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초엔 '짠물'이었는데…아이폰15, 최대 45만원으로 '껑충'
애플 분담 없이 이통사 단독으로 지원금 높인 듯
약정할인 총액과 비용차 크지 않은데 가계통신비 경감 지원 효과 '일석이조'
[서울=뉴시스] 심지혜 기자 =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지난 6일 애플 아이폰15 시리즈 사전예약 시작과 함께 공시 지원금을 공개했습니다. 예년처럼 많아야 20만원대 수준일 것이란 예상을 깨고 이번엔 최대 45만원, 비교적 높은 금액을 책정했습니다.
휴대폰 지원금은 이통사가 공지하지만, 그 재원은 사실 단말기 제조사가 함께 분담해왔습니다. 애플은 예외였습니다. 이통사들이 초창기 애플로부터 아이폰 국내 판매 물량을 더 받기 위해 서로 경쟁하던 시절부터 고착된 관행이었죠. 아이폰에 책정되는 공시 지원금 규모가 삼성 등 다른 제조사에 비해 유독 적었던 이유입니다.
아이폰 지원금 재원은 고스란히 이통사의 몫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통사들이 아이폰 지원금을 올리는 경우는 구형 모델의 재고를 처리하거나 서로 경쟁이 불붙었을 때 뿐입니다.
그런 이유에서일까요. 이번 아이폰15에 책정된 지원금 규모는 상당히 이례적입니다. SK텔레콤이 30만1000~42만원, KT가 28만~40만원, LG유플러스는 24만9000~45만원을 제공합니다. 아이폰15 전체 모델이 아닌 일반 모델에만 고가의 지원금을 실은 건 아쉽지만, 아이폰 애호가들에겐 희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아이폰 신제품 지원금이 크게 늘어난 배경을 두고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옵니다. 애플이 이번엔 공시 지원금 재원을 분담했기 때문일까요. 아닙니다. 이동통신사를 통해 확인한 결과, 지원금 재원에 대한 애플의 기존 정책이 바뀐 건 없다고 합니다. 이 보다는 이통사들이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아이폰 지원금을 높게 책정했다고 봐야 합니다.
통상 이통사들이 삼성·애플의 프리미엄폰을 출시할 때 책정하는 첫 지원금은 많지 않습니다. 늘 일정한 교체·대기 수요가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시장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경기 부진 여파로 휴대전화 교체 수요가 예년 같지 않습니다. 5G 가입자 증가 추세도 한 풀 꺾였습니다.
삼성, 애플의 프리미엄폰 출시는 이통사들이 5G 중고가 요금제 가입자를 확대하는데 중요한 기폭제 역할을 해왔습니다. 지금은 전략적으로 판매량을 끌어올릴 시기라는 게 이통사들의 판단입니다. 올들어 프리미엄폰 출시 초반 공격적인 지원금이 책정되는 이유일 것입니다. 앞서 출시된 삼성 갤럭시Z 시리즈에도 예전과 달리 고가의 지원금이 책정됐습니다.
아이폰 신제품에 최대 45만원대 지원금을 책정하더라도, 이용자들이 지원금 대신 선택할 수 있는 선택약정할인(25% 요금할인)보다는 비용 부담이 덜하다는 점도 이유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애플 아이폰의 경우 공시 지원금이든 선택약정이든 모두 이통사 호주머니에서 나가는 것인데, 공시 지원금의 경우 고객들에게 즉시적인 혜택이 많은 것 같은 효과가 있으니까요.
실제 SK텔레콤과 KT이 책정한 아이폰15 공시 지원금 규모로 따져보면, 이용자 입장에서 공시 지원금보다 선택약정을 받는 게 더 유리합니다. 공시지원금에 유통점 추가 지원금(공시 지원금 15% 이내)이 더해지기 때문이죠. LG유플러스의 경우 추가 지원금을 얹히면 선택약정 할인액보다 많지만, 그 차액은 1만원 미만에 그칩니다.
가령, LG유플러스에서 아이폰15로 월 8만5000원 요금제에 가입할 경우, 총 지원금은 51만7500원(공시지원금 45만원+추가 지원금 6만7500원), 선택약정 할인액은 51만원입니다. 고작 7500원 차이입니다.
물론 기업 장부 계정이 다르긴 합니다. 공시 지원금은 영업비용(마케팅비)에 더해지는 것이고, 선택약정의 경우 영업수익에서 차감됩니다. 이 때문에 이를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긴 어렵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최근 정부의 거듭된 가계통신비 인하 압박도 아이폰 공시 지원금이 많아진 이유로 꼽힙니다. 최근 가계통신비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단말기 가격부담을 제조사를 대신해 이통사가 줄여준다는 명분을 얻을 수 있습니다. 여러 모로 이통사들이 아이폰 출시 첫 지원금 액수를 올린 건 '실'보다 '득'이 더 많을 것이란 전략적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휴대폰 지원금은 이통사가 공지하지만, 그 재원은 사실 단말기 제조사가 함께 분담해왔습니다. 애플은 예외였습니다. 이통사들이 초창기 애플로부터 아이폰 국내 판매 물량을 더 받기 위해 서로 경쟁하던 시절부터 고착된 관행이었죠. 아이폰에 책정되는 공시 지원금 규모가 삼성 등 다른 제조사에 비해 유독 적었던 이유입니다.
아이폰 지원금 재원은 고스란히 이통사의 몫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통사들이 아이폰 지원금을 올리는 경우는 구형 모델의 재고를 처리하거나 서로 경쟁이 불붙었을 때 뿐입니다.
