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 가야하는데"…철도 파업 첫날 서울역 승객들 발 동동

기사등록 2023/09/14 10:48:05

최종수정 2023/09/14 10:56:34

철도노조, 14일부터 나흘간 1차 총파업

서울역서 만난 시민들 "1시간째 기다려"

"80대 노인더러 3~4시간 서서 가라니"

안내데스크서 승객들 줄 서서 실랑이도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철도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14일 오전 서울역 내 전광판에 파업에 따른 일부 열차 운행중지 안내가 나오고 있다. 철도노조는 이날 오전 9시부터 18일 오전 9시까지 나흘간 1차 총파업을 시작한다. 2023.09.14.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철도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14일 오전 서울역 내 전광판에 파업에 따른 일부 열차 운행중지 안내가 나오고 있다. 철도노조는 이날 오전 9시부터 18일 오전 9시까지 나흘간 1차 총파업을 시작한다. 2023.09.1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위용성 임철휘 기자 = 전국철도노동조합이 14일 오전 9시부터 나흘간 1차 총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이날 오전 서울역에서 열차를 타려던 승객들은 혼란 속에 발을 동동 굴렀다.

안내데스크 앞에는 지방 일정이 있어 급히 대체 열차표를 알아보는 승객들의 줄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고, 직원에게 불편을 항의하는 과정에서 실랑이가 오가기도 했다.

서울역에서 뉴시스 취재진과 만난 회사원 도모(57)씨는 "마산으로 가는 9시3분차를 예매했는데 취소됐고, 안내데스크에서 10시10분차를 알아봐주겠다고 하더니 그마저도 입석까지 매진"이라며 "출장인데 회의 참석을 못하게 생겼다"고 한숨을 쉬었다.

강원 강릉시에서 온 대학생 이한나(27)씨는 "오늘 경주에서 열리는 세계국가유산산업전에 가려고 일주일 전에 표를 끊어놨다. 강릉에서 경주로 가는 직통이 없어서 서울까지 와서 환승을 하는데, 파업을 한다고 해서 1시간 넘게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파업 때문에 차를 못 탈까봐 오전 수업 다 빼고 새벽부터 출발했는데 아직도 기다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철도노조 파업 소식을 당일 뒤늦게 알았다가 낭패를 본 이들도 있었다. 친구 3명과 전남 여수시 관광에 나서려던 이순자(82)씨는 "(표가 취소됐다는) 말도 없고 연락도 없었다. 전광판에 (열차가) 안 뜨길래 이상해서 물어봤더니 안 온다고 하더라"며 "용산역에선 탈 수 있다고 하는데 입석밖에 없다고 하더라. 80대 노인이 어떻게 서서 3~4시간씩 가느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말이 통하지 않아 낭패를 겪는 외국인 승객들도 눈에 띄었다. 파업을 공지하는 안내방송을 알아듣지 못한 일본인 관광객 5명이 한참을 서서 주변을 두리번거리기도 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과 철도노조에 따르면, 필수유지인력 9300명과 대체인력 6000여명이 철도현장에서 근무하고 나머지는 총파업에 돌입한 상태다. 철도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한 것은 지난 2019년 11월 총파업 이후 3년10개월 만이다.
   
철도노조는 KTX와 SRT의 고속철도 통합과 성실교섭 및 합의 이행, 직무급제 도입 철회, 4조2교대 시행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사는 전날 막판 3시간 가량 임금교섭을 벌였지만 끝내 접점을 찾지 못했다.

국토교통부는 철도 이용객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날부터 '비상수송대책본부'를 운영해 광역전철은 평시 대비 75%, KTX는 68%(SRT 포함 시 76%) 수준으로 운행할 방침이다. 특히 광역전철은 출근시간대(오전 7~9시) 90%, 퇴근시간대(오후 6~8시) 80%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당장 이날 오후 퇴근길에도 시민 불편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직장인들은 '퇴근을 서둘러야겠다'는 반응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지방자치단체와 버스업계 등의 협조를 통해 대체교통수단을 최대한 확보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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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 가야하는데"…철도 파업 첫날 서울역 승객들 발 동동

기사등록 2023/09/14 10:48:05 최초수정 2023/09/14 10:5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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