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명맥 ⑧]100여년 역사 간직한 군산 유일의 5일장 '대야장'

기사등록 2023/09/26 07:00:00

최종수정 2023/09/26 09:28:04

일제 쌀 수탈의 아픔 간직한 옛 대야역 부근 형성

우시장으로 이름 날리다가 이제는 묘목시장 명물

[군산=뉴시스] 김얼 기자 = 전북 군산시 대야면 대야전통5일시장 간판. 2023.09.25. pmkeul@nwsis.com
[군산=뉴시스] 김얼 기자 = 전북 군산시 대야면 대야전통5일시장 간판. 2023.09.25. [email protected]
[군산=뉴시스]최정규 기자 = 전북 군산에는 100여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현재도 유지하고 있는 군산 유일의 5일장이 있다. 바로 대야장이다.

◇교통의 요충지에 형성된 시장

군산 대야장은 1965년 현재의 자리에 공식적으로 형성됐고 당시 대야검문소에 가기 전 임피로 향하는 도로의 왼쪽 1752㎡의 부지에 개설됐다. 하지만 도로의 차량이 증가하고, 공간이 협소해지면서 언제부터인가 도로 양편의 긴 골목을 따라 장이 형성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무엇보다 대야장은 교통의 중심에 있다. 전주와 군산을 잇는 전군도로 길목과 전라선이 만나는 교통의 요충지였다.

차량과 기차가 모두 지나가는 곳이다보니 매월 1일과 6일에 장이 서면 인근 군산, 익산, 김제에서 장사꾼들이 모였다. 항구가 있는 군산, 곡창지대인 김제에서 생산된 쌀과 같은 각종 곡물, 야채 등이 이곳 시장에서 거래됐다.

대야장의 역사는 조선시대였는지 일제강점기때 형성된 것인지 정확히 밝혀진 것은 없다. 하지만 옛 지경장으로 불리던 장이 일제강점기 시절 1912년 군산선이 개통되고 현재의 자리로 옮겨져왔다는 것이 가장 크게 받아들여지고 있어 지경장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전통시장으로 불린다.

대야장을 언급하기 위해서는 옛 대야역을 빼먹고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일제는 호남평야에서 수탈한 곡물을 본국으로 가져가기 위해 철도를 개발했다. 옛 군산역과 임피역, 대야역이 일제 쌀 수탈의 아픔을 간직한 역이었던 셈이다.

[군산=뉴시스] 김얼 기자 = 전북 군산시 대야면 대야전통5일시장에는 형형색색의 파라솔이 햇빛을 막아주고 있다. 2023.09.25. pmkeul@nwsis.com
[군산=뉴시스] 김얼 기자 = 전북 군산시 대야면 대야전통5일시장에는 형형색색의 파라솔이 햇빛을 막아주고 있다. 2023.09.25. [email protected]
대야역을 통과하는 군산선은 익산역에서 출발해 임피, 대야역을 거쳐 군산역으로 이어지는 호남선의 지선이었다. 이때 군산선의 열차는 시장의 입구를 가로질러 갔는데 장날 기차가 지나갈 때마다 안전을 위해 길을 걷던 이들이 잠시 멈추는 진풍경도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지난 2020년 12월 대야역과 익산역 사이에 새 선로가 건설되면서 대야역을 새 선로를 따라 애야면 외곽으로 이전, 기존 역사는 폐역됐다.

◇우시장에서 묘목으로 변화한 명물

군산 대야장은 한때 우시장으로 이름을 날렸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하루 300~400마리의 소와 500~600마리의 돼지가 거래됐다고 한다. 때문에 전국에서 수천명이 모여들 정도였다. 하지만 현재는 우시장이 폐쇄됐다.

명물로 자리잡았던 우시장이 폐쇄되자 대야장은 점점 쇠퇴했다. 하지만 상인들은 시장을 다시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했고 현재는 묘목시장으로 다시 생기가 돌고 있다.

지난 11일 찾은 군산 대야장. 장날이 열린 이날 시장 입구부터 나무는 물론 각종 나무와 꽃 등이 시장 한복판에 펼쳐졌다. 길게 형성되는 시장 곳곳에서 묘목과 식물 등을 파는 상인들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었다.

[군산=뉴시스] 김얼 기자 = 전북 군산시 대야면 대야전통5일시장에 장이 들어서는 날이면 도로가 주차장을 방불케 하듯 밀려 있다. 2023.09.25. pmkeul@nwsis.com
[군산=뉴시스] 김얼 기자 = 전북 군산시 대야면 대야전통5일시장에 장이 들어서는 날이면 도로가 주차장을 방불케 하듯 밀려 있다. 2023.09.25. [email protected]
한 시장 상인은 “봄에 열리는 장에는 감나무 등 다양한 묘목을 볼 수 있다”면서도 “현재는 묘목보다는 각종 식물 등을 파는 경우가 더 많다”고 전했다.

◇없는 게 없는 것이 장점

“골라요. 골라. 쌉니다.”

교통의 중심지에 형성된 대야장은 말 그대로 없는 것이 없었다. 상인들은 저렴한 가격과 원산지를 표시해두면서 적극적으로 손님을 맞고 있었다. 말린 고추부터 제과, 요구르트 아줌마, 신선한 해산물, 곡물, 안경판매, 휴대용 음악감상 기계, 철기구까지 그야말로 전통시장의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시장 곳곳에는 장사꾼과 장을 보러나온 사람들까지 잠시 허기진 배를 채울 수 있는 음식점도 존재하고 있었다.

장을 보러나온 한 시민은 “장을 볼때마다 대형마트보다는 이곳 대야장을 찾는다”면서 “먹거리부터 생필품까지 모두 존재하고 가격도 저렴해 대야장만한 곳이 없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군산=뉴시스] 김얼 기자 = 추석을 2주일여 앞둔 11일 전북 군산시 대야면 대야전통5일시장을 찾은 시민들로 장내가 북적이고 있다. 2023.09.11. pmkeul@nwsis.com
[군산=뉴시스] 김얼 기자 = 추석을 2주일여 앞둔 11일 전북 군산시 대야면 대야전통5일시장을 찾은 시민들로 장내가 북적이고 있다. 2023.09.11. [email protected]
◇현대화를 위한 노력

군산시는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지난 2004년 시비 10억 5000만원을 투입해 현대화 사업을 추진한다. 2013년에는 부족한 주차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주차장조성사업을, 2020년에서 지난해까지 주차환경개선사업을 진행했다.

올해에는 전북도의 전통시장 시설현대화사업에 공모에 선정돼 도비 3억 7800만원과 시비 2억 5200만원 등 총 6억 3000만원을 투입해 시장 진입로를 확장하고 편익시설 조성을 벌일 계획이다.

과거 물물교환을 위해 편리한 교통을 강점으로 형성된 시장. 전통을 현재도 유지하고 대형마트 못지 않은 물품을 값싸게 구입할 수 있는 대야장을 찾아가보는 것은 어떨까.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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