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살아있는 한 수사 계속" vs 檢 "재선 위해 범행"(종합)

[서울=뉴시스]김진아 박현준 기자 = 구속영장 기각 이후 처음으로 법정에 모습을 나타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직접 발언을 통해 검찰 수사가 맹목적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검찰은 이 대표의 범행 동기가 성남시장 재선이었다며 민간사업자와 유착해 막대한 이득을 취한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김동현) 심리로 열린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 및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첫 재판에 출석해 혐의를 부인하며 검찰 수사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검찰의 공소사실 관련 "저에 대한 수사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데 이게 도대체 몇 년째인가. 수십 명의 검사가 투입돼 수백 번의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며 "제가 살아 있는 한 (검찰이 수사를) 계속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이후 이 대표가 이와 관련 공식적으로 발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법원의 영장 심문 당시에도 이 대표의 발언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지만 전 심문 과정은 비공개로 진행된 바 있다.

이 대표는 검찰 공소사실과 관련해 "상식적인 입장에서 말이 되는 소리냐는 생각"이라며 "민간사업자들은 제가 혐오해 마지않는 부동산 투기 세력이고, 이들이 성남에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하는 것은 저의 내심의 목표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어 "실제로 그들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통해 부정거래를 했지만 저는 그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며 "제 입장에서는 그들이 원하는 바를 단 하나도 들어준 것이 없다"고 했다.

반면 검찰은 이 대표가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등을 민간업자로 내정하며 개발사업 관련 비밀을 공유한 동기는 성남시장 재선이었다며 이 대표의 주장을 반박했다.

검찰은 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위례 사업은 주요 공약사업이었지만 추진이 어렵자 사업을 포기했다"며 "이 대표는 재선을 위해 선거용 치적을 만들고 불법 선거 지원을 받기 위해 정진상 전 민주당 정무조정실장 등에게 사업을 지시하고 불법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또 "남 변호사 등 민간업자들은 시행자로 선정되자 호반건설을 통해 선거 비자금을 조성했고, 이후 정 전 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이런 자금을 수수해 현재 뇌물수수 혐의로 재판 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간업자가 내정된 가운데 공모가 이뤄지고 민간업자가 단독 입찰해 막대한 이득을 취한 사건"이라며 "시행자를 공모 이전에 내정하는 것은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 대표의 지시와 승인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재판에선 향후 재판 진행을 두고 이 대표 측과 검찰의 신경전이 오가기도 했다.

변호인은 이 대표가 "단식으로 인한 근육 소실로 오랜 기간 법정에 앉아있는 게 굉장히 힘든 상황"이라며 "얼마 전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장시간 앉아있었던 후유증 때문에 회복이 더디다"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재판을 떠나 피고인의 빠른 쾌유를 바란다"고 말하면서도 "이 사건 재판이 상당히 오랜 기간 준비기일을 거치면서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영장실질심사 이후 이 대표가 병원에서 안정을 취하면서 회복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사회관계망(SNS) 활동을 하는 것 봐서는 재판을 진행할 정도는 되는 것 같다"고 꼬집기도 했다.

재판 말미 이 대표는 재판부를 향해 공동피고인으로 법정에 선 정 전 실장과의 접촉을 허용해달라 요청했다. 지난 4월 보석 청구가 인용되면서 불구속 상태로 재판 중인 정 전 실장은 현재 이 대표와의 접촉이 제한된 상태다.

"청이 있다"며 운을 뗀 이 대표는 "보석 조건으로 정진상 피고인과 전혀 접촉을 못하고 있다. 이 법정 안에서라도 휴정이나 재판 종료 시 제가 한번 안아볼 수 있도록 신체 접촉만이라도 허용해달라"고 호소했다.

실제 이날 재판 종료 직후 이 대표는 함께 피고인석에 앉아 있던 정 전 실장에게 다가가 어깨를 두드리고 포옹한 뒤 수 분간 악수를 나눴다.

당초 이날 재판에서 양측의 모두 진술 절차를 마칠 예정이었던 재판부는 이 대표의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차회 기일인 10월17일 재판을 이어가기로 했다. 이후 11월 초 공판에서는 유 전 본부장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2010~2018년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면서 김만배씨가 대주주로 있는 화천대유자산관리 등 민간사업자에게 사업 정보를 제공하는 등 특혜를 줘 이익 7886억원을 얻게 한 혐의(이해충돌방지법 위반) 등을 받고 있다.

한편 검찰은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쌍방울 그룹 대북 송금 의혹, 위증교사 의혹 등을 이유로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지난달 27일 이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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