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월동 이웃 방화살인' 40대, 첫 재판서 혐의 인정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서울 양천구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아랫집 이웃을 살해한 뒤 집에 불을 지른 혐의를 받는 40대 남성이 11일 열린 첫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당우증)는 이날 살인·현주건조물방화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정모(40)씨에 대한 1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검찰 측은 "피고인은 임대차 계약 만료로 더이상 집에 살 수 없게 되자 피해자에 대한 적개심과 증오심, 원망감이 커졌고 범행 당일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던 피해자와 마주치자 죽일 마음을 먹었다"고 공소사실 요지를 밝혔다.

그러면서 "명확한 범행 동기 없이 살인 범죄를 저질렀고 범행 수법이 잔혹해 개전의 정을 찾을 수 없다"며 "다시 살인범죄를 범할 위험성이 있다"면서 보호관찰 및 전자장치 부착 명령도 청구했다.

이에 대해 피고인 측 변호인은 모두 자백하는 취지로 공소사실을 인정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재판에는 피해자의 유가족들도 자리했다. 어린 자녀를 동반한 채 방청하던 일부 유족들은 잔혹한 범행 내용이 열거되자 도중에 법정을 나서기도 했다.

유가족 측 변호인은 정씨에 대해 사형 또는 무기징역 엄벌을 처해달라는 의견서를 냈다.

정씨는 지난달 14일 오후 9시43분께 양천구 신월동의 한 3층짜리 다세대주택 2층에 혼자 살던 70대 여성 A씨를 살해한 뒤 불을 지른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검찰측 신청으로 양형에 참고하기 위해 피해자 자녀 2명에 대한 증인심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다음 재판은 내달 1일 오전 10시40분에 열린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 6월14일 오후 9시43분께 양천구 신월동의 한 3층짜리 다세대주택 2층에 혼자 살던 70대 여성 A씨를 살해한 뒤 불을 지른 혐의를 받는다.

당시 생활고 등으로 신변을 비관하던 정씨는 집주인에게 임대차계약 종료로 퇴거 통보를 받은 뒤 과거 아랫층에 살던 A씨가 층간누수 문제를 제기했던 것에 앙심을 품고 혼자 살던 노인인 피해자를 살해하기로 마음먹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범행 뒤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피해자의 시신에 불을 지르고, 도피 자금을 마련하려고 절도까지 하려다 미수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 측 변호인은 지난 9일 입장문을 통해 "피해자는 인정 많고 선한 분으로 생전 타인에게 싫은 내색조차 하지 않던 분"이라며 "피해자의 자녀들이 정씨와 직접 누수 문제에 대해 논의해 원만하게 해결하고자 노력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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