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문항 거래, 수년 전부터 암암리에 거론"
문제 맞히면 상위권 당락 좌우돼 수요 발생
2016년 유명 강사가 문제 유출해 실형 선고
교육부, 자진신고 내용 바탕으로 수사 의뢰
업체들 "조직적 명단 관리? 사실 아냐" 부인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관계자들이 지난달 5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일대에서 열린 경쟁교육 제로 캠페인 '경쟁교육과 헤어질 결심'에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3.10.04. bluesoda@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3/09/05/NISI20230905_0020023227_web.jpg?rnd=20230905160503)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관계자들이 지난달 5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일대에서 열린 경쟁교육 제로 캠페인 '경쟁교육과 헤어질 결심'에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3.10.04. bluesoda@newsis.com


[세종=뉴시스]김정현 김경록 기자 = 교육부에 '문항 거래'를 자진 신고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출제진이 적어낸 사교육 업체들에 유명 '빅(big)3' 업체와 '일타강사'들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4일 알려졌다. '사교육 이권 카르텔' 정황이 드러나면서 수험생들은 반신반의하고 있다.
교육계에 따르면 수능 출제 경력이 있는 교사들이 사교육 업체에 수능 예상문제를 암암리에 팔고 고액의 금품을 요구했다는 소문은 수년 전부터 나돌았다.
수능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정해진 시험 시간에 맞춰 문제 풀어보는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는 것은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상식으로 통한다. 전문가들은 초고난도 문제인 '킬러문항'을 풀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특정 문제는 2~3분 안에 풀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사교육 업체들은 문항 공모전도 벌여 왔다. 이번 수사 명단에 오른 것으로 알려진 대형 학원 D사는 지난 2월에도 수험생 커뮤니티 등을 통해 '킬러문항'은 세액 공제 전 200만원까지 지급하겠다고 광고 글을 올렸다. D사는 사교육 카르텔 조사가 개시되자 광고를 지웠다.
한 모의고사 출판사는 대표가 8번이나 수능 출제위원으로 참여했다고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공연히 광고해 오다 정부의 조사가 본격화되자 글을 내렸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이 인사가 비밀유지 서약 제도가 도입되기 전에 출제에 참여해 조치할 수 없다고 했다.
2016년에는 수능 국어 유명 강사 A씨가 현직 교사 2명을 통해 당시 6월 모의평가에 출제됐던 지문을 유출, 업무방해 혐의가 인정돼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기도 했다. A씨는 복역 후 업계에 복귀했다.
이처럼 고액 킬러문항 거래의 개연성은 충분했지만 입시 업체들은 교육부가 설명한 것처럼 현직 교사들을 조직적으로 관리하거나 공공연히 고액의 금품을 제공하지는 않았다고 부인하고 있다. A씨 사례처럼 업무방해로 처벌된 판례가 있고 윤리적이지 않다는 지적이다.
교육계에 따르면 수능 출제 경력이 있는 교사들이 사교육 업체에 수능 예상문제를 암암리에 팔고 고액의 금품을 요구했다는 소문은 수년 전부터 나돌았다.
수능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정해진 시험 시간에 맞춰 문제 풀어보는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는 것은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상식으로 통한다. 전문가들은 초고난도 문제인 '킬러문항'을 풀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특정 문제는 2~3분 안에 풀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사교육 업체들은 문항 공모전도 벌여 왔다. 이번 수사 명단에 오른 것으로 알려진 대형 학원 D사는 지난 2월에도 수험생 커뮤니티 등을 통해 '킬러문항'은 세액 공제 전 200만원까지 지급하겠다고 광고 글을 올렸다. D사는 사교육 카르텔 조사가 개시되자 광고를 지웠다.
한 모의고사 출판사는 대표가 8번이나 수능 출제위원으로 참여했다고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공연히 광고해 오다 정부의 조사가 본격화되자 글을 내렸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이 인사가 비밀유지 서약 제도가 도입되기 전에 출제에 참여해 조치할 수 없다고 했다.
2016년에는 수능 국어 유명 강사 A씨가 현직 교사 2명을 통해 당시 6월 모의평가에 출제됐던 지문을 유출, 업무방해 혐의가 인정돼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기도 했다. A씨는 복역 후 업계에 복귀했다.
