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마른 수건 짜듯 구조조정…지출증가율 0%도 검토"[일문일답]

기사등록 2023/08/29 11:00:00

최종수정 2023/08/29 13:38:04

정부세종청사서 2024년 예산안 상세브리핑

"사회복지 8.7%↑…보조금 4조·R&D 7조 삭감"

[세종=뉴시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4년도 예산안 및 2023-2027년 국가운용계획'과 관련 사전 상세브리핑에서 기자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 기획재정부 제공) 2023.08.24.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4년도 예산안 및 2023-2027년 국가운용계획'과 관련 사전 상세브리핑에서 기자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 기획재정부 제공) 2023.08.24.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임하은 기자 = 정부가 내년 예산 지출 증가율을 역대 최저 수준으로 설정한 가운데,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출증가율 0% 동결도 검토했다"며 "마련 수건을 짜듯 지출 구조조정을 해 23조원의 재원을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정부는 역대급 세수 결손의 상황에서도 모든 사업을 원점 재검토해 건전재정 기조를 지키고자 했다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지난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4년도 예산안 상세브리핑'을 발표한 뒤 이어진 기자단 질의응답에서 이같이 밝혔다.

추 부총리는 "국민 안전과 민생 등을 감안해 모든 사업을 원점 재검토해 23조원을 만들어냈다. 마른 수건 짜듯 한 지출 증가율이 2.8%인데, 사회복지 예산은 전체적으로 8.7% 늘어 3배가 넘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년 대비 삭감한 예산과 관련해 "보조금에서 4조원이 삭감됐고, 연구개발(R&D)에서 7조원이 줄었다"고 답했다.

다음은 추경호 부총리와의 일문일답.

-예산편성 때 가장 큰 고민이 무엇이었나.

"가장 첫 번째 고민은 재정 상황이다. 국가부채와 세수, 경제 상황 등을 종합해 어떤 스탠스(자세)을 잡느냐는 고민이 있었다. 균형 재정만 집착하면 지출 증가율이 마이너스가 되니 옵션이 아니었다. 지출 증가율 0% 동결도 검토했는데, 이는 국민 안전 확보와 민생의 어려운 부분 등을 감안하면 쉽지 않았다. 모든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서 어렵게 23조원을 추가로 만들어냈다. 정말 취약계층에게 국가가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는 점을 중점적으로 봤고, 구조조정한 재원의 큰 부분이 이쪽으로 들어갔다. 마른 수건 짜듯 한 지출 증가율이 2.8%인데, 사회복지 예산은 전체적으로 8.7% 늘어 3배가 넘는다."

-23조원 지출 구조조정의 내역이 궁금하다. R&D와 보조금 두 분야가 언급돼 있는데, 삭감의 구체적인 규모를 공개할 의향이 있나.

"그럴 수는 없다. 대단한 비밀이라기보다는 사업 조정을 한 게 1만개 이상이다. 재정성과를 평가해서 결과가 미흡하거나, 부정수급 등이 도출된 게 대상이었다. 예산 사업을 제로 베이스에서 보자 해서 1만개 이상 본 거다. 이 가운데는 완전히 삭감한 것도, 다른 데로 이동한 것도, 신설 또는 보강사업으로 들어간 것도 있다. 그 합계가 23조원이다. 큰 부분은 보조금을 대거 정비한 거다. 그게 4조원 정도 된다. R&D가 그동안 대거 나눠먹기식, 뿌리기식 한 것을 제대로 된 기술격차 만들어 내야 하는 것에 집중적으로 넣는다고 틀을 바꾼 거다. 이에 따라 기존 사업에서 7조원 정도가 사라졌다. 그 가운데 3조원은 다른 데로 들어가고, 4조원 정도가 줄었다. 그래서 10조원 남짓은 소화가 됐다. 국회에서 앞으로 (리스트를) 요구해도 지금과 같은 입장으로 할 수밖에 없다."

[세종=뉴시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4년도 예산안 및 2023-2027년 국가운용계획'과 관련 사전 상세브리핑에서 기자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 기획재정부 제공) 2023.08.24.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4년도 예산안 및 2023-2027년 국가운용계획'과 관련 사전 상세브리핑에서 기자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 기획재정부 제공) 2023.08.24.  *재판매 및 DB 금지

-재정준칙에서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을 3%로 묶자고 했는데 내년이 3.9%다. 비판의 목소리가 있는데, 어떻게 보시나.

