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물로 희석 후 방류…기상 조건도 이상 없어
17일 간 7800t…연말까지 3만1200t 방류 계획
방류 후 측정한 방사성 검사 결과 내일 저녁 공개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일본 도쿄전력은 일본 정부 방침을 바탕으로 24일 오후 1시3분께 후쿠시마(福島) 제1 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를 해양 방류하기 시작했다고 현지 공영 NHK, 아사히신문 등이 보도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 22일 오염수 해양 방류를 24일 시작하겠다고 결정했다.
원격으로 오후 1시3분에 방류 시작…17일 간 7800t 방류
오염수는 원전 내 면진(免震) 중요동 시설에 있는 집중 감시실에서 원격으로 해양 방류됐다. 직원들은 지시사항을 복창하며 거듭 확인하고 오염수를 내보내기 위한 펌프를 가동했다. 이후 흘러가는 오염수 양 등을 확인했다.
도쿄전력은 방류를 위해 1t의 오염수를 1200t의 바닷물로 희석했다. 여기서 표본을 채취해 방사성 물질인 트리튬(삼중수소) 농도를 측정한 결과 1ℓ 당 43~63베크렐(㏃)이었다. 국가 안전기준 1ℓ 당 1500베크렐 미만 조건을 만족해 안전하게 방류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모니터링을 하기 위한 선박을 해상으로 내보내기 위해 살펴야 하는 기상 조건에도 문제가 없다고 확인했다.
이 오염수는 방수된 해저 터널을 통해 초당 1m 속도로 정도로 흘러 후쿠시마 앞바다 1km에서 방류된다.
오염수는 24일에만 200t이 방류된다. 방류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일일 방류량을 500t으로 끌어올린다. 24일부터 17일 간 7800t이 방류될 예정이다. 9월 중순 첫 방류가 마무리된다.
후쿠시마 제1 원전 부지 내에는 오염수가 1000기 이상의 탱크에 98% 이상 차 있다. 약 134만t 규모다.
도쿄전력은 올해 탱크 30기 규모인 약 3만1200t, 약 5조 베크렐(㏃) 분의 트리튬 섞인 오염수를 4차례에 나누어 방류할 계획이다. 3만1200t은 전체 오염수의 2.3% 정도다.
오염수 해양 방류에 걸리는 시간은 30년 이상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현재도 오염수가 계속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단언할 수 없다.
日, 검사 강화로 오염수 '안전성' 신뢰 형성에 만전
데이터 분석에 걸리는 시간을 기존 한달에서 1~2일 정도로 단축했기 때문에, 빨리 공표할 수 있다.
만일 오염수 방류 도중 방사선량이 기준을 초과할 경우 자동으로 차단 밸브가 작동하게 된다. 해양에서 기준을 초과하는 트리튬 등이 검출될 경우에도 도쿄전력은 즉시 방류를 중단할 예정이다.
수산청도 후쿠시마 제1 원전 주변 수산물 검사를 강화한다.
지난 10일 수산청은 오염수 방류 후 수산물에 포함된 트리튬 농도를 원칙적으로 매일 조사할 방침을 밝혔다. 후쿠시마 주변에서 많이 잡히는 넙치 등을 대상으로 재취 다음 날, 혹은 그 다음 날 결과를 공표할 예정이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5㎞ 내에서 잡힌 수산물이 대상이다.
특히 오염수 방류 직후에는 매일 2개 검체를 분석할 생각이다. 방류 2개월이 지난 후 검사 빈도를 재검토한다.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는 오염수가 방류 전 머무르게 되는 대형 수조, 해수 펌프 등 과정에서 검사관으로 입회할 예정이다.
야마나카 신스케(山中伸介) 규제위 위원장은 지난 23일 기자회견에서 “계획대로 방출이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하고 정밀한 모니터링을 통해 국내외에 정확한 정보를 발신하겠다”고 강조했다.
환경성은 방류 시작 후 몇 시간 후부터 후쿠시마현 앞바다와 방류 배출구에서 약 40㎞ 떨어진 곳 등 11곳에서 해수를 채취할 예정이다. 해중 트리튬 농도에 대해 측정, 분석할 계획이다.
환경성은 측정한 결과를 며칠 후 공표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환경성은 트리튬 농도를 연 4회 모니터링해 왔다.
오염수 방류 후에는 3개월 간, 일주일에 1회로 늘린다. 검사 일주일 후 분석 결과를 발표할 생각이다.
도쿄전력, 왜 오염수 해양 방류 서둘렀나
일본 측은 이를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처리해 처리수로 부르고 있다. 이를 바닷물로 희석해 해양 방류하고 있는 것.
그러나 ALPS로 처리한다 하더라도 트리튬은 제거하지 못한다. 따라서 이를 원전 부지 내 탱크에 보관하고 있다.
원전 부지 내에는 오염수를 보관하는 탱크가 1046기가 있다. 오염수 137만t을 보관할 수 있는 규모다.
올해 6월29일 기준 탱크 1046기 중 약 98%까지 오염수로 차올랐다. 134만t에 달한다.
도쿄전력은 현재 속도로 오염수가 계속 발생한다면 2024년 2~6월에는 모든 탱크가 가득 찰 것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탱크를 더 건설할 수 없다고 도쿄전력은 주장하고 있다. 공간은 있으나, 현재 남은 공간은 나중에 폐로 했을 때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폐로 과정에서 나오는 방사성 폐기물을 보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오염수 방류 후 폐로, 가능할까
도쿄전력에 따르면 사고 당시 계획에는 1~4호기 원자로 건물 해체가 폐로 계획에 포함됐다.
하지만 2013년 해체는 폐로 계획에서 사라졌다. 따라서 ‘폐로’가 어떤 상태를 나타내는지 알 수 없게 됐다고 도쿄신문은 지적했다.
녹아내린 핵연료 찌꺼기(데브리)를 제거하는 작업은 계획보다 늦어졌지만, 올 하반기 안에 2호기에서 폐로 작업이 시작될 전망이다.
녹아내린 핵연료 찌꺼기는 크게 두 곳에 퇴적돼 있다. 원전 2호기 격납용기 내부에는 방사선량이 극도로 높아 사람이 단시간 작업하는 것만으로 치사량에 달한다. 사람이 접근할 수 없기 때문에 꺼낼 때는 원격으로 조작할 수 있는 로봇 팔을 사용한다. 원전 폐로에는 '핵 찌꺼기'의 제거가 필수적인데, 1~3호기에는 합계 약 880t이나 되는 양이 남아 있다.
동일본 대지진 사고로부터 30~40년 만에 폐로를 완료하겠다는 일본의 계획에는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니혼게이자이는 "앞으로 길고 험난한, 세계에서도 유례가 없는 최난관이 기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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