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전쟁·인명 피해 우려한 유화책 중단
“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이데올로기일 뿐”
“국가 생존 걸린 일, 과거의 가자는 없다”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지난 4년 동안 하마스에 대해 '당근과 채찍' 정책으로 억제해온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테러단체로 지목해 완전히 제거하는 새로운 정책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스라엘 지도자들이 가자 지구에 대한 하마스의 지배를 끝장내거나 하마스의 군사 능력을 완전히 파괴하는 대규모 작전을 준비하고 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10일 “과거의 가자는 앞으로 없을 것이다. 자신들의 행동을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예비역 장성으로 국가안보보좌관인 기오라 에일란드는 “이번 공격 이전의 현상 유지 정책으로는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면서 “이스라엘의 생존이 걸린 일”이라고 강조했다.
하마스 가자 통치 뒤집으려 시도 안해
하마스가 공격할 때, 또는 지하터널 등 하마스의 위협이 가시화되는 경우에만 대응한 것이다.
이에 더해 최근 몇 년 동안은 가자 지구 주민들에게 경제적 혜택을 줌으로써 하마스가 전쟁을 일으킬 경우 입을 피해를 키우기 위해 가자 지구에 대한 제재와 봉쇄를 완화하고 식수, 의약품, 연료 공급을 늘렸다. 또 가자 주민들에 대한 이스라엘 취업허가도 허용했다.
이스라엘은 2005년 가자 지구 장악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이스라엘 주민들을 전면 철수했다. 이듬해 하마스가 의회 선거에서 승리했고 2007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로부터 권력을 찬탈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현재 요르단강 서안 지구만을 장악한 상태다. 그러자 이스라엘은 이집트와 함께 가자 지구에 대한 봉쇄에 착수했다.
2008년 말 하마스와 처음 대규모 충돌할 당시 베냐민 네타냐후 당시 야당 지도자가 하마스 제거를 주장했다. 그러나 아랍과 서방의 중재로 휴전이 성립됐다. 이후 양측 사이에 크고 작은 충돌이 있어왔으며 특히 2021년에 집중됐다.
야당 시절 하마스 제거 주장 네타냐후 총리 최근 유화책 펴
올해 가자 지구 주민 취업허가는 2만 명 가까이로 늘었다. 이스라엘 안보 당국자들은 하마스가 평화를 유지하도록 하는 인센티브라고 믿었다. 하마스가 공격할 경우 국경이 폐쇄되면 수천 명의 가자 가족들이 생계 수단을 잃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민주주의연구소 요하난 플레스네르 소장은 네타냐후 총리가 가자지구의 하마스를 키우는 대신 요르단강 서안의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를 억제하는 분할 정복 전략을 폈다며 “(이는) 안보를 위태롭게 한 이데올로기였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하마스에 대한 당근과 채찍 정책이 실패작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이스라엘 당국자들과 전문가들은 공습과 제한적 지상전을 통한 하마스 제거가 필요하다고 밝힌다.
리처드 헥트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이번에는 과거처럼 치고 박는 식의 소규모 가자 봉쇄가 아니다. 가자의 적대 행위 규모와 능력이 훨씬 커졌다. 그에 엄중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은 가자를 공습하면서 국경에 병력과 전차를 집결하면서 가자에 대한 전기, 식량, 식수, 연료 공급을 차단했다.
인구 밀집지에 지하터널 구축 하마스 제거 쉽지 않아
또 팔레스타인 난민과 인명피해가 대규모로 발생하면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가 약해질 수 있다. 하마스를 제거하는데 성공할 지라도 가자지구를 직접 통치하기는 어렵다.
가자 지구의 정치학자 음카이마르 아부 사다는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근절하기가 매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 20년 있으면서 탈레반을 축출했나? 전 세계가 이슬람국가(ISIS)와 싸우고 있는데 전쟁이 끝났나? 하마스 조직은 파괴될지 몰라도 그들의 이념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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