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가족·디자인 종사자 등 여러 시민 관람
기술 변천사와 버섯균사체 등 친환경 소재
한옥에서 느끼는 미디어아트…체험 전시도
[광주=뉴시스]김혜인 기자 = "디자인이 삶과 밀접하게 연결됐다는 것을 느꼈어요."
지난 14일 오후 광주광역시 북구 용봉동 제10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전시관엔 학생과 디자인 계열 종사자 등 여러 시민들로 북적였다.
디자인비엔날레 본전시는 4개(테크놀로지·라이프스타일·컬쳐·비즈니스)주제로 구성됐다. 디자인과 기술, 라이프스타일, K-문화가 전세계와 이어져 비즈니스로 귀결된다는 흐름을 담았다.
'테크놀로지' 1관에 들어서자 주방의 변신을 담은 거대한 입체 공간이 펼쳐졌다.
한 켠엔 투박한 쇠그릇과 나무 밥상이, 또 다른 한 켠엔 커피머신과 채소를 기르는 기계가 놓여있었다.
디자인비엔날레 예술감독 추천작 중 하나인 '메리 고 라운드(Merry-Go-Round)' 전시다. 집·사무실·공장의 과거와 현재를 담았다. 기술과 융합된 세련된 생활 디자인을 만나볼 수 있었다.
미니멀리즘 디자인과 기술의 만남, '애플' 브랜드도 눈에 띄었다.
애플 창업자 스티브잡스 밀랍인형 주위에는 1970~2010년대까지 출시된 컴퓨터 모니터와 하드웨어가 전시됐다. 관람객들은 부품 속 정교한 디자인 요소들을 관찰하며 기술의 변화를 느꼈다.
'시대를 초월한 아이콘:유럽 미니멀리즘 디자인의 역사'에선 이탈리아와 덴마크 디자이너들의 단순하면서도 실용성을 강조한 생활용품 디자인이 엿보였다.
수 십 년 전 출시된 레트로풍 전화기, 모노톤을 입힌 LP는 관람객의 호응을 이끌었다. 한 관람객은 오래된 LP를 가르키며 "소장하고 싶을 정도"라고 했다.
2관은 삶의 방식에 의미를 더하는 디자인을 '맞춤·집·친환경·일상' 4가지 공간으로 나눠 관람 동선을 구성했다.
이 중에서도 다양한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 디자인이 이목을 끌었다.
특히 '최후에'는 버섯균사체 소재를 활용한 관과 화분을 표현,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전시대엔 해양 쓰레기와 재생 종이로 만든 아기자기한 향수 케이스와 컵 홀더, 목재 섬유로 만든 주방 용품 등이 놓여있었다. 굴 껍데기를 활용한 친환경 보석도 조명을 받아 반짝였다.
전시는 플라스틱 소비에 대한 고민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관람객들은 "인간이 소비하는 플라스틱이 지구를 위협하고 있다", "친환경 디자인이 투박할 것 같았는데 예쁘고 튼튼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문화를 주제로한 3관 '이원의 시공간'에선 대나무숲 속 한옥을 연상케하는 공간이 펼쳐졌다.
이곳에선 미니멀한 한옥과 자연 풍경이 담긴 미디어아트를 감상할 수 있었다. 관람객들은 별도로 마련된 체험방에서 고요한 음악 소리와 함께 명상의 시간을 가졌다.
곳곳에 재치가 돋보이는 휴식처와 다양한 체험 공간도 마련됐다.
스티커를 붙여 멸종위기동물의 형상을 완성하는 체험관과 화면을 통해 선글라스를 가상 착용해보는 '퍼스널 아이웨어' 관에도 발길이 이어졌다.
관람객들이 편하게 누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도넛 모양의 빈백도 마련됐다.
김용남(60)씨는 "디자인이 인간의 삶 속에 녹아들어 발전해온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계기였다"고 17일 소감을 밝혔다.
산업 디자이너 김다연(31)씨는 "산업과 디자인은 뗄 수가 없다"며 "과거 미니멀한 디자인을 보면서 영감을 받았다"고 전했다.
제10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오는 11월 7일까지 62일간 광주비엔날레 전시관과 지역 곳곳에서 '디자인을 만나다'를 주제로 열린다. 디자인비엔날레가 열린 지난 7일부터 14일까지 본전시에만 관람객 2만4000여 명이 다녀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