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 성폭행' 피해 여성 사망
"여성에게는 국가가 부재했다"
[서울=뉴시스]김래현 기자 = 여성단체들이 '신림 등산로 성폭행'은 국가가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아 벌어진 사건이라며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의전화 등 91개 여성·인권 시민단체는 24일 오전 10시께 서울 관악구 민방위교육장 앞에서 '공원 여성 살해 사건 피해자 추모 및 여성 폭력 방치 국가 규탄 긴급행동'을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여성단체들은 "인하대 성폭력 사건, 신당역 스토킹 사건, 금천구 데이트 폭력 사건 등에 이어 이번 사건까지 여성들이 죽음을 피하지 못한 사건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긴급행동에 참가한 이은지씨는 "신림동에 사는 친한 동생이 외출하기 불안하다고 하는데 괜찮을 거라고 말할 수 없었다"며 "이번과 같은 일이 동생에게 벌어지지 않을 거라는 확인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씨는 "수많은 여성 폭력과 살해 사건이 반복해서 일어났는데 과연 개인이 노력한다고 피할 수 있는 일인가"라며 "여성에 관한 폭력은 사회와 구조의 문제기 때문에 국가가 책임지고 나설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했다.
박정원씨도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평범한 여성인 우리는 이 사건이, 이전에 일어난 성폭력 살인 사건들이 개별적인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여성에 관한 폭력이 일상에 스며 있는 이 사회에서 어떤 여성이든 당할 수 있고, 당해 왔던 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이 사건들을 막아야 했던 시점에 제도가 작동하지 않았다"며 "여성에게는 국가가 부재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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