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올가을 패션이 붉게 물들고 있다.
2023년 FW(가을·겨울) 컬렉션에 강렬한 '레드'가 핵심 컬러로 등장했다.
일반적으로 레드는 한눈에 띄는 존재감으로 겨울보다는 여름에 주로 사용돼 왔다.
하지만 올해는 기존 FW 시즌 키(Key) 컬러로 꼽히는 무채색과 브라운 컬러 자리를 레드가 새롭게 꾀차는 모습이다.
올 가을 유행하는 레드 컬러는 기존과 다르다.
톤 다운된 깊이감 있는 와인빛의 레드가 아닌, 채도가 높아 쨍한 느낌까지 주는 원색의 레드다.
튀는 레드 컬러가 유행하는 배경에는 '1980년대 바람'이 있다.
80년대는 세계적인 호황기로 경제적 윤택함이 풍성함과 화려함으로 강조되던 때다. 이 시기 패션계 역시 모노톤 위주의 다소 밋밋한 색감에서 벗어나 과감하고 화려한 원색이 등장했다.
올해 역시 고금리·고물가 여파로 팍팍한 경기가 이어지며 과거 풍요로웠던 80년대를 그리워하는 분위기가 패션계에 불고 있는 양상이다.
이와 함께 이번 SS(봄·여름) 시즌 바비코어 열풍으로 핑크색이 메인 컬러로 사용된 만큼, 톡톡 튀는 핑크의 기세를 누르기 위해서 시선을 사로잡는 더 강렬한 컬러 '레드'가 등장했다는 시각도 있다.
3일 패션 업계에 따르면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와 패션 트렌드를 반영하듯 올해 뉴욕패션위크의 12명 이상의 디자이너들이 2023년 FW 어디에서나 볼 수 있게 될 컬러로 '레드'를 선정했다.
글로벌 패션계를 주도하는 명품 브랜드의 2023 FW 런웨이에서도 레드 컬러가 주요하게 등장한다.
LF몰에서도 이러한 컬러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다. 올해 8월에서 9월 중순까지 '레드'의 검색량은 전년 동기 대기 100% 가까이 신장했다.
이에 LF는 올해 3월부터 전개한 신명품 브랜드 '빠투'에서도 '레드'를 FW 시즌 핵심 컬러로 선보인다.
두툼한 케이블 짜임이 돋보이는 니트부터 주름이 잡힌 미니스커트, 광택감이 돋보이는 글로시 숏패딩, '장 빠투'를 뜻하는 JP 모노그램이 수놓아진 유광 스커트 재킷 세트와 트렌치코트 등 다양한 의류군에서 레드가 사용됐다.
의류 뿐 아니라 르 빠투백과 토트백, 버킷햇과 캡모자, 비니와 리본 헤어 액세서리까지 패션을 완성하는 각종 아이템에서 레드가 등장한다.
LF 수입사업부 관계자는 "명도와 채도가 높아 기존에는 여름 시즌에 등장하던 레드가 이번 FW 시즌에는 포인트 컬러가 아닌 메인 컬러로 등장하는 가운데 빠투에서도 강렬한 레드 컬러를 활용한 다채로운 아이템을 선보인다"며 "머리부터 발끝까지 레드 아이템을 매치하는 '올레드룩'과 블랙에 레드를 포인트로 활용하는 '블랙앤레드룩'이번 시즌 유행할 것"이라고 했다.
클래식을 강조하는 트래디셔널 캐주얼 브랜드에서도 레드 컬러를 확대하고 있다.
LF의 대표 트래디셔널 캐주얼 브랜드 헤지스에서는 이번 FW 시즌, 레드 컬러 아이템 수를 전년 동기 대비 20% 정도 확대한다.
80~90년대 아이비리그룩을 연상케 하는 아이코닉 꽈배기 니트·가디건·아가일 체크 니트 등 가을 간절기 주력 제품에 채도 높은 레드 컬러를 전면에 배치해 출시 초기부터 빠른 판매 속도를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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