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성, BTS와 함께한 셰프가 부산으로 온 까닭은[인터뷰]

기사등록 2023/09/22 09:49:00

최종수정 2023/09/22 10:04:19

전지성 '레썽스' 셰프, 2023 부산 월드클래스 육성 프로젝트 선정

BTS 다큐영화 '브링 더 소울'서 코스요리 선보여

"지역 고유색깔 묻어나는 레스토랑 만들겠다…후학양성도 꿈"

[부산=뉴시스] 이동민 기자 = 전지성 레썽스 오너 셰프. BTS 멤버의 사인이 담긴 메뉴판을 들고 있다. 2023.09.22. eastsky@newsis.com
[부산=뉴시스] 이동민 기자 = 전지성 레썽스 오너 셰프. BTS 멤버의 사인이 담긴 메뉴판을 들고 있다. 2023.09.22. [email protected]

[부산=뉴시스]이동민 기자 = 7인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무대 뒷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브링 더 소울: 더 무비'(2019). 이 영화에는 월드투어를 끝낸 BTS가 프랑스 파리의 루프톱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나온다.

푸아그라, 사슴 스테이크, 맥주가 들어간 케이크 등 먹음직스러운 메뉴가 함께 등장한다. 영화 속 이 음식을 조리한 이가 전지성(35) '레썽스' 오너 셰프다.

전씨는 2011년부터 한국, 호주, 덴마크, 프랑스 등지에서 활동하다가 지난해 7월 고향 부산에 프렌치 레스토랑 '레썽스'를 차렸다. 불어 레썽스(L’Essence)는 '본질'을 뜻한다.

전 셰프는 최근 '2023 부산 월드클래스 육성 10년 프로젝트' 청년 3인으로 뽑혔다. 부산 청년을 글로벌 리더로 성장시키는 이 프로젝트에 선정됐다는 것은 곧 잠재력 있는 부산의 청년대표라는 의미다.

부산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저학년 때 타 지역으로 이사한 후 셰프가 되어 지난해 다시 부산으로 돌아왔다. 글로벌 미식 도시로 도약을 꿈꾸는 부산의 대표 셰프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다.

전 셰프 21일 레썽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며 "세계인이 찾아오는 지역 고유의 색깔이 묻어나는 레스토랑을 부산에서 만들겠다"며 "향후에는 부산에서 후학도 양성하고 싶다"고 밝혔다.
[부산=뉴시스] 이동민 기자 = 암한우로 만든 타르타르 육회와 홀그레인 마요네즈·홈메이드 브리오슈를 곁들인 애피타이저. 비어케이크 위 휩 크림, 비트로 만든 얼음알갱이를 올린 디저트 등과 함께 '레썽스'를 대표하는 메뉴들이다. 2023.09.22. eastsky@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 이동민 기자 = 암한우로 만든 타르타르 육회와 홀그레인 마요네즈·홈메이드 브리오슈를 곁들인 애피타이저. 비어케이크 위 휩 크림, 비트로 만든 얼음알갱이를 올린 디저트 등과 함께 '레썽스'를 대표하는 메뉴들이다. 2023.09.2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2023 부산 월드클래스 육성 프로젝트 청년에 선정됐다. 소감은.

"아직도 실감나지 않는다. 글로벌 셰프가 되겠다는 비전을 인정해 준 전문가 심사위원과 시민평가단, 항상 응원해준 아내에게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프로젝트에 지원해 선정되기까지 약 4개월 간 레스토랑을 운영하면서 백화점 쿠킹 클래스, 수제맥주회사 컨설팅까지 맡으니 쉬는 날이 없었다. 힘든 나날이었지만 큰 성과를 얻어 기쁘다."

-요리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학창 시절 필드하키 선수로 촉망받았다. 고3때는 전국체전에 출전하기도 했다. 체대 진학을 목표로 운동에 매진하던 중 불현듯 '내가 운동을 하면서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툭 튀어나왔다. 답을 찾지 못했다. 마침 어린 시절부터 막연히 꿈꿔 온 셰프의 길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이 시기 에드워드 권 셰프가 출연한 방송을 자주 본 것도 영향이 있었다."

-해외에서 어떻게 경력을 쌓았나.