"재정준칙의 관리재정수지 적지 비율 3%는 절대 움직이면 안 된다는 건 아니다. 다만 건전재정을 위해 3%를 지켜야 한다. 이를 넘으면 설명을 해야 한다. 내년 재정수지 상황을 보면, 적자비율을 3%로 하고 다른 전제가 그대로라면 총지출 증가율이 마이너스다. 총지출 증가율을 동결해도 적자비율이 3.2%다. 관리재정수지 적자비율을 3% 이하로 하면 총지출 증가율이 -14%가 된다. 이는 누구도 납득하기 어려운 옵션이고, 우리가 소화해야 할 기정사실로 돼 있는 사업도 축소하거나 폐기할 상황이 올 수 있었다. 건전재정과 현 경제상황, 재정수요, 국민 기대 등 종합하면서 건전재정 끈을 안 놓는 지점이 어디까지냐 해서 2.8% 역대 최저로 했다. 이렇게 해도 적자는 3.9%가 되고 국가채무는 느는 상황이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예산이 편성된 게 있는지.

"내년에도 오염수 방류 등과 관련한 예산을 대폭 확대했다. 우리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점검할 수 있는 곳을 대폭 늘렸고, 유통과 관련된 일종의 감시체계도 대폭 보강했다. 또 심리적인 이유로 수산물 소비 위축 등으로 어민과 수산업계 영업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에 소매를 대폭 확대해 비축을 늘린다든지, 할인 등과 같은 판촉을 확대하기 위한 예산도 대폭 늘렸다."

-내년 경제성장률을 올해보다 높게 잡고 있음에도 내년도 세수를 2년 전보다 더 낮은 612조원으로 잡았다. 그 이유가 뭔가.

"내년도 세수 전망은 올해 상황을 기초로 한다. 올해 세수 상황이 좋지 않다. 현재 약 40조원 수준의 세수감이 일어나고 있고, 시간이 지나면 이보다 조금 더 커질 것 같다. 이를 기초로 저희가 할 수 있는 통계나 실적 데이터를 기초로 내년도 세수 전망을 했기 때문에 당초 정부가 예상한 약 400조원보다는 큰폭으로 세수가 줄어들 것으로 전제하고 재정운용계획을 만들었다. 그만큼 내년에도 재정상황이 여전히 녹록지 않다."

-올해 세수 펑크를 역추산해보면 한 50조원 정도로 예상한 것 같다. 이 추산이 맞다고 볼 수 있나.

"세수 재추계와 관련해서는 현재 추계 작업을 하고 있고 9월 초에 작업이 최종적으로 마무리되면 그때 말씀드리겠다."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보면, 지난해 10.7% 정도 예산을 줄였는데, 올해 다시 4.6% 증가시켰다. 총지출 증가율보다 높은 상황인데, 총선용으로 대비한 것이냐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

"SOC를 선거와 연계시키는 건 지나친 상상력 같다. 전국에 필요한 필수 요소를 반영했다. 그 집계치가 지금 4~5% 늘어난 규모다. SOC 사업은 어떤 건 기획 단계에 있고, 어떤 건 설계비만 들어가고, 어떤 건 진행되면 본격적으로 공사 소요 등이 있다. 그런 데 대한 적정 소요를 반영했다고 이해해주시면 된다."

-노인일자리 예산이 크게 늘었는데, 전 정부에서 퍼주기식 예산 논란이 많았다. 전임 정부와 어떤 측면에서 질적으로 달라지는지 궁금하다.

"노인일자리는 내년에 큰 폭으로 늘린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최근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해마다 50만명 수준으로 증가한다는 점이다. 건강하게 사회·경제 활동을 원하는 분들이 굉장히 많다. 그래서 우선 인구 증가에 일종의 일자리 수요가 많음을 감안했다. 과거와 조금 다른 건 직접적인 정부의 재정 일자리 사업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일종의 시장형 사회서비스, 민간과 함께하는 일자리 유형으로 지난해부터 대폭 구조를 바꿨다. 이런 형태의 일자리로 전환한 것이 과거 정부와 다르다."
[세종=뉴시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4년도 예산안 및 2023-2027년 국가운용계획'과 관련 사전 상세브리핑에서 기자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 기획재정부 제공) 2023.08.24.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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