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투자'→'정부 정책'으로 모멘텀 바껴
[서울=뉴시스] 강수윤 기자 = 올 초 증시에서 뜨거운 테마주였다가 급락세로 돌아섰던 로봇 관련주가 다시 들썩이고 있다. 증권가는 하반기 증시를 주도할 '포스트 2차전지' 유력 후보로 주목하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로봇 테마 대장주인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전일 보다 1.18% 하락한 14만2800원에 마감했다. 그러나 지난 달 27일부터 전날까지 열흘 동안 주가가 49.5%나 상승했다. 최근 한 달 동안은 59.4%나 올랐다.
지난 달 28일까지 9만원대에 머물렀던 주가는 이달 초 11만원대로 뛰어오른 뒤 지난 7일에는 장중 15만34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며 14만1000원에 마감했다. 14만원대에 종가를 형성한 것은 지난 3월23일 이후 넉 달 만이다.
특히 외국인이 지난 달 27일부터 레인보우로보틱스를 240억원 어치 사들여 순매수 종목 7위에 올랐다. 시가총액은 전날 기준 2조7490억원으로 13위를 기록하며 코스닥 시총 상위 10위권에 가까워졌다.
최근 한 달간 유진로봇(67.7%), 뉴로메카(19.6%), 로보스타(12%), 휴림로봇(7.8%), 에스피지(16%), 에스비비테크(22%), 로보로보(21.4%) 등 다른 로봇주도 반등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 강세는 올 1월 초 삼성전자의 유상증자 참여 이후 '갤럭시Z플립5' 생산 공정 시연 등 협업 관계가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해 초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 10.22%를 590억원에 인수하고 3월 초 추가로 콜옵션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또 삼성전자는 지난달 26일 뉴욕에서 열린 '갤럭시 익스피리언스 스튜디오'에서 레인보우로보틱스의 로봇팔을 전시했다. 삼성전자는 이 곳에 로봇 팔을 통해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 Z플립5의 생산·패키징 공정을 시연하는 부스를 설치했다. 또 삼성전자가 사람처럼 두 발로 걷는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개발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소방용 사족보행 로봇 개발과 같은 정부 국책과제 선정 소식도 호재로 작용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소방용 사족보행 로봇 기반으로 인명을 탐지하고 화재를 진압하는 솔루션을 개발·실증하는 정부 국책과제에 공동연구개발 기관으로 선정됐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레인보우로보틱스의 협동 로봇 판매 실적 증가와 삼성전자 공급 레퍼런스 확보에 따른 글로벌 인지도 향상 등 긍정적 영향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레인보우로보틱스가 보유한 로봇 하드웨어(HW) 기술과 삼성전자가 보유한 소프트웨어(SW), 인공지능(AI) 기술 간 시너지에 따른 미래 로봇(가사 로봇 등) 개발에 주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로봇주는 올 1월 초 삼성전자의 레인보우로보틱스 유상증자 참여 소식 이후 로봇 산업에 대한 대기업들의 진출 기대감으로 단기 급등했다. 그러나 4월부터 2차전지로 관심이 쏠리면서 주가가 한동안 하락하며 조정세를 겪었다. 증권가는 로봇주가 정책 모멘텀에 힘입어 하반기 증시를 주도할 대세로 떠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로봇주를 둘러싼 모멘텀이 '기업 투자'에서 '정부 정책'으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가 5~6월 내놓은 '첨단로봇 산업 전략 1.0(가칭)' 정책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4일 미국과 첨단기술 협력전략 점검 회의가 열렸는데 미국과 구체적인 기술협력을 하고 있는 분야로 로봇이 언급됐다. 로봇 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이 이미 시작되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며 "2분기에 쉬었던 로봇이 하반기에 다시 주목받을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전햇다.
높은 임금상승률도 로봇주 모멘텀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하 연구원은 "높은 임금 상승률로 인해 노동력 대체 목적의 로봇 도입이 확대될 것이라는 매크로 변화 모멘텀이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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