"군 복무 후 대학에 휴학계를 내고 1년여 간 모은 돈으로 2012년 호주 멜버른으로 향했다. 운 좋게 유명 레스토랑 '아티카'에서 스타지(무급수습)로 일을 시작해 지역 곳곳 레스토랑에서 3년여 간 요리와 어학 공부를 병행했다. 이후 서울과 덴마크 코펜하겐, 프랑스 파리에서 셰프로 일하며 요리 공부에 전념했다.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한국에 다시 돌아온 후 전남 영암에서 한식과 자연발효에 관한 공부를 했다. 이윽고 지난해 스스로 레스토랑을 운영할 수 있다고 판단해 레썽스를 오픈했다."

-BTS가 출연한 다큐멘터리 '브링 더 소울: 더 무비'에 참여한 계기는.

"2018년 프랑스 파리 아테(A.T.) 레스토랑에서 수셰프(부주장방)로 근무했을 당시 받은 전화 한 통으로 인연이 시작됐다. BTS 월드투어 콘서트 스케줄 담당자가 파리에서 월드투어를 마친 멤버들의 회식 자리에 와서 코스요리를 해줄 수 있겠느냐고 했다. 바로 승낙했다. 이후 당일 회식이 곧 다큐멘터리 영화 촬영현장임을 확인했다."

-왜 당신을 섭외했을까.

"레스토랑에서 셰프가 직접 자신이 요리한 음식을 손님에게 가져다주고 설명하는 일이 많았다. 손님 중 한 명이 아마 BTS 소속사 관계자와 친분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음식이 입맛에 맞아 이 프로젝트 참여 제안을 한 게 아닌가 추측해 본다."

-영화와 관련한 에피소드가 있다면.

"굴을 좋아하지 않는 한 멤버가 김치 그라니타(얼음알갱이)가 올라간 생굴 요리를 먹어보더니 '이제는 굴을 잘 먹을 수 있겠다'고 말한 게 기억난다. 촬영이 끝나고 또 다른 멤버가 다음 일정을 함께할 수 있는 지 물어보기도 했다. 당시에는 레스토랑 수셰프를 맡고 있어서 아쉬워하며 정중히 거절했다. (웃으며) 만약 승낙했다면 지금 아마 다른 삶을 살고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왜 부산에 레스토랑 열었나.

"어린 시절 부산에서 자랐기에 고향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수도권이 아닌 부산에서도 세계에서 통할 수 있는 레스토랑을 만들고 싶었다. 레썽스를 기반으로 전 세계로 뻗어갈 수 있는 프렌치와 한식을 접목시킨 부산식 다이닝 레스토랑을 만들어 나가고자 하는 꿈을 가지고 이 곳에 자리를 잡았다."

-롤모델이 있다면.

"덴마크에서 요리를 시작한 르네 레드제피(45) 셰프다. 그는 '노마'라는 레스토랑을 열어 한정된 식재료를 가진 덴마크에서 로컬 식재료와 다양한 발효기술로 다양한 맛을 구현했다. 미슐랭 스타와 월드 베스트 50 레스토랑에도 선정돼 고급 요리 식문화 시장에 패러다임을 선사하기도 했다. 그의 행보를 보며 나 또한 부산에서 세계인이 찾아오는 지역 고유의 색깔이 묻어나는 레스토랑을 만들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

-최종 꿈은.

"내가 가진 요리 재능을 살려 부산시와 함께 부산을 전세계인들이 찾아오는 글로벌한 명품 브랜드로 만들고 싶다. 후진양성에도 관심이 많다. 젊은 요리 꿈나무들이 해외나 수도권으로 가지 않아도 배울 수 있고 머물고픈 도시로 만드는 데 이바지하고 싶다."

셰프 전지성은 2011년 한국국제요리경연대회 일반부 라이브 코스 요리 금상 수상 이후 해외로 진출해 호주 멜버른 아티카·서카·뷰드몽·벤틀리, 덴마크 코펜하겐 아마스·투올 비어 & 스폰탄 레스토랑), 프랑스 파리 아테·순 그릴, 전남 영암 4계절 자연 발효 연구소에서 스타지와 셰프로 일했다.

'레썽스' 오너셰프 겸 수제맥주 제조사 '고릴라 브루잉 컴퍼니'의 F&B 디렉터로 활약 중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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