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시장을 잡아라" …AI업계 B2B 시장 '정조준'

기사등록 2023/08/31 06:30:00

오픈AI·MS·구글·AWS, 기업용 AI 시장 공세…본격적인 수익화 시도

'안방 사수하라' 네이버, SKT, 삼성SDS 등 토종 업계 맞불


[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인공지능(AI) 공룡 기업들이 기업 시장을 정조준한다.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데이터센터 등 막대한 규모의 투자가 동반돼야 하는 현실에서 본격적인 수익 창출을 노린 시도로 풀이된다.

31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MS)는 각각 기업용 생성형 AI 유료 서비스 '챗GPT 엔터프라이즈'와 '빙 챗 엔터프라이즈'를 출시했다. 구글은 클라우드 기반의 유료 서비스인 워크스페이스용 '듀엣(Duet) AI' 출시 계획을 밝혔다. 글로벌 IT 공룡들의 기업용 AI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네이버, LG AI연구원, 삼성SDS, SK텔레콤, KT, 엔씨소프트 등 굴지의 대기업들이 기업용 AI 시장을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지난해 11월 등장한 챗GPT가 개인용 대화형 AI 챗봇 서비스로 주목을 받았다면, 기업용 AI 서비스 모델 개발로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오픈AI가 챗GPT를 운영하는데 하루 최대 70만달러(약 9억원)의 비용을 감당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로, 거대언어모델(LLM) 기반의 생성형 AI 서비스를 개발하고 운영하려면 막대한 비용이 든다. 특히 LLM 구축, 학습, 배포 과정은 몇 주에서 몇 달이 소요되고 수백억 원의 비용이 들기 때문에 많은 기업이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구글, MS는 물론 네이버, 삼성SDS, KT 등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업체들은 자사 클라우드에 LLM 제품군 및 생성형 AI 서비스를 올려 판매하는 방식으로 수익화를 노리고 있다. 다양한 산업군의 기업들은 사전 구축된 LLM을 활용해 자사 비즈니스에 맞춘 생성형 AI 서비스를 비교적 쉽게 도입할 수 있다. 

오픈AI·MS·구글·AWS의 AI 공세 시작됐다

오픈AI는 기업용 챗GPT인 '챗GPT 엔터프라이즈'를 출시하기 위해 약 1년 동안 다양한 규모와 산업의 20개 회사와 협업한 것으로 전해졌다. '챗GPT 엔터프라이즈'는 최신 LLM인 GPT-4를 기반으로 하며, 이전 버전보다 처리 속도가 최대 2배 빠르다. 기업 데이터 분석은 무제한으로 제공된다. 중소기업을 위한 '챗GPT 비즈니스'도 출시할 예정이다.
 
오픈AI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불과 9개월 전 챗GPT가 출시된 이후로 포춘 500대 기업 중 80% 이상이 챗GPT 채택한 것을 봤다. 간단하고 안전한 방식으로 사용하고 싶다는 기업들의 요청을 받았다"며 챗GPT 엔터프라이즈를 선보인 배경을 설명했다. 블록, 캔바, 에스티로더, PwC 등이 초기 고객사다.

오픈AI의 최대 투자자 겸 협력사인 MS도 기업용 챗봇인 '빙챗 엔터프라이즈'를 지난달 출시했다. 빙챗 엔터프라이즈는 검색엔진 빙에서 제공되며, 기업의 상업용 데이터 보호를 보장하면서 업무용 AI 기반 채팅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이에 앞서 지난 1월 MS는 애저 클라우드 및 컴퓨팅 인프라에서 기대할 수 있는 보안, 컴플라이언스, 데이터 개인정보보호는 물론 GPT-4, 챗GPT, 달리 등 LLM에 대한 접근권을 제공하는 '애저 오픈AI 서비스'를 출시한 바 있다.

아마존웹서비스(AWS)는 'AWS 마켓플레이스'에서 많은 기업이 생성형 AI 기술을 도입할 수 있도록 LLM 제품군을 출시했다. 또한 '아마존 세이지메이커 점프스타트'를 통해 고객이 머신러닝(ML)을 시작할 수 있도록 사전 학습된 오픈소스 모델을 제공한다.