그런 이유에서일까요. 이번 아이폰15에 책정된 지원금 규모는 상당히 이례적입니다. SK텔레콤이 30만1000~42만원, KT가 28만~40만원, LG유플러스는 24만9000~45만원을 제공합니다. 아이폰15 전체 모델이 아닌 일반 모델에만 고가의 지원금을 실은 건 아쉽지만, 아이폰 애호가들에겐 희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통사들이 아이폰 신제품 지원금 늘린 이유 3가지
통상 이통사들이 삼성·애플의 프리미엄폰을 출시할 때 책정하는 첫 지원금은 많지 않습니다. 늘 일정한 교체·대기 수요가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시장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경기 부진 여파로 휴대전화 교체 수요가 예년 같지 않습니다. 5G 가입자 증가 추세도 한 풀 꺾였습니다.
삼성, 애플의 프리미엄폰 출시는 이통사들이 5G 중고가 요금제 가입자를 확대하는데 중요한 기폭제 역할을 해왔습니다. 지금은 전략적으로 판매량을 끌어올릴 시기라는 게 이통사들의 판단입니다. 올들어 프리미엄폰 출시 초반 공격적인 지원금이 책정되는 이유일 것입니다. 앞서 출시된 삼성 갤럭시Z 시리즈에도 예전과 달리 고가의 지원금이 책정됐습니다.
아이폰 신제품에 최대 45만원대 지원금을 책정하더라도, 이용자들이 지원금 대신 선택할 수 있는 선택약정할인(25% 요금할인)보다는 비용 부담이 덜하다는 점도 이유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애플 아이폰의 경우 공시 지원금이든 선택약정이든 모두 이통사 호주머니에서 나가는 것인데, 공시 지원금의 경우 고객들에게 즉시적인 혜택이 많은 것 같은 효과가 있으니까요.
실제 SK텔레콤과 KT이 책정한 아이폰15 공시 지원금 규모로 따져보면, 이용자 입장에서 공시 지원금보다 선택약정을 받는 게 더 유리합니다. 공시지원금에 유통점 추가 지원금(공시 지원금 15% 이내)이 더해지기 때문이죠. LG유플러스의 경우 추가 지원금을 얹히면 선택약정 할인액보다 많지만, 그 차액은 1만원 미만에 그칩니다.
가령, LG유플러스에서 아이폰15로 월 8만5000원 요금제에 가입할 경우, 총 지원금은 51만7500원(공시지원금 45만원+추가 지원금 6만7500원), 선택약정 할인액은 51만원입니다. 고작 7500원 차이입니다.
물론 기업 장부 계정이 다르긴 합니다. 공시 지원금은 영업비용(마케팅비)에 더해지는 것이고, 선택약정의 경우 영업수익에서 차감됩니다. 이 때문에 이를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긴 어렵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최근 정부의 거듭된 가계통신비 인하 압박도 아이폰 공시 지원금이 많아진 이유로 꼽힙니다. 최근 가계통신비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단말기 가격부담을 제조사를 대신해 이통사가 줄여준다는 명분을 얻을 수 있습니다. 여러 모로 이통사들이 아이폰 출시 첫 지원금 액수를 올린 건 '실'보다 '득'이 더 많을 것이란 전략적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프로' 대신 '일반' 모델 지원금 집중 혜택 왜?
아이폰15 시리즈 중 고가 모델인 '프로' 대신 '일반' 모델에 지원금이 집중된 건 왜 일까요. 이는 아이폰 판매량을 더 늘리려는 전략이 깔려 있습니다.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시리즈에서는 통상 '프로' 모델 대한 선호도가 높은 편입니다. 전작 아이폰14 시리즈에서도 프로를 예약하는 비중이 더 높았습니다. 아이폰15 시리즈 역시 예약 초반이지만 프로 모델에 대한 인기가 더 많은 분위기입니다.
아이폰 프로 모델은 지원금과 상관없이 인기가 많으니, 출시 초 사전예약 혜택 등으로 구매 수요가 몰릴 때 일반 모델에 지원금을 더 싣는 게 교체 수요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인기가 상대적으로 덜한 모델에 지원금 혜택을 집중해 좀 더 많이 팔겠다는 것이죠.
일반 모델은 출고가가 낮기 때문에 지원금을 받으면 실구매가가 확 줄어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일례로 최대 지원금 45만원과 유통망이 지급하는 추가 지원금(공시 지원금 15% 이내)까지 더하면 총 지원금 51만7500원을 받게 됩니다. 이 경우 출고가가 124만3000원인 128GB 용량 아이폰15의 실구매가는 72만5500원으로 낮아집니다. 반면 출고가가 154만원인 아이폰15 프로(128GB)에 적용하면 실구매가는 102만2500원입니다.
프로 모델은 출고가 자체가 비싸기 때문에 할인이 돼도 100만원이 넘지만, 일반 모델은 할인을 받으면 70만원대가 됩니다. 동일하게 할인 받는 것이지만 최종 가격만 놓고 본다면 아무래도 가격이 낮은 상품에 할인을 적용하는 게 더 싸보입니다.
한편 이통3사의 지원금 규모를 비교해 보면 LG유플러스가 다른 통신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습니다. 4만원대 요금제에서는 SK텔레콤이 더 많지만 5만원대 요금제로 높이면 LG유플러스가 앞섭니다. 또 8만원 중후반대 이상이 되면 LG유플러스가 최고 수준인 45만원을 지급해 가장 많습니다. LG유플러스는 9만원대 이하 요금제에선 약정할인 총액보다 더 많은 액수의 공시 지원금을 줍니다.
일각에선 3위 사업자인 만큼 지원금 혜택으로 가입자를 더 많이 끌어오기 위한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또 최근 들어 LG유플러스가 KT와 이동통신회선수 격차를 계속 좁혀가고 있는데 새 스마트폰 출시를 계기로 좀 더 빠르게 뒤쫓아 갈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