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2024년 국세수입 예산안 367.4조 편성
실적 부진에 법인세 대폭 줄고 자산세수 부족
올해 역대급 세수 결손…재추계 결과 내달 공개
[세종=뉴시스] 오종택 기자 = 정부가 내년 국세수입 규모를 올해보다 33조원 넘게 줄어든 367조원으로 전망했다. 올해 역대급 세수 부족으로 재추계가 진행 중인 가운데 2년 연속 '세수 불황'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기업 실적 악화에 감세 조치로 법인세가 27조원 넘게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금리 상승과 부동산 경기 침체로 양도소득세와 종합소득세 등 자산 세수의 부진도 계속된다.
기획재정부가 29일 발표한 '2024년 국세수입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 국세수입은 올해 본예산(400조5000억원) 대비 33조1000억원(8.3%) 줄어든 367조4000억원으로 예상된다.
국세수입 회계별로는 일반회계를 356조2000억원으로 올해 실적(390조3000억원) 대비 34조1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특별회계는 11조2000억원으로 올해 실적(10조2000억원)보다 1조원 증가하는 것으로 편성했다.
내년 국세수입 33조원 줄어…경기 둔화에 감세 조치까지
주요 세목별로 보면 법인세수가 77조7000억원으로 올해(105조원)보다 27조3000억원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기업 실적이 개선될 여지가 충분치 않고, 지난해 개정한 법인세율 인하 조치가 본격적으로 적용되는 해라 법인세수가 크게 줄 것으로 예상된다.
상속증여세(14조7000억원)도 2조5000억원 줄고, 부가가치세(81조4000억원)도 소비 증가로 올해 실적 전망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올해 본예산 기준으로는 1조8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봤다.
부동산 거래가 줄고 자산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양도소득세(22조4000억원)는 7조3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택 가격 하락에 따른 종합부동산세(4조1000억원) 역시 1조6000억원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임금 상승과 취업자 증가 등으로 근로소득세(62조1000억원)는 1조5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류세 인하 중단과 공공요금 인상 등의 영향으로 교통·에너지·환경세(15조3000억원)는 비교적 큰 폭인 4조2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역대급 세수 펑크에 재추계…내년 국세수입 예산에 영향
2021년과 2022년 본예산 대비 각각 61조3000억원, 52조6000억원의 초과 세수가 발생한 것과 반대로 올해는 예산 대비 40조원대의 세수 부족 사태가 예고됐다.
올해 상반기(1~6월) 세수는 178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조7000억원 덜 걷혔다. 세수 진도율도 44.6%에 그치고 있어 하반기에 작년과 같은 규모의 세수가 걷히더라도 세수 부족분이 40조원을 훌쩍 넘어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기재부는 세수 부족을 의식해 일찌감치 세수 재추계에 들어갔고, 9월 중 2023년 국세수입 전망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 같은 세수 재추계 상황을 감안해 내년 국세수입 예산도 33조원 넘게 축소해 편성한 것으로 보인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내년도 세수 전망도 해야 되기 때문에 현재까지 파악된 세수 상황과 가용 가능한 통계와 실적 등을 기초로 편성했다"며 "금년도 세수 상황이 좋지 않고 현재 40조원 수준의 세수감이 시간이 지나면 조금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