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 대비 LNG 수입량 1500만→2200만㎥
EU가 러시아 전쟁 자금 조달한다는 비판도
스페인·벨기에, 러시아산 LNG 2, 3위 큰 손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우크라이나 침공 뒤 탈(脫)러시아 행보를 보여온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40%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고 30일(현지시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EU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제재에 놓인 러시아에 사실상 주 수입원이 된 셈이다.
반부패 단체인 글로벌위트니스는 EU 국가가 지난 1~7월 러시아산 LNG를 2200만 ㎥ 사들인 것에 비해 2021년 같은 기간에는 1500만 ㎥를 사들였다고 발표했다. 약 47%가 증가한 수치다.
글로벌위트니스 관계자는 "러시아산 가스를 사는 것은 러시아산 석유를 사는 것과 같은 영향을 미친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에 자금을 대고 있다. (지급되는) 유로화 한푼 한푼이 더 많은 유혈사태를 의미한다"고 꼬집었다.
또 "유럽 국가는 전쟁을 비난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주머니에 돈을 넣고 있다"라며 "해당 국가는 전쟁과 기후 위기를 부추기는 러시아산 LNG 거래를 금지해 말과 행동을 일치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양·유조선 운송을 추적하는 크플러(Kpler)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EU 회원국은 지난 1~7월까지 시중에 유통된 러시아산 LNG 절반 이상을 구매했다.
유럽행 LNG 공급의 주요 관문 역할을 하는 스페인과 벨기에는 러시아 LNG의 두 번째, 세 번째로 큰 고객으로 부상했다.
다만 스페인과 벨기에가 가진 높은 지분은 해당 두 국가만의 수입량이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두 국가가 유럽 대륙의 나머지 지역으로 통하는 주요 관문이기 때문에 다른 국가로 향하는 LNG 상당수가 해당 국가로 집계된 것뿐이라는 설명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되면서 EU 국가는 러시아 에너지 수입을 줄였고, 서방 국가는 러시아 석유·석탄 수출에 제재도 가했다.
유럽은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인 가스프롬이 운영하는 노르트스트림1을 통한 가스 수입을 감축·중단했다. 유럽의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량은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유럽연합 통계청의 데이터에 따르면 유럽 천연가스 수입에서 러시아의 비중은 지난해 1분기 31%에서 연말까지 약 19% 급감했다.
지난해 12월 EU는 러시아 해상 원유 수입을 금지했고, 원유를 배럴 당 60달러 이상에 구매하면 화주·보험 중개인 등이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게 하는 가격 상한제를 도입했다.
하지만 에너지 부족분을 채우기 위해 러시아를 포함한 세계 각지에서 LNG를 수입했다. 이는 EU 제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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