)가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며 5.5% 증가를 기록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70.0%→73.4%)은 전월에 비해 큰 폭으로 상승하며 제조업 부진 완화를 시사했다. 특히 반도체(13.5%)와 자동차(7.9%)를 중심으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에 따라 9월 수출(-8.3%→–4.4%)은 반도체를 비롯한 대부분의 품목에서 부진이 완화됐다. 중국 경기 둔화로 대(對) 중국 수출(-20.0%→-17.6%)이 여전히 부진하나, 이외 지역은 미국(2.4%→8.5%)을 중심으로 수출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되고 있다.
반도체(-20.6%→-13.6%) 감소폭이 점차 축소되는 가운데 철강(-11.3%→6.8%), 자동차(28.7%→9.5%), 일반기계(7.7%→9.8%)가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미국의 긴축 기조 장기화, 유가 상승 등 대외 불확실성 확대로 제조업 기업심리는 위축된 모습이다. 제조업 업황전망기업실사지수(BSI)는 8월 71, 9월 67, 10월 69로 낮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서비스업생산(1.7%)은 금융 및 보험업(5.7%)과 운수 및 창고업(8.1%)이 각각 금융거래 확대 및 해외여행 증가 영향으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숙박 및 음식점업(-7.3%→-4.6%)은 외국인 관광객 증가로 인해 감소폭이 축소됐다.
서비스소비의 완만한 증가세에도 작년 1분기 이후 실질소득이 감소세를 지속하면서 상품소비 부진은 지속됐다.
8월 소매판매(-1.7%→-4.8%)가 고물가, 고금리 등의 영향으로 감소폭이 확대되며 상품소비는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수입승용차(15.7%→0.9%)의 증가폭이 크게 축소된 가운데 통신기기 및 컴퓨터(8.4%→-2.1%), 음식료품(-2.8%→-8.5%)도 부진한 모습이다.
상품소비의 부진이 반영되며 도소매업생산(-1.9%→-3.5%)도 감소폭이 확대됐다.
반면 서비스소비는 생산금융거래 확대 및 여행수요 증가로 금융⋅보험업(6.9%→5.7%)과 운수⋅창고업(7.3%→8.1%) 등에서 증가세를 유지했다.
고금리의 장기화, 대외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투자 여건이 제한되며 8월 설비투자(-11.2%→-14.9%)는 전월에 이어 큰 폭의 감소세를 이었다.
부문별로는 기계류(-11.8%→-17.3%)가 특수산업용기계(-20.5%→-32.0%)를 중심으로 감소폭이 확대되고, 운송장비(-9.3%→-7.3%)는 전월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로 인한 자동차(-15.0%→-22.7%)의 위축이 이어지며 감소세가 지속됐다.
반면 8월 제조업 평균가동률(70.0%→73.4%)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전월에 비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와 함께 9월 기계류수입액(17.7%)이 크게 증가하고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액(-32.1%→-2.1%)의 감소폭은 축소했다.
8월 건설기성(불변)은 공사비 증액과 지연되었던 공사 재개로 전월(10.5%)보다 높은 12.3%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건축부문(13.3%→14.9%)이 높은 증가세를 유지했고, 토목부문(0.3%→3.8%)도 상승폭을 확대했다.
선행지표인 건설수주(-59.0%)와 주택 인허가(-89.4%) 및 착공(-69.6%)은 큰 폭의 감소세를 지속하면서 향후 건설투자의 증가세를 제약할 가능성이 상존한다.
9월 소비자물가는 변동성이 높은 석유류와 농산물을 중심으로 전월(3.4%)보다 높은 3.7%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국제유가 급등으로 석유류(-11.0%→-4.9%)의 감소폭이 크게 축소된 가운데, 농산물(5.4%→7.2%)의 상승폭은 확대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세 확대의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9월 중에도 국제유가의 가파른 상승세가 유지됨에 따라 수입물가 하락폭이 축소되면서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KDI는 "미국의 통화긴축 장기화 기대가 확산돼 국내 시장금리도 상승하면서 경기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해 소비자물가 상승폭이 확대되면서 소비 여력을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