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검찰 소환에 "결백" vs "구속"…진보·보수단체 고성

[서울=뉴시스]홍연우 기자 = 1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백현동 아파트 특혜 개발 의혹'과 관련해 소환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중앙지방검찰청에 홀로 출석했다. 이날 중앙지검 앞은 지지 단체와 반대 단체의 고성으로 가득 찼다.

이날 오전 9시께부터 촛불연대, 잼잼 자원봉사단, 더민 내조의 여왕 등 이 대표를 지지하는 진보성향 단체 회원 500여명은 서울 서초구에 있는 서울중앙지검 정문 앞에 집결했다. 이 대표를 규탄하는 보수성향 단체 신자유연대 등은 서울중앙지검 서문 앞에 자리를 잡았다.

경찰은 서울중앙지검 앞 왕복 4개 차로 중 2개 차로를 통제했으며, 혹시 모를 안전 사고에 대비해 기동대도 투입했다.

서울중앙지검 앞 도로에 파란색 천막 4개를 세우고, 파란색 상의와 선글라스, 모자 등을 착용한 진보 단체 회원들은 '검찰 독재 정권 우리는 이재명과 함께 반드시 이겨낸다', '나라망신 경제파탄 윤석열을 타도하자'등의 피켓을 들었다.

서울 동작구에서 왔다는 70대 여성 이모씨는 "식당을 20년 해서 무릎이 안 좋은데도 매번 진통제를 먹고 여기 온다"며 "(이 대표는) 죄가 없으니까 떳떳하게 출석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를 규탄하는 보수단체 회원들은 중앙지검 서문 앞에서 "이재명을 구속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검은 선글라스를 착용한 이들은 '이재명 구속'이라고 쓰인 손 피켓을 들고 집회를 이어갔다.

이 단체 회원 김모씨는 "(이 대표) 지지자들은 오늘 긴장해야 한다"며 "상습 거짓말쟁이에 대해 검찰이 오늘은 제대로 된 처분을 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의 출석 예정 시간이 가까워지자 서울중앙지검 앞은 더욱 북적이기 시작했다. 중앙지검 앞 도로에 50m 가량 늘어선 지지자들은 이 대표의 도착 20분 전인 오전 10시께부터 "이재명", "이재명 대통령"을 연호하기도 했다.

오전 10시24분께 이 대표가 서울중앙지검 정문 앞에 도착하자 현장의 소란은 극에 달했다. 남색 양복을 입은 이 대표가 단상 위에 올라 손을 흔들자 "이재명"을 연호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일부 지지자들은 북을 치며 호응을 유도했고, 곳곳에서 "사랑해요", "힘내세요" 등의 외침이 터져나왔다.

이 대표가 단상 위에 올라가 "저의 부족함으로 검찰 독재 정권을 탄생시켰다", "정권의 무도한 폭력과 억압은 반드시 심판 받고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하자 일부 지지자들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때문에 인근을 지나던 시민들이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날 출근을 위해 오전 9시께 서초역 인근을 지나던 회사원 정모(33)씨는 "시위를 하는 건 이해하지만 트럭이랑 스피커까지 가지고 와서 반복적으로 큰 소리를 내 너무 시끄럽다"며 "무슨말을 하는지도 제대로 들리지 않는데 소란스럽기만 하다"고 말했다.

한편,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는 이날 이 대표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 이번 조사는 백현동 개발 비리 의혹을 중심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이 대표의 검찰 소환 조사는 올해 들어 4번째다. 이 대표는 앞서 성남FC 의혹으로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1번, 대장동·위례 의혹으로 서울중앙지검에서 2번 조사를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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