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 전셋값 1년3개월 만에 상승 전환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 불가피…"전세시장 약세"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수도권 전셋값이 오르고 있다. 지난달 서울과 경기, 인천 아파트 전셋값이 상승 전환하며 수도권 전체 전셋값이 반등했다.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이 1년 3개월 만에 처음으로 상승 전환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8월 수도권 전세가격은 0.02% 올라 2022년 5월(0.03%) 이후 처음으로 반등했다. 지난 7월 보합(0.00%)을 기록했던 서울은 전월과 비교해 0.07% 올랐고, 경기도는 하락세를 벗어나 0.01%를 기록했다. 인천은 2021년 12월(0.19%) 이후 20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서울 중구와 강남구, 광진구, 서대문구, 송파구 등에서 전월 대비 전셋값이 올랐고, 강남구 개포동과 일원동 및 송파구 가락동, 잠실동 등은 리모델링 추진 및 정비사업 유망 단지 위주로 가격이 반등했다.
경기도는 의왕시와 용인시, 안산시 등이 7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고, 인천은 서구 청라와 연수구 송도국제도시를 중심으로 상승했다.
올해 1~7월까지 수도권 전세 거래 누계 건수는 9만441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거래량(8만8148건) 보다 6265건 늘었다. 다만, 7월 한 달간 전세 거래량은 전년 동기(3만4394건) 대비 8.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급매물 소진 이후 선호단지를 중심으로 전세매물 공급량이 줄면서 거래 움직임이 정체된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R1114 관계자는 "서울은 가격 회복 체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다가오는 가을 이사 수요까지 더해져 오름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경기와 인천도 서울 전셋값에 따라 움직일 가능성이 크지만, 여전히 가격 혼조세가 있고 올해 4분기에 연내 가장 많은 입주 물량이 예정돼 있어 지역별 가격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의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상승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6억568만 원으로 집계됐다. 6월 6억443만원에서 7월 6억494만원으로 오른 뒤 2개월 연속 상승세를 유지했다.
실제 주요 아파트 전셋값이 오름세다.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전용면적 59㎡)의 올해 초 평균 전셋값이 6억5000만원 수준이었으나, 최근에는 8억5000만원에서 9억원 선으로 올라섰다. 또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전용면적 84㎡) 역시 지난해 말 6억9000만원 선에서 최근에 9억에서 10억원 선까지 상승했다.
부동산 시장에선 전세 사기 여파 등으로 빌라 대신 아파트를 찾는 임대 수요가 늘어나면서 전셋값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집주인 대상 전세보증금 반환 용도 대출 규제 완화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앞서 정부는 지난 7월27일부터 1년간 전세 보증금 반환 용도에 한해 대출 규제 완화를 발표했다. 전세금 반환이 어려워진 집주인에 대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규제 대신 총부채상환비율(DTI) 60%를 적용하기로 했다. 전세금 반환이 어려워진 집주인의 대출 한도가 늘어난 것이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전세시장의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집주인의 보증금 반환 대출 규제를 완화하고, 전세 사기 여파 등으로 아파트 전셋값이 일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2년 전 고점 대비 격차는 여전히 크다"며 "올해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하고, 금리 인상으로 전세시장의 약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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