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면도 상 회색 음영 표시 있다면 무량판 구조
기둥식 구조, 흰색 네모 박스 안에 X자로 표시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인천 검단 신축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에 이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아파트에서도 잇따라 철근 누락 사태가 나오면서 아파트 입주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습니다.
지하주차장을 무량판 구조로 지은 LH 아파트 단지 91곳 중 15곳 지하주차장 기둥에서 '전단보강근(보강 철근)'이 빠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정부는 아파트 입주민들의 불안이 확산하자, 지하주차장이 무량판 구조로 지어진 민간아파트 293곳에 대해 오는 9월 말까지 부실공사 여부를 점검합니다. 점검은 전문 인력과 장비를 갖춘 민간 안전진단전문기관에서 나섭니다.
정부는 진단 결과 부실이 확인되면 즉시 보강공사를 진행하고, 공사 과정별로 잘못을 따져 책임자를 처벌할 방침입니다. 또 이번 점검에서 부실이 대거 확인되면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2017년 이전 민간아파트까지 조사대상을 확대할 방침입니다.
무량판 구조가 붕괴사고의 주된 원인은 아닙니다. 무량판 구조 자체는 이미 검증된 설계 방식입니다. 구조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설계와 시공, 감리 과정이 부실해 사고가 일어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아파트 건축 공법은 크게 ▲벽식 구조 ▲기둥식(라멘) 구조 ▲무량판 구조 등 3가지로 나뉩니다. 이 중 아파트에 가장 많이 적용되는 방식은 벽식 구조입니다. 기둥이나 보 대신 벽이 슬라브(천장)을 받치는 구조로, 건축비가 저렴하고 공사를 빠르게 진행하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 기둥이 없어 실내 공간을 넓게 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층간 소음에 취약하고, 내력벽을 사실상 허물기 쉽지 않아 리모델링이 쉽지 않은 단점도 있습니다.
또 기둥식 구조는 기둥에 보를 연결하고 그 위에 슬라브를 얹는 방식입니다. 위층 바닥을 기둥과 기둥 아래의 보가 지탱하다 보니 위층의 바닥 충격 소음을 보와 기둥이 흡수합니다. 벽식 구조에 비해 층간 소음 차단 효과가 뛰어나고, 리모델링도 가능합니다. 주상복합 아파트에 주로 활용되는 방식입니다. 다만 공사 기간이 상대적으로 길고, 시공비도 비쌉니다.
무량판 구조는 보 없이 기둥이 직접 슬라브를 지지하는 구조 공법입니다. 층간 소음이 사회적 문제로 커지자, 벽식 구조보다 층간 소음에 강하고, 기둥식 구조보다 시공비가 저렴한 무량판 구조가 대체재로 떠올랐습니다. 다만 기둥과 슬라브 접합면에 보강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으면 붕괴될 위험이 있어 기둥이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보강 철근을 반드시 넣어야 합니다. 철근을 배치하는 방법과 기둥이 슬라브의 무게를 견딜 수 있도록 적절하게 설계해야 하기 때문에 다소 까다로운 공법입니다.
현재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 어떤 구조로 지어졌는지 확인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가장 쉬운 방법은 아파트 평면도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이미 지어진 아파트라면 인터넷 검색창에 해당 단지명을 치면 평면도를 볼 수 있습니다. 또 분양 아파트는 분양 안내 사이트에서 평면도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평면도 상에 회색 음영으로 표시된 부분이 있다면 무량판 구조입니다. 기둥식 구조는 흰색 네모 박스 안에 X자로 표시돼 있고, 벽식 구조는 아무 표시가 없습니다.
또 공사를 진행한 건설사에 문의하거나 시군구청 건축과에 정보공개청구를 하면 구조설계도면을 발급받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부동산정보 통합 열람'을 사이트에서도 대략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해당 사이트에 접속 후 아파트 주소를 입력 후 층별 현황에서 ▲철근콘크리트조 ▲철근콘크리트 벽식 구조 ▲평슬래브 ▲내력벽식 등으로 나옵니다. 다만 벽식 구조는 명확하게 구분되지만, 무량판과 기둥식 구조는 철근콘크리트라고만 표기돼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집피지기' = '집을 알고 나를 알면 집 걱정을 덜 수 있다'는 뜻으로, 부동산 관련 내용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기 위한 연재물입니다. 어떤 궁금증이든 속 시원하게 풀어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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