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쇼크 가능성 낮다고 판단
내년 미국 대선 영향은 '변수'로 꼽아
[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분쟁을 놓고 증권사들 대부분이 단기 이슈라고 분석했다. 특히 오일쇼크로 확대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증시 조정시 매수에 나서라고 조언했다. 다만 미국 대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은 큰 변수로 꼽히고 있다.
10일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은 이번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해 더 확전 되지 않을 것이며 오일쇼크로 확대되거나 주변국 참여로 이어질 가능성이 낮다고 분석했다.
지난 7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의 무장조직인 하마스는 이스라엘을 상대로 대규모 로켓을 발사하며 기습 공격을 감행했다.
이후 이스라엘이 반격에 나서면서 지난 2014년 7월 가자 지구 분쟁 이후 9년만에 전면전이 발발했다. 특히 1973년 제4차 중동전쟁 이후 역대 최대 규모의 충돌이다.
다만 증권가들 대부분은 이번 분쟁에 대해 단기적 이슈라고 판단했다. 5차 중동전쟁이나 오일 쇼크로 확대되기보다는 이란과 중동주변국 내 갈등 격화 정도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전쟁의 확전은 이란의 지원 여부에 달려있다"며 "미국 정부는 이란이 하마스 공격의 배후에 있다고 판단하고 있으나, 이란 정부는 공식적으로 이를 부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마스 측도 대화와 휴전에 열려있다고 언급한 점도 장기화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라며 "4차 중동전쟁 당시와 다르게 이집트는 중재 포지션을 취하고 있고, 러-우 전쟁으로 인해 유럽 국가의 참여는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또 난민 문제로 중동 국가들이 전쟁을 원치 않을 것이란 시나리오가 지배적이다. 가자 지구에 붙어있는 시리아는 현재 내전을 수습하지 못하고 있으며 부유한 중동 국가들은 안보 위협 때문에 난민을 꺼려하고 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쟁이 장기화돼 가자 지구에서 나올 수십에서 수백만명의 난민을 주변 아랍국들이 떠안을 여력은 없다"며 "궁극적으로 가자 지구의 인구 규모나 주변 아랍권의 반발 그에 따른 미국의 중재를 고려했을 때,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은 결국 일정 선을 넘진 못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주가 조정시 매수에 나서라는 조언이 나온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유 생산국들이 전쟁 장기화를 선호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주가 불안은 장기적으로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아직까지는 조정시 비중확대 전략이 유효하다고 본다"며 "주요국(미국, 중국, 러시아 등)들의 참전이 현실화되기 전까지 중동 지역내 불확실성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미국 대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 변수로 꼽힌다. 대선을 앞두고 유가 안정에 힘을 써야 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중동 정세가 불안정해지는 것과 고유가 고착화, 군비 지출과 재정 부담에 따른 장기금리 상승 가능성 등은 향후 면밀히 살펴야 할 부분"이라며 "내년 11월 트럼프 재선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나정환 연구원도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짐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의 중동 외교 전략 실패가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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