구글 역시 기업용 AI 서비스를 출시한다. 구글 미트, 구글 챗, 구글 닥스, 구글 시트, 지메일 등으로 구성된 클라우드 협업 소프트웨어 도구인 워크스페이스에서 활용 가능한 '듀엣(Duet) AI'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용료는 기업 고객의 직원 한 명당 30달러로 책정했다. 구글은 클라우드를 통해서도 AI 기업 고객을 확장하고 있다.

한국 IT, 모국어 특화 서비스로 맞불 준비

네이버, SK텔레콤, LG AI연구원, 엔씨소프트 등 국내 LLM 개발 기업들도 기업 시장을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이들은 한국 문화에 특화한 생성형 AI 서비스로 국내 기업들의 수요를 맞출 계획이다. 국내에서 생성형 AI 서비스의 수요가 나타나고 있는 분야는 정부 부처, 공기업, 금융기업 등이다. 아직 초기 단계이기는 하나 국내 대형 제조사 등을 중심으로 제조업 AI 수요도 생기고 있다.

이에 발 맞춰 SK텔레콤은 우선 행정안전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정부에서 추진 중인 LLM 기반 시범 사업과 본 사업 참여를 준비하고 있다. 또 금융권을 중심으로 한 LLM 기반 서비스 구축 프로젝트도 개별 고객사와 함께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SK텔레콤은 기업·공공기관 등의 요구에 맞춰 ▲대화 및 고객센터 등 통신사 기반 서비스를 중심으로 자체 개발해온 에이닷 LLM ▲윤리적 답변 및 대용량 텍스트 입력에 강점이 있는 엔트로픽의 LLM ▲한국어 데이터가 풍부한 코난 LLM 등을 조합해 고객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기술 및 사업적 준비를 진행 중이다.

KT는 파라미터 2000억 개 이상인 LLM '믿음'을 개발하고 있다. 이르면 10월께 '믿음'을 기반으로 한 상용화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KT는 지난 6월 AI 사업 관련 설명회에서 AI 기술을 물류와 AI컨택센터는 물론 교육, 헬스케어, 로봇에 적용하는 청사진을 공개했다. 이를 위해 자사 클라우드에 리벨리온의 AI 반도체인 NPU(신경망 처리장치) 등 AI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네이버는 LLM '하이퍼클로바X' 기반의 대화형 AI 챗봇 '클로바 X'를 내외부 서비스와 연동해 챗GPT와 같이 누구나 쉽게 생성형 AI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강력한 보안과 기업 자체적 생성형 AI 구축을 원하는 기업 고객을 위한 완전 관리형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서비스인 '뉴로클라우드 포 하이퍼클로바X'도 공개했다.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AI 기술 총괄은 "실질적으로 기업의 비용을 절감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면 B2B 부문에서 많이 구매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LG그룹 AI 연구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LG AI연구원은 차세대 LLM '엑사원 2.0'을 접목한 다양한 서비스를 올 하반기에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SDS는 다음달 12일 '리얼 서밋 2023'에서 기업용 올인원 생성형 AI 서비스를 소개할 예정이다. 해외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LLM 제품군을 자사 클라우드에 올려 국내 기업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 사업 경험으로 축적된 업종 전문 지식과 삼성클라우드플랫폼을 기반으로 높은 보안성을 보장할 방침이다.

국내 게임사 최초로 자체 LLM '바르코'를 출시한 엔씨소프트는 국내 기업들이 모국어를 활용해 특화된 애플리케이션을 쉽게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목표다. 엔씨는 AWS 마켓플레이스에 바르코LLM을 출시했다. 게임 개발자는 게임 제작, 비주얼 콘텐츠 제작, 텍스트 프롬프트를 통한 스크립트 작성 등에 바르코 LLM을 사용할 수 있다. 내년에는 텍스트-이미지 생성 툴인 '바르코 아트', 텍스트 생성 및 관리 툴인 '바르코 텍스트', 디지털 휴먼을 생성·편집·관리할 수 있는 통합 툴인 '바르코 휴먼' 등을 출시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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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시장을 잡아라" …AI업계 B2B 시장 '정조준'

기사등록 2023/08/31 06:3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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