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세제개편안, 세수 중립적 편성 집중
영상 제작 30% 세액공제·CTC 100만원으로
가업상속시 300억까지 증여세 10% 적용
[세종=뉴시스]용윤신 기자 = 오징어게임, 더글로리 같은 K-영상콘텐츠 제작비용에 최대 30% 세액공제를 적용하고, 가업상속공제 저율과세 기준을 60억원 이하에서 300억원 이하로 확대하는 등 작년에 이은 추가 감세 대책을 내놨다.
다만 지난해 야당의 반대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법인세 최고세율 22% 인하와 다주택자 종합부동산세 중과 완화 등은 추후 과제로 남겨 놓은 상황이다.
2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가 발표한 '2023년 세제개편안'이 시행될 경우 내년 4700억원 상당의 세수가 감소할 전망이다.
해외에서 K-콘텐츠 열풍을 일으킨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드라마 오징어게임이나 영화 기생충과 같이 경쟁력 있는 K-콘텐츠가 계속 제작될 수 있도록 경쟁력 확보를 위해 영상콘텐츠 제작비용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대폭 상향한다.
현행 대기업 3%, 중견기업 7%, 중소기업 10%인 세액공제율을 각각 5%, 10%, 15%로 높인다. 국내 파급력이 큰 대형 콘텐츠 제작비용은 10~15% 추가공제하는 등 최대 15~30%까지 확대한다.
원활한 가업승계 지원을 위해 가업승계 증여세 10% 과세 구간을 60억원에서 300억원으로 상향한다. 연부연납 기간도 5년에서 20년으로 대폭 늘린다.
오는 2026년 1월1일부터는 역외 세원관리 강화를 위해 위탁자에 신탁정보 및 신탁재산가액 등 자료 제출의무가 부여된다.
혼인신고일 전후 각 2년 이내에 직계존속으로부터 증여받은 재산은 1억원 추가 공제해준다.
자녀장려금(CTC) 소득상한 금액을 4000만원에서 7000만원으로 대폭 상향한다. 자녀 1인당 최대지급액도 8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인상한다.
이번 세법개정안 개정대상 법률은 국세기본법, 소득세법, 법인세법, 상속 및 증여세법, 부가가치세법, 관세법 등 내국세 13개와 관세 2개 등 총 15개다. 정부는 8월11일까지 관련 개정 법률안을 입법예고 후 8월29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9월1일 이전 정기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추가 감세 대책을 내놨지만 이는 정부가 지난해(13조원) 발표한 '세법개정안'에 비해서는 감세 규모가 현저히 적다. 특히 지난해 야당의 반대로 통과되지 못한 법인세 최고세율 3%p 인하, 다주택자 종부세 중과 폐지 등은 담기지 않았다.
올해도 지난해와 같은 국회 상황이 유지되는 만큼 정부가 대대적 개편에 나선다고 하더라도 야당의 벽에 부딪혀 국회 통과가 힘들 거라는 계산이 작용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야당의 강한 반대 때문에 대기업, 중소기업, 중견기업의 법인세율을 각 1%p씩 낮추는 데 그쳤다"며 "종부세도 여전히 다주택에 대한 종부세 중과를 없애고 단일 체계로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현재 국회 상황이 지난해와 같기 때문에 정부가 다시 (법인세·종부세 개정안을) 제출한다고 해도 특별한 진전이 있을 것 같지 않다"고 했다.
세수 부족도 고려사항이다. 기재부에 따르면 1~5월 국세 수입은 지난해보다 36조4000억원 감소했다. 특히 경기 둔화 등으로 기업의 영업이익이 감소하면서 법인세가 1년 전보다 17조3000억원(-28.4%) 줄었다.
법인세는 전년도 기업의 영업실적에 영향을 받는 만큼 내년 세수 여건도 쉽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올해 기업실적 악화와 더불어 내년에는 법인세 1%p 인하분이 빠지면서 세수 부족이 더욱 심각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