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의료계 리베이트 고강도 사정
"복제약 겨냥…신약은 수혜 기대"
"진출시 신약·개량신약 모색해야"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중국이 의약계에 대한 고강도의 불법 리베이트 조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중국에 진출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지난 7월21일 교육부, 공안부 등 10개 관계 부처와 화상회의를 열어 향후 1년간 집중적으로 의약 영역 부패 척결에 나서기로 했다. 위건위 등 6개 부처는 같은 달 24일 의료업계 부패 척결을 올해 하반기 의료개혁의 핵심 과제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중국 대형 제약사들의 주가가 급락했고, 부패의 온상으로 지목된 학술회의도 줄줄이 연기된 바 있다. 의료기기 가격보다 더 큰 액수의 리베이트를 받아 챙긴 병원장이 적발되기도 했다.
국내 제약업계와 전문가는 중국의 리베이트 조사가 제네릭(복제약)의 과도한 공급·경쟁을 억제하고 제네릭 약값 인하를 위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의약품에 낀 높은 마진이 리베이트를 부른다는 시각이다.
2021년 기준 중국 복제약 시장 규모는 전체 의약시장의 60.4%를 차지한다. 중국의 대다수 제약사는 복제약 위주이며 의약 시장도 복제약이 주류다. 2020년 기준 중국 5000여개 제약사의 처방 중 복제약은 처방량의 95%를 차지했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이번 제제는 무분별한 제네릭 공급을 겨냥한 것으로 봐야한다"며 "중국은 제네릭 기업이 많고 과열돼, 리베이트를 통해 차별화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미국, 일본, 한국이 그랬듯 중국도 산업의 투명성을 높이고 성숙화하기 위한 과정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기조로 인해 '신약'으로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의 경우 오히려 수혜를 받을 거란 전망도 나온다. 중국 진출 신약으론 HK이노엔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 GC녹십자의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 등이 있다. 케이캡은 중국 파트너사 뤄신이 지난해 중국에서 출시해 판매 중이다. 헌터라제는 2021년 허가 획득 후 아직 출시되지 않았다. GC녹십자는 신약은 아니지만 '그린진에프' 등 혈우병 치료제를 중국 희귀질환 분야에서 공급 중이다.
중국 진출을 준비 중인 신약으론, 대웅제약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 품목허가 신청을 마쳤다. 일양약품은 백형병 치료제 '슈펙트'의 중국 임상을 완료하고 허가 신청 준비 중이다. 제넥신은 내년 지속형 성장호르몬 치료제 'GX-H9'의 허가를 중국에 신청할 계획이다.
이외에 HLB의 항암제 '리보세라닙'은 중국에서는 중국 판권을 가진 항서제약이 위암 및 간암 치료제로 판매 중이다.
HK이노엔 관계자는 "제네릭 과당 경쟁을 억제하기 위한 이번 조사로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며 "케이캡은 중국에서 파트너사 뤄신이 혁신신약으로 허가받은 후 신약 마케팅을 하고 있어 시장 확대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정윤택 원장은 "우리 기업이 중국 진출을 모색할 때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한 차별화된 제품들 즉 신약, 개량신약 혹은 기술 난이도가 높은 제네릭을 바탕으로 진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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