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높았던 물가상승률 기저효과…도매 과일값↑
"정부 할인지원으로 소비자가격 상승률 높지 않아"
국제유가·생산자물가 상승…물가안정 장애물 산적
[세종=뉴시스]임하은 기자 = 정부가 추석을 앞두고 주요 성수품 가격을 전년보다 5% 낮추겠다고 밝힌 후 실제 조사 결과 6.4% 감소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 물가상승률이 높았던 탓에 현장에서 소비자가 느끼는 체감 물가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24일 기획재정부가 최근 발표한 '농·축·수산물 20대 추석 성수품 가격동향'에 따르면 20대 성수품이 지난 7일부터 20일까지 2주간 전년 대비 6.4% 하락했다. 정부는 당초 계획인 5% 인하보다 낮은 수준이 유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병환 기재부 1차관은 지난 22일 비상경제차관회의에서 "추석 민생안정대책 이행 상황을 점검한 결과 역대 최대 규모인 16만t 성수품 공급을 목표로 20일 기준 12만t, 계획 대비 120%를 공급했다"며 "20대 성수품 가격이 당초 목표보다 낮은 전년 대비 -6.4%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작년 물가상승률이 높았던 기저효과와 올해 집중호우 등으로 신선식품 물가가 오르면서 시민들이 느끼는 체감물가는 높은 상황이다.
지난해 이른 추석 연휴(9월9일~12일)를 포함한 작년 9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보다 5.6% 상승하면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5개 품목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대비 12.8% 올랐고, 구체적으로는 신선채소는 22.2%, 신선과실은 7.5% 상승한 바 있다.
다음 달 초 발표될 9월 소비자물가 역시 지난 8월에 이어 3%대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정부는 추석과 국제유가 상승이라는 일시적 요인의 영향으로 예측하고 있다.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3.4%로 넉 달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신선식품지수는 전년보다 5.6% 더 올랐는데, 지난 3월(7.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그간 이어진 집중호우와 폭염, 태풍의 영향으로 채소·과일류 가격이 급상승한 탓이다.
특히 과일값이 금값이 되면서 일부 품목은 전년 대비 도매가가 190%가량 오르기도 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달 중순 사과 홍로 10㎏는 도매가 기준 7만1837원으로 전년보다 189.9% 증가했다. 비 신고 10㎏는 32.1% 올라 4만6760원으로 집계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내놓은 9월 농업관측 정보에서도 이달 사과를 포함한 배, 포도, 감귤, 복숭아 등 대부분의 과일 가격이 전년보다 오를 것으로 관측했다. 특히 추석 성수기 가락시장 사과(홍로) 도매가는 10㎏ 기준 전년 28400원 대비 상승한 7만~7만4000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도매가격이 높게 형성되고 있어도 정부의 할인 지원과 유통업계의 자체 할인 노력으로 소비자 가격은 안정세를 찾았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이달 중순 소매가 기준 사과 홍로 10개는 전년보다 0.2% 감소한 2만9663원, 배 신고 10개는 31.3% 감소한 2만7946원이다.
이런 가운데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끼치는 8월 생산자물가는 전월 대비 0.9% 상승했다. 지난해 4월 1.6% 상승 후 1년4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이다. 특히 농산물은 집중호우 등 날씨의 영향을 받아 전월 대비 13.5% 급등했다.
최근 고공행진 중인 국제유가로 인해 국내유가가 11주 연속 오르면서 물가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