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낵, 중북부 고속철 백지화 공식발표…총선 앞둔 모험

기사등록 2023/10/04 22:48:40

최종수정 2023/10/04 23:45:18

야당 지지 강한 맨체스터~버밍엄 노선, 예산급등 이유로 취소

"팩트가 달라졌으면 용기있게 방향 바꿔야"

[AP/뉴시스] 영국의 리시 수낵 총리가 보수당 당대표로 첫 전당대회를 북부 맨체스터의 센트럴 컨벤션컴플렉스에서 열고 연설을 마친 뒤 부인 악샤타 무르티 여사와 함께 손을 흔들고 있다
[AP/뉴시스] 영국의 리시 수낵 총리가 보수당 당대표로 첫 전당대회를 북부 맨체스터의 센트럴 컨벤션컴플렉스에서 열고 연설을 마친 뒤 부인 악샤타 무르티 여사와 함께 손을 흔들고 있다
[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영국의 리시 수낵 총리가 4일 잉글랜드의 북부 대도시 맨체스터에서 남부 수도 런던으로 직행하는 고속철 건설 방침을 비용 급등을 이유로 백지화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말 집권 보수당의 당대표로 뽑히면서 새 총리가 되었던 수낵 총리는 이날 당대표 후 첫 전국 당대회를 맨체스터에서 열고 다름아닌 맨체스터에 큰 타격을 안기는 백지화 방침을 밝힌 것이다.

맨체스터 등 잉글랜드 북부는 2019년 보리스 존슨 총리가 브렉시트 합의안 직후 조기총선 도박으로 보수당 의석을 넓히기 전 강고한 노동당 지지 기반이었다. 런던 등 남부에 비해 그만큼 경제적으로 뒤떨어져 있다.

2010년 총선서 13년 만에 노동당을 물리치고 정권을 잡은 보수당(토리)은 직후 노동당 지지 기반의 중북부를 겨냥해 이곳을 '레벨 업'시키는 방안으로 2차 런던 직행 고속철(하이 스피드 HS2) 계획을 발표했다.

런던서 중부(미드랜드) 중심지 버밍엄를 거쳐 북서부의 맨체스터와 북중부의 리즈로 각기 갈라져 크게 보면 3개 노선의 고속철을 건설해 런던까지 오고가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인다는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 회복 경제 지원에 막대한 국채가 들어가면서 버밍엄에서 내륙쪽 북부 노선인 리즈 선 계획이 백지화되었고 이날 수낵 총리는 버밍엄에서 해안쪽 리버풀 옆의 맨체스터로 가는 북부선 고속철 역시 만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수낵 총리는 "이 고속철 계획은 오래된 컨센셔스다. 사실이 달라졌고 이럴 때는 용기있게 방향을 바꿔야 한다"면서 맨체스터에서 맨체스터 종점의 고속철 계획은 '없다'고 통보했다.

달라진 사실은 비용으로 하이스피드 2 건설안 당시는 330억 파운드가 들 것으로 예상했으나 지금은 그 3배인 1000억 파운드(1210억 달러, 164조원)가 족히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에 런던에서 160㎞ 북쪽인 버밍엄까지 가는 HS2-1 구간만 계획대로 계속 공사를 하고 버밍엄에서 맨체스터에 이르는 나머지 HS2 노선을 포기한다는 것이다. 시속 400㎞의 HS2가 계획대로 완공될 경우 맨체스터에서 런던까지 가는 시간이 반으로 급감해 딱 1시간 밖 안 걸린다고 선전되어 왔다.

수낵 총리는 '보다 좋은 미래를 위한 장기 결정'이라는 슬로건의 전당대회 대표연설을 통해 그간 소문 무성했던 백지화를 공식화했다. 대신 여기서 남는 자금 360억 파운드를 런던과의 연계 교통시설 대신 중북부 간 연계에 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9년 12월 총선에서 압승했던 보수당은 존슨과 리즈 트러스 전 총리의 신뢰성 부족 통치로 지지도가 급감해 제1 야당 노동당에 여론조사에 크게 밀리고 있다. 내년 12월의 정기 총선까지는 1년 밖에 남지 않았다.

이런 중차대한 정치 시점에 수낵 총리는 '용기있는 장기 결정'이라면서 야당 강세의 대도시 고속철 취소를 발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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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낵, 중북부 고속철 백지화 공식발표…총선 앞둔 모험

기사등록 2023/10/04 22:48:40 최초수정 2023/10/04 23:4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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