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자 "성소수자 해시태크에 이용 제한당해"
카카오측 "성적 만남 유도하는 일부 단어 때문에 제지한 것"
[서울=뉴시스]이주영 인턴 기자 = 카카오톡이 성소수자 오픈채팅방 해시태그에 쓰인 일부 단어가 '불건전하다'며 이용제한을 조치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되고 있다.
뉴시스에 제보한 A씨는 지난 16일 '서울 경기 인천 수도권만 모여요'라는 성소수자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개설했다. 채팅방을 소개하는 해시태그에 #트랜스젠더 #transgender #CD #성소수자 #러버 #게이 #레즈 #mtf #ftm #바이 #LGBTQ+ 등의 단어를 사용했다.
개설 하루 뒤인 지난 17일 A씨는 자신이 만든 채팅방이 카카오 고객센터로부터 이용제한 조치를 받았다는 소식을 들었다.
고객센터에 따르면 "채팅방의 소개 내용에 운영정책에 위반되는 단어가 포함돼 있어 일부 기능이 사용 불가하도록 임시조치 됐다"고 한다. 또한 "불건전 또는 불법 정보에 해당하거나 이용자 피해가 우려되는 내용으로 오해받을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지 않도록 유의하라"고 덧붙였다.
A씨가 해시태그에 사용한 단어는 모두 성소수자를 지칭하는 용어다. 'CD(Crossdresser)'는 생물학적 성의 반대 옷을 입는 사람, '러버(Lover)'는 여장한 크로스드레서나 여성으로 성전환하려는 소수자에게 끌리는 사람, 'mtf(Male to Female)'는 생물학적 남성으로 태어났으나 여성으로 정체성을 정한 사람, 'ftm(female to male)'은 그 반대 경우에 해당하는 사람을 뜻한다.
A씨는 이용제한 조치가 부당하다고 생각해 재차 문의했지만, 카카오 측은 "국내 법률을 준수하고, 공서양속에 맞는 사용자의 활동을 보호하기 위해 이용 약관을 정하고 운영정책을 수립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답변을 남겼다.
성소수자를 지칭하는 용어가 공서양속에 해가 된다는 카카오 측의 입장에 대해 A씨는 "카카오톡이 정의하는 공서양속이 도대체 무엇이냐" "모든 시민의 인권은 존중받아야 한다. 카카오톡은 성소수자 차별 및 혐오 행위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고 책임을 져라"고 주장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성소수자' '트랜스젠더' 등 일반적인 단어는 제지하지 않는다"며 "오픈채팅방의 특성상 성적 만남과 관련된 키워드가 포함될 경우 이용을 제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누리꾼들은 "불륜 채팅방은 버젓이 성행하는데 성소수자 채팅방만 제한하는 것은 어불성설" "멀리 떨어져 있어도 같은 공감대를 가진 사람들끼리 편하게 대화하라고 만든 채팅방인데 차별하는 것은 부당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