이처럼 고액 킬러문항 거래의 개연성은 충분했지만 입시 업체들은 교육부가 설명한 것처럼 현직 교사들을 조직적으로 관리하거나 공공연히 고액의 금품을 제공하지는 않았다고 부인하고 있다. A씨 사례처럼 업무방해로 처벌된 판례가 있고 윤리적이지 않다는 지적이다.
![[대구=뉴시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가 실시된 지난달 6일 오전 대구 수성구 대구여자고등학교에서 고3 수험생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DB). 2023.10.04.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3/09/06/NISI20230906_0020023980_web.jpg?rnd=20230906092527)
[대구=뉴시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가 실시된 지난달 6일 오전 대구 수성구 대구여자고등학교에서 고3 수험생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DB). 2023.10.04. photo@newsis.com
교육부가 수사 의뢰한 것으로 전해진 한 입시업체 관계자는 "(수사 의뢰된 교사는) 매달 전국적으로 사설 모의고사를 진행하는데 출제위원이 아니었을까 짐작된다"면서도 "그런 사람들의 명단을 관리하지 않고 실제로 거래를 한 적도 없어 억울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우리 회사의 모의고사는 학원생 뿐만 아니라 전국 어디에서나 신청한 사람은 모두 볼 수 있다"며 "출제 경력 유무는 (모의고사 출제위원 섭외에 있어)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현직 교사들에게 출제를 의뢰하는 이유는 아무리 문제를 잘 냈다고 해도 특정 교과서의 저작권 위반 등 법률 위반 소지가 많기 때문"이라며, "현직 교사들이 고교 현장에 있기 때문에 난이도 등의 적합성을 판단해 줄 수 있기도 하다. 재수생만 가르치는 강사들은 지나치게 어려운 문제를 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출제 경력을 가진 사람이 냈다는 모의고사를 지금까지 홍보해 본 적도 없고 홍보해도 더 많이 보지도 않는다"며 "처음부터 이런 것(출제경력 등)을 이용하려던 목적과 의도는 없다. 몰랐다는 게 문제라고 한다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종로학원과 모의고사 제작사인 계열 종로학평도 이번에 수사 의뢰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가 문항 판매(청탁금지법, 출연기관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한 강사와 업체는 21곳이다.
이 21곳에는 학원가에서 '빅3'로 꼽히는 시대인재·메가스터디·㈜대성학원과 종로학원, 이투스교육 본사가 포함됐다.
대형 업체가 보유한 출판 계열사도 다수 수사선상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메가스터디의 ㈜새이솔, 대성학원의 강남대성학원·노량진대성학원·대성출판사·대성학력개발연구소·강남대성수능연구소 6곳과 종로학원의 모의고사 교재 출판사 종로학평도 수사 의뢰된 것으로 전해졌다.
메가스터디 소속 유명 강사 현우진(수학)씨가 차린 교재 업체와 대성마이맥에서 강의하는 정상모(수학)·이창무(수학)·전성오(사회탐구 지리)씨도 포함됐다고 한다. 수능 교재로 유명한 ㈜이감도 수사 대상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입시업체 ㈜이지수능교육, 교과서와 참고서 출판사 비상교육과 미래앤도 수사 대상으로 거론된다.
교육부는 국세청 세무조사 이후 현직 교사 322명으로부터 문항 거래에 대한 자진 신고를 받았다. 여기서 수능 출제·검토위원 경력자 24명을 추린 뒤, 이들이 적어낸 업체들을 경찰에 수사 의뢰한 것이다.
때문에 자진 신고한 교사들이 업체나 강사 이름을 잘못 적어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경찰 수사와 감사원의 조사를 지켜봐야 할 단계로 여겨진다.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명단에 오르내린 학원과 업체들이 정말 문항 거래에 참여했는지 의구심을 나타내면서도 사실이라면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는 반응이 나온다.
