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카눈' 거제 상륙 후 북상 중…"속도 느려 피해↑"

기사등록 2023/08/10 12:28:31

최종수정 2023/08/10 14:09:30

오전 9시20분 거제 상륙…18시간 동안 전국 관통

시속 20㎞ 내외로 북상하다 오후 3시께 더 느려져

강도 '중'으로 변경…기상청 "태풍이 약해진 것 아냐"

[서울=뉴시스] 10일 기상청에 따르면, 거제 부근 육상에 도착한 카눈은 11일 오전 6시께 북한으로 넘어가기까지 약 21시간 동안 전국을 수직으로 관통하겠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 10일 기상청에 따르면, 거제 부근 육상에 도착한 카눈은 11일 오전 6시께 북한으로 넘어가기까지 약 21시간 동안 전국을 수직으로 관통하겠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광온 기자 = 6호 태풍 '카눈'이 10일 경남 거제에 상륙한 가운데, 시속 20㎞ 내외의 느린 속도로 전국을 관통하며 많은 피해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이날 정례 예보 브리핑을 열고 "오전 9시20분 경남 거제에 상륙한 태풍 카눈은 11일 오전 3시께 북한으로 넘어가기까지 약 18시간 동안 전국을 수직으로 관통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거제 상륙 후 시속 20㎞ 내외의 속도를 보이며 북상하다, 오후 3시께 충청권에 다다른 뒤 이동속도는 더욱 느려지겠다"고 전했다.

실제 통보문 상에서도 이날 낮 12시 기준 시속 31㎞의 속도로 북진하고 있는 카눈이 오후 6시께 청주 북북동쪽 약 40㎞ 부근 육상에 도달하면서 시속 26㎞로 느려질 것으로 전망됐다.

태풍이 이같이 느린 속도로 전국을 관통하는 경우, 전국에 많은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태풍이 내륙에 머무는 시간과 피해 정도는 비례하기 때문이다.

지난 2002년 태풍 '루사'는 시속 15㎞로 전국을 휩쓸며 강릉에 하루 동안 870㎜ 이상의 비를 뿌렸고, 이로 인해 당시 246명의 인명 피해와 5조1429억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이는 태풍으로 인한 재산·인명 피해 역대 1위다.

현재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강원영동에 최대 500㎜ 이상의 '폭우'가 내리는 등 전국 곳곳에 많은 비가 올 것으로 전망된 상태다.

특히 이날 강원영동과 경상권해안, 경상서부내륙, 전라동부에는 시간당 40~60㎜(많은 곳 시간당 100㎜ 이상)의 '극한 호우'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 그 밖의 지역에서도 시간당 30㎜ 내외의 매우 강한 비가 오겠다.

구체적인 예상 강수량은 ▲서울·인천·경기, 서해5도 100~200㎜ ▲강원영동 150~300㎜(많은 곳 500㎜ 이상), 강원영서 100~200㎜ ▲대전·세종·충남, 충북 100~200㎜다.

또 ▲전북 100~200㎜, 광주·전남 50~150㎜(많은 곳 200㎜ 이상)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 100~200㎜(많은 곳 300㎜ 이상), 울릉도·독도 30~80㎜ ▲제주도 5~40㎜다.

이 비는 11일 오전 3시께 태풍이 북한으로 북상해 올라가면서 대부분 그치겠으나, 같은 날 오후까지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이어지는 곳도 있겠다.

태풍의 영향으로 전남동부남해안과 경상권해안에는 최대순간풍속 초속 40m 안팎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불겠다. 그 밖의 지역에도 초속 30m 내외의 강한 바람이 예보됐다.

다만 이날 카눈은 거제 부근 육상에 상륙하면서 강도 '중'으로 약화된 상태다. '중'은 순간풍속 초속 25~25m로, 지붕을 날려버릴 수 있는 세기다.

이후 오후 9시께 서울 북북동쪽 약 40㎞ 부근 육상에 다다르면서 재차 강도가 약화하겠고, 11일 오전 3시께 북한으로 북상 후 소멸하겠다.

박정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강도가 '중'으로 약화됐다고 해서 태풍이 약한 것은 절대 아니다"라며 "'태풍'이라고 명명되는 순간 매우 위험한 기상 상황이 동반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만반의 대비가 필요하겠다"고 전했다.

현재 카눈의 중심기압은 975hPa(헥토파스칼), 최대풍속은 시속 115㎞(초속 32m)다. 강풍 반경은 320㎞로 한반도 전체가 카눈의 영향권 안에 든 상태다.

한편, 7호 태풍 '란'은 이날 오전 9시 기준 일본 도쿄 남남동쪽 약 1240㎞ 부근 해상에서 시속 6㎞의 속도로 서진하고 있다. 이후 점차 일본 남쪽 해상으로 접근한 뒤 15일 오전 9시께 도쿄 남서쪽 약 240㎞ 부근 해상에 도착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6호 태풍 카눈의 북한 북상 이후 한반도 주변 기압계가 큰 폭으로 재편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란'의 이동 경로 또한 변동성이 큰 상황이다. 이에 따라 '란'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지는 아직 불확실한 상황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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