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상반기 애플 비중 72.1%에서 또 올라
아이폰 시리즈 흥행에 의존하는 구조 탈피해야
[서울=뉴시스] 동효정 기자 = LG이노텍의 올해 상반기 애플 의존도가 다시 높아졌다. 특히 애플 아이폰 시리즈 흥행에만 의존하는 사업구조를 탈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8일 LG이노텍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매출에서 애플로 추정되는 단일 고객 매출은 6조2215억원이다. 이는 상반기 전체 매출 8조2830억원 중 75.1%를 차지한다. 지난해 상반기 애플의 매출 비중 72.1%에서 또 한 단계 상승한 수치다.
LG이노텍은 애플의 최대 카메라 모듈 공급업체다. LG이노텍 내부적으로도 정철동 사장이 직접 편중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기판과 전장 사업을 강화하겠다고 했지만 단기간에 사업구조 변화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사업부문별로 비교해도 여전히 애플과 연관된 카메라모듈 담당 '광학솔루션사업부' 매출 비중이 80%로 다른 사업부문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LG이노텍은 사업 부문을 광학솔루션(80%), 기판소재(8%), 전장부품(9.3%), 기타(2.7%) 등으로 나누고 있는데 지난해 상반기 광학솔루션 매출 비중 77%에서 한단계 의존도가 더 심화됐다.
이같은 애플 의존도는 결국 LG이노텍의 발목을 잡았고, 아이폰 판매 부진으로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1637억원에 그쳤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5% 감소한 수치다.
LG이노텍의 수익성 둔화는 최대 고객사인 애플의 아이폰 판매 부진으로 시장에서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스마트폰 수요 감소가 맞물리며 아이폰 판매가 부진에 빠졌고, LG이노텍 실적에도 즉각적으로 악영향을 미쳤다.
LG이노텍은 사업다각화를 추진하면서도 애플 의존도가 높은 광학솔루션에 투자를 집중하는 모습이다.
실제 LG이노텍은 지난해 말 1조6563억원을 광학솔루션부문 투자에 사용했으나 기판소재 부문에 속하는 구미 신공장 등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 시설에 투자한 금액은 4130억원에 그친다.
올 상반기 역시 광학솔루션 부문에 8179억9600만원을 투자했으나 기판소재는 1378억9700만원, 전장사업에는 346억6600만원을 투입했다.
시장에서는 LG이노텍이 하반기에 아이폰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실적 개선을 의존하는 '상저하고'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서라도 장기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본다.
애플의 아이폰에 들어가는 LCD(액정표시장치)를 주로 공급하면서 일본 최대 디스플레이업체로 불렸던 일본 JDI가 지나치게 높은 애플 의존도로 경영난을 겪은 전례도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주력 사업의 시장 지배력 확대를 위한 투자는 필수적이지만 지나친 의존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매출의 상당 부분을 애플에 의존하는 LG이노텍이 높은 애플 의존도와 지나친 선행 투자로 경영난에 빠진 재팬디스플레이(JDI)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며 "지나친 애플 의존은 마이너스 요인도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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