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평균 분양가 전년 대비 12% 껑충…원자잿값·인건비 급등
철근 누락 사태 이후, 건설업계 "안전 비용·인력 증가 불가피"
분양가 상승으로 선별 청약…소득 낮은 젊은층 공공분양 집중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최근 아파트 분양가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건설 원자잿값 인상과 고금리 여파 등이 겹치면서 전국 민간아파트 분양가가 5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해 12% 상승했다.
지난달 기준 전국 민간아파트 분양가가 3.3㎡당 1625만9000을 기록했다. 원자잿값과 인건비 상승 등으로 공사비가 오르고,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분양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지난 1년간 전국에서 신규로 분양된 민간 아파트의 면적(㎡)당 평균 분양가는 492만7000원으로 나타났다. 기준 시점인 2014년을 100으로 놓고 산출한 값인 7월 전국 분양가격지수는 189.7로, 전년 동월(440만4000원) 대비 11.86% 상승했다.
평수별로 전용면적 ‘60㎡ 초과 85㎡ 이하’ 아파트는 면적(㎡)당 전국 평균 분양가격이 486만8000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 대비 1만4000원, 전년 동월 대비 44만3000원 증가한 것이다.
특히 서울은 상승폭이 확대됐다. 7월 말 기준 면적(㎡)당 932만5000원이었는데 이는 전년에 비해 138만1000원 올랐다. 분양가가 전년 동월 대비 하락한 곳은 대구(-19만9000원), 울산(-15만6000원), 충남(-68만1000원), 경남(-21만2000원) 4곳이었다.
실제 최근 분양에 나선 단지들이 분양가가 치솟았다. 서울 동작구 상도동 일대에서 짓고 잇는 상도푸르지오 클라베뉴의 분양가는 3.3㎡당 분양가가 3960만원이다. 국민평형 전용면적 84㎡ 분양가는 12억5300만∼13억8900만원 선이다. 인근 단지에 시세와 비교하면 분양가가 높은 수준이다. 지난 2016년 입주한 상도두산위브트레지움(전용면적 84㎡)은 지난 7월 12억8000만 원에 거래됐다.
실제 분양가가 예상 분양가를 넘은 단지도 있다. 지난달 분양한 ‘래미안 라그란데’의 올해 초 예상 분양가는 3.3㎡당 3000만~3100만원 선이었는데, 실제 3.3㎡당 3285만원에 공급됐다. 또 지난 5월 분양한 경기 광명시 ‘광명자이더샵 포레나’는 3.3㎡당 2772만원으로 고분양가 논란이 있었지만, 3개월 뒤 분양한 광명센트럴 아이파크는 3320만 원에 분양했다.
원자잿값과 인건비 인상에 따라 치솟은 분양가가 철근 누락 사태 영향으로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부가 안전 강화 주문하면서 안전 강화를 위한 추가 비용과 공사기간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건설업계는 당분간 공사비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 원자잿값 너무 많이 올랐고, 고금리 여파에 인건비 상승 등이 겹치면서 공사비가 전반적으로 많이 올랐다"며 “철근 누락 사태를 기점으로 안전 문제 예방을 위한 추가 비용과 인력 투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집계한 6월 기준 건설공사비지수는 2020년 119에서 2021년 131, 지난해 146, 올해 151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건설공사비지수는 공사에 들어가는 건설자재와 노무비, 장비비 등 직접 공사비를 가공한 지표다.
실제 시멘트 공급업체인 쌍용C&E와 성신양회는 7월분부터 t당 시멘트 가격을 11만9600원으로 14.1% 인상했다. 지난 1년 전(7만5000원) 대비 59.4% 상승했다.
또 정부의 대대적인 규제 완화도 분양가 상승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지난 1월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를 뺀 전국을 투기과열지구·분양가상한제지역 등 규제지역을 대거 해제했다. 여기에 분양권 전매 제한 완화 조치와 중도금대출 한도도 기존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완화했다.
전문가들은 분양가 상승으로 청약시장의 옥석가리기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분양가 상승하면서 단지 규와 입지조건 등을 꼼꼼히 따지는 선별 청약 수요가 뚜렷해질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소득이나 자산 수준이 낮은 젊은 세대는 공공분양이나 사전청약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