서울 용산구 한 고등학교 3학년 학생 B군은 "수능 문제와 관련해 현직 교사들과 매도 매수를 한 것은 엄청나게 큰 범죄"라며 "목숨 걸고 공부하는 수험생들을 우롱하는 행위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B군은 "만약 이런 행위가 아무렇지 않게 계속 발생한다면 돈 있는 상위권 학생들만 수능에서 상위권을 차치하는 그들 만의 시험으로 전락해 버릴 수 있다"면서도 "아직 강사들은 의혹이 있어 수사 중인 만큼 옳고 그름이 단정지어질 때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 지역 고3 학부모 C씨는 "당연히 있어서는 안 될 일이고 대형학원의 마케팅도 근절돼야 하는 관행이지만 수능을 한 달 남짓 앞두고 이러는 것도 수험생들에게 도움이 될 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앞서 교육부는 업체들이 예상문제 판매의 대가로 교사에게 많게는 5억원에 이르는 금품을 지급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ddobagi@newsis.com, knockrok@newsis.com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우리 회사의 모의고사는 학원생 뿐만 아니라 전국 어디에서나 신청한 사람은 모두 볼 수 있다"며 "출제 경력 유무는 (모의고사 출제위원 섭외에 있어)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현직 교사들에게 출제를 의뢰하는 이유는 아무리 문제를 잘 냈다고 해도 특정 교과서의 저작권 위반 등 법률 위반 소지가 많기 때문"이라며, "현직 교사들이 고교 현장에 있기 때문에 난이도 등의 적합성을 판단해 줄 수 있기도 하다. 재수생만 가르치는 강사들은 지나치게 어려운 문제를 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출제 경력을 가진 사람이 냈다는 모의고사를 지금까지 홍보해 본 적도 없고 홍보해도 더 많이 보지도 않는다"며 "처음부터 이런 것(출제경력 등)을 이용하려던 목적과 의도는 없다. 몰랐다는 게 문제라고 한다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종로학원과 모의고사 제작사인 계열 종로학평도 이번에 수사 의뢰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가 문항 판매(청탁금지법, 출연기관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한 강사와 업체는 21곳이다.
이 21곳에는 학원가에서 '빅3'로 꼽히는 시대인재·메가스터디·㈜대성학원과 종로학원, 이투스교육 본사가 포함됐다.
대형 업체가 보유한 출판 계열사도 다수 수사선상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메가스터디의 ㈜새이솔, 대성학원의 강남대성학원·노량진대성학원·대성출판사·대성학력개발연구소·강남대성수능연구소 6곳과 종로학원의 모의고사 교재 출판사 종로학평도 수사 의뢰된 것으로 전해졌다.
메가스터디 소속 유명 강사 현우진(수학)씨가 차린 교재 업체와 대성마이맥에서 강의하는 정상모(수학)·이창무(수학)·전성오(사회탐구 지리)씨도 포함됐다고 한다. 수능 교재로 유명한 ㈜이감도 수사 대상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입시업체 ㈜이지수능교육, 교과서와 참고서 출판사 비상교육과 미래앤도 수사 대상으로 거론된다.
교육부는 국세청 세무조사 이후 현직 교사 322명으로부터 문항 거래에 대한 자진 신고를 받았다. 여기서 수능 출제·검토위원 경력자 24명을 추린 뒤, 이들이 적어낸 업체들을 경찰에 수사 의뢰한 것이다.
때문에 자진 신고한 교사들이 업체나 강사 이름을 잘못 적어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경찰 수사와 감사원의 조사를 지켜봐야 할 단계로 여겨진다.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명단에 오르내린 학원과 업체들이 정말 문항 거래에 참여했는지 의구심을 나타내면서도 사실이라면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는 반응이 나온다.
서울 용산구 한 고등학교 3학년 학생 B군은 "수능 문제와 관련해 현직 교사들과 매도 매수를 한 것은 엄청나게 큰 범죄"라며 "목숨 걸고 공부하는 수험생들을 우롱하는 행위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B군은 "만약 이런 행위가 아무렇지 않게 계속 발생한다면 돈 있는 상위권 학생들만 수능에서 상위권을 차치하는 그들 만의 시험으로 전락해 버릴 수 있다"면서도 "아직 강사들은 의혹이 있어 수사 중인 만큼 옳고 그름이 단정지어질 때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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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서울 지역 고3 학부모 C씨는 "당연히 있어서는 안 될 일이고 대형학원의 마케팅도 근절돼야 하는 관행이지만 수능을 한 달 남짓 앞두고 이러는 것도 수험생들에게 도움이 될 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앞서 교육부는 업체들이 예상문제 판매의 대가로 교사에게 많게는 5억원에 이르는 금품을 지급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ddobagi@newsis.com, knockrok@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