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발적 퇴사 직장인 10명 중 7명 "실업급여 못 받아"

기사등록 2023/08/27 12:00:00

최종수정 2023/08/27 18:07:40

비정규직·저소득자일수록 실업급여 못 받는 경우↑

직장갑질119 "일터 약자들 더 적극적으로 보호해야"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해고·권고사직 등으로 비자발적 퇴사를 한 직장인 10명 중 7명은 실업급여를 받지 못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지난달 19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인근에서 직장인들이 이동하고 있는 모습. 2023.07.19.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해고·권고사직 등으로 비자발적 퇴사를 한 직장인 10명 중 7명은 실업급여를 받지 못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지난달 19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인근에서 직장인들이 이동하고 있는 모습. 2023.07.1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광온 기자 = 해고·권고사직 등으로 비자발적 퇴사를 한 직장인 10명 중 7명은 실업급여를 받지 못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7일 직장갑질119 등이 여론조사업체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해고·권고 사직 등 비자발적 퇴사 경험이 있는 직장인 134명 중 92명(68.7%)은 지난 1년 동안 실업급여를 받은 경험이 없다고 답했다.

특히 이들 중 비정규직은 69.6%가, 15시간 미만 노동자는 80.8%가, 월 소득 150만원 미만 노동자와 5인 미만 노동자는 90.9%, 88.9%가 실업급여를 받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업급여를 받지 못한 응답자 38%가 미수령 이유에 대해 '고용보험에 가입되지 않아서'라고 답했고, '수급 자격을 충족시켰지만 자발적 실업으로 분류됨'도 23.9%로 나타났다.

비자발적 실직 등을 당했을 경우, 실업급여 등 사회보장제도가 충분하다고 생각하는지를 묻자 절반 이상(53.4%)이 '충분하지 않다'고 답하기도 했다.

한 제보자는 직장갑질119에 "대표 포함 3명인 직장에서 1년4개월간 근무하고 있다. 이번 달 월급일 일주일 전, 대표가 회사 사정으로 이번 달부터 월급이 밀릴 수 있다고 했다고 얘기했다"며 "저는 월급이 밀리면 일을 할 수 없다고 하고 대신 회사 사정으로 그만두는 것이니 실업급여를 해줄 수 있는지 물었다. 대표는 회사에 불이익이 있어 해줄 수 없다고 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정부가 실업급여 하한액을 낮추거나 없애는 법 개정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 응답도 65.8%로 나왔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지난 22일 고용보험위원회 내 운영전문위원회에 급여기초임금일액 산정규정과 시행규칙 변경 안건을 상정했다.

현행 급여기초일금일액 산정규정은 현재 하루 3시간 이하만 일해도 4시간 일한 것으로 간주해 일금일액을 계산하고 있는데, 정부는 이 같은 규정으로 인해 일할 때 받는 월급보다 실직 시 받는 실업급여가 더 많아져 불합리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정부안대로 실노동시간으로 실업급여를 계산할 경우, 1일 3시간 이하 근무 노동자의 실업급여는 대폭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 직장갑질119의 입장이다.

직장갑질119는 "이같이 열악한 노동자들의 현실에도, 정부는 실업급여 하한액 삭감·폐지 시도에 이어 단시간 노동자의 실업급여를 줄이려 하고 있다"며 "실직 노동자들을 위한 최소한의 사회안전망 역할을 해야 할 고용보험이, 기금안정을 핑계로 저임금 단시간 노동자와 같은 일터의 약자부터 내팽개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실업급여를 줄이는 게 아니라 악질 사장의 '실업급여 갑질'을 없애고, 전 국민 고용보험을 신속히 도입하는 일"이라며 "이직확인서 작성 권한을 노사 양측에 부여하고, 고용센터에서 직권으로 실업급여 지급 여부를 적극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해, 일터 약자들을 더 적극적으로 보호해야 한다"고 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2일부터 10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경제활동인구 조사 취업자 인구 비율 기준에 따라 실시됐다.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1%포인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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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발적 퇴사 직장인 10명 중 7명 "실업급여 못 받아"

기사등록 2023/08/27 12:00:00 최초수정 2023/08/27 18: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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