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업계, 일제히 추가 감산…부진탈출 낸드에 달렸다

기사등록 2023/07/30 17:13:03

최종수정 2023/07/30 17:16:05

메모리 업계 하반기 낸드 위주 추가 감산 돌입

'AI 돌풍'에도…"낸드, 수혜 영향 제한적" 평가

하반기 전망도 불투명…감산 효과 볼지 주목

[서울=뉴시스]SK하이닉스가 개발한 세계 최고층 낸드인 238단 4D 낸드플래시. (사진=SK하이닉스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SK하이닉스가 개발한 세계 최고층 낸드인 238단 4D 낸드플래시. (사진=SK하이닉스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메모리 업계가 하반기 경기 불확실성과 수요 둔화 위기로 일제히 추가 감산에 돌입한다. 특히 공급 과잉 우려가 풀리지 않고 있는 '낸드'가 감산 계획의 핵심이다. 이에 따라 메모리 업계의 부진 탈출이 '낸드'에 달렸다는 진단이 나온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10~12월)부터 감산을 진행 중인 가운데, 하반기에도 낸드 생산을 5~10%가량 추가 감산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전자도 추가 감산을 언급했다. 김재준 삼성전자 부사장은 최근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생산 하향 조정을 지속할 예정이며, 이에 더해 재고 정상화를 가속화하기 위해 D램, 낸드 공히 제품별 선별적인 추가 생산 조정을 진행 중"이며 "특히 낸드 위주 생산 하향 조정 폭을 크게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마이크론도 낸드플래시 웨이퍼 투입량을 기존 25%에서 30%까지 더 줄였다고 밝혔다. 일본의 키옥시아도 이미 작년 4분기부터 시작한 30% 감산을 올해부터 50%로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AI 제외하면…모바일·서버 회복세 더뎌

낸드 업계가 추가 감산을 결정한 배경은 인공지능(AI) 반도체를 빼면 여전히 수요 회복세가 더디다는 판단이 자리한다.

D램 메모리는 AI용 반도체 제작에 필요한 고성능 제품을 중심으로 실적 부진을 일부 상쇄하는데 성공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반면 낸드 제품은 최근의 AI 열풍과도 한 발 거리를 두고 있다.

주요 고객사인 스마트폰 등 모바일 업체는 여전히 재고 비축에 소극적인 상황이다. 서버 업체들도 AI 관련 투자를 제외하면 재고 조정을 지속하면서, 전반적인 구매 수요 회복세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박찬동 SK하이닉스 부사장은 최근 열린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낸드는 상대적으로 AI향 서버 수요 업사이드에 대한 영향이 D램 대비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삼성전자가 5나노 기반 신규 컨트롤러와 7세대 V낸드를 탑재해 업계 최고 수준의 성능과 전력 효율을 구현한 PC용 고성능 NVMe SSD 'PM9C1a'를 양산한다. (사진=삼성전자) 2023.01.1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삼성전자가 5나노 기반 신규 컨트롤러와 7세대 V낸드를 탑재해 업계 최고 수준의 성능과 전력 효율을 구현한 PC용 고성능 NVMe SSD 'PM9C1a'를 양산한다. (사진=삼성전자) 2023.01.1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다 보니 '고용량화' 효과도 예상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낸드는 수요가 가격에 민감한 제품으로, 가격이 떨어질수록 고성능·고용량 제품의 수요가 늘어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고객사들이 제품 가격이 내려도 고성능 제품을 구매하기보다, 더 싼 제품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업황 전망 '안개 속'…낸드 흑자 전환 언제쯤

낸드 업황 전망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박명수 SK하이닉스 부사장은 "낸드는 여전히 수요 불확실성이 연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역시 낸드의 가격 반등 시점이 D램보다는 후행할 것으로 판단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3분도 낸드 평균판매단가(ASP)가 전 분기 대비 3~8%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 분기(10~15%) 대비 낙폭은 축소될 전망이다. 다만 일반적으로 하반기는 IT 업계 성수기이지만, 여전히 시중 재고가 많아 낸드 수요 업체들이 구매에 신중한 상황이라고 트렌드포스는 전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연내 낸드 사업부문의 적자 탈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일각에서는 내년에도 낸드 사업이 적자를 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런 가운데 추가 감산이 얼마나 효과를 볼지가 관건이다. 서승연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추가 감산은 업황 회복 속도를 앞당기는 촉매제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며 "3분기부터 낸드 영업적자 폭이 축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원 KB금융 애널리스트는 "낸드플래시 가격이 최근 1년간 80% 하락해 현금 원가에 도달했다"며 "4분기에는 상승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민성 삼성증권 팀장은 "낸드는 더욱 빠른 제품보다는 더욱 싼 제품이 주력이고, 지난 수년간 글로벌 락다운의 여파와 모바일 제품 개선 부재한 상황"이며 "당장은 더욱 감산과 비용절감, 그리고 재고의 소진이 우선"이라고 진단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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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업계, 일제히 추가 감산…부진탈출 낸드에 달렸다

기사등록 2023/07/30 17:13:03 최초수정 2023/07/30 17: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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