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1만여명, 국내 1호 인력파견업체 '더케이텍'
고용부, 5월 말 특별근로감독 착수…위법 다수 발견
체중감량 강요하고 사적지시 거부하면 월급 깎기도
임금체불·근로한도초과도…과태료 2200만원 부과
[서울=뉴시스] 고홍주 기자 = 직원들에게 일명 '엎드려 뻗쳐'를 시키고 폭행하는 등 각종 기행을 벌인 더케이텍 창업주가 형사입건됐다. 사업장 내 다수의 법 위반 사실도 확인돼 2200만원의 과태료도 부과됐다.
고용노동부는 10일 인력파견업체 더케이텍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한 결과 다수 직원에 대한 폭행과 괴롭힘 등 총 17건의 노동관계법 위반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더케이텍은 직원이 1만여명인 중견기업으로, 국내 1호 인력파견업체다. 대표이사가 아닌 창업주이자 고문인 이모씨가 인사나 채용 등 경영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해오면서 상습적으로 폭언·폭행을 하는 등 직장 내 괴롭힘이 만연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직원 전원에게 '1인 2자격증' 취득을 지시한 뒤, 이를 달성하지 못한 근로자 16명을 3회에 걸쳐 엎드려 뻗쳐 상태에서 몽둥이로 둔부를 폭행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당시 이씨는 '지 자식xx 하나 건사 못할 놈' 등과 같은 폭언도 퍼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96년생 이하 여성에게 가산점을 주라고 지시하는 등 채용 과정에서 연령 차별을 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더케이텍은 이씨 지시에 따라 채용공고에 '20대 초반 여성', '40~65세 우대조건 제시' 등을 적었다.
지난 3월 한 차례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접수됐지만 당시 이씨가 받은 처분은 과태료 500만원에 그쳤다. 이후 5월 말 한 언론이 이씨의 기행을 대대적으로 보도하자 고용부는 서울고용노동청을 중심으로 특별근로감독팀을 구성해 감독에 착수했다.
감독 과정에서 일부 직원에게 체중감량을 강요하고 주기적으로 체중을 점검한 사실도 새롭게 발견됐다. 체중감량 우수 직원은 창업주 이씨와 식사할 기회를 가질 수 있었고, 감량이 미흡한 직원은 경고조치 했다.
운전수행이나 화분관리를 시키는 행위 등 업무와 무관한 이씨 지시를 불이행한 직원들에게 시말서 작성을 강요하고 급여를 삭감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런 식으로 총 38명이 674만원의 급여를 강제로 삭감 당해야 했다.
또 3월 고용부의 과태료 부과 이후에도 창업주를 위한 사내 예술제 참여와 연습 강요가 지속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도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등 8000만원의 임금체불, 1770회에 걸친 연장근로 한도 초과 등 다수 노동관계법 위반 사항이 확인됐다.
고용부는 총 9건의 형사입건과 2200만원의 과태료 부과 등 행정적·사법적 조치를 완료했다.
아울러 이 같은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더케이텍 내부의 조직문화·인사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개선계획서를 제출받고, 이행 상황을 지속적으로 확인할 방침이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사용자가 직장에서 근로자의 기본적인 인권을 침해한 매우 심각한 불법행위가 드러났다"며 "두 번 다시 산업현장에서 이러한 불법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수단을 동원해 엄단하겠다"고 강력한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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