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프랑스의 국적항공사인 에어프랑스는 지난 2004년 경영난에 시달리던 KLM을 인수·합병(M&A)하면서 세계 3위 항공사 '에어프랑스-KLM'으로 거듭났다. 독일 루프트한자항공도 2000년 이후 스위스항공, 오스트리아항공, 브뤼셀항공, 에어베를린 등을 차례로 인수하며 사세를 키웠다.
미국에서도 아메리칸항공-US항공, 델타항공-노스웨스트항공, 유나이티드항공-콘티넨탈항공 등 대형 항공사끼리의 M&A가 잇달았다. 한국보다 인구도 많고, 시장도 한결 큰 북미와 유럽의 항공 산업은 이렇게 구조조정으로 몸집을 키우고 경쟁력을 높이는 방식으로 세계 시장을 쥐락펴락하는 '메가 항공사'를 배출했다.
한국 항공 산업도 늦었지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메가 항공사 탄생을 진행 중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결합이 그것이다. 두 항공사가 합병하면 중복 노선을 효율적으로 개편하고, 항공기와 인력 관리에서 비용을 크게 줄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는 대한항공 경쟁력 강화로 이어져 세계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대한항공은 올해 안에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지금까지 기업결합 심사가 필요한 14개국 가운데 11개 나라에서 승인 받았고, 유럽연합(EU)과 미국, 일본 경쟁 당국의 심사가 막바지 단계다. 대한항공이 이 과정에서 쓴 돈만 벌써 1000억원이 넘는다.
앞으로 남은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은 EU 당국의 심사 결과다. 이에 따라 미국과 일본의 심사 결과도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EU는 당초 올해 3월이었던 심사 종료 기한을 오는 8월 3일로 미뤘다가, 최근 심사를 중단하고 기한을 더 연장했다. 대한항공에 추가 자료 제출도 요구하고 있어 빨라야 오는 10월에나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미국 당국도 급할 것 없다는 태도로 심사 결과 발표를 미루고 있다.
이미 항공 산업 구조조정을 끝내고, 메가 항공사를 탄생시킨 EU와 미국이 바라는 것은 결국 자국 항공사의 이익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으로 자국 항공사 경쟁력이 약화될 것을 우려하는 모습이다. 앞서 영국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승인해주는 대가로 최대 7개의 슬롯(항공기 운항 권리)을 요구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 당국의 심사 장벽을 넘으려면 결국 한국 정부의 외교력도 절실하다. 이에 한국 정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주는 모습이 절실하다는 목소리다. 물론 정부도 합병을 성사하기 위해 지금까지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하지만 좀 더 분명하고 확실한 한 방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일부에서 '아시아나 독자생존 가능성'을 운운하는 것은 '다된 밥에 재 뿌리기'다.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이 6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아시아나 독자생존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인데, 여기에는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과 경쟁을 벌여야 소비자들 입장에선 좋다는 논리가 깔려 있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된다고 해서 국내 항공시장을 독점하진 못한다. 되레 외국 대형 항공사들과 경쟁 구도가 더 뚜렷해지며 소비자들은 얼마든지 유리한 조건으로 항공권을 구입할 수 있게 된다. 조종사·승무원·정비사 등 대부분의 인력이 필수 인력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양사 합병 후 구조조정 가능성도 높지 않은 편이다.
코로나 시기에 아시아나항공에 투입된 공적 자금만 3조원이 훌쩍 넘는다. 이 금액은 국민들로부터 나온 혈세다. 지금 우리 항공 산업에 메가 항공사가 등장해 경쟁력을 키우지 않는다면 또다시 국민 혈세가 공적 자금이라는 이름으로 낭비될 수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통한 메가 항공사의 출현은 실보다 득이 훨씬 더 많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미국에서도 아메리칸항공-US항공, 델타항공-노스웨스트항공, 유나이티드항공-콘티넨탈항공 등 대형 항공사끼리의 M&A가 잇달았다. 한국보다 인구도 많고, 시장도 한결 큰 북미와 유럽의 항공 산업은 이렇게 구조조정으로 몸집을 키우고 경쟁력을 높이는 방식으로 세계 시장을 쥐락펴락하는 '메가 항공사'를 배출했다.
한국 항공 산업도 늦었지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메가 항공사 탄생을 진행 중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결합이 그것이다. 두 항공사가 합병하면 중복 노선을 효율적으로 개편하고, 항공기와 인력 관리에서 비용을 크게 줄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는 대한항공 경쟁력 강화로 이어져 세계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대한항공은 올해 안에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지금까지 기업결합 심사가 필요한 14개국 가운데 11개 나라에서 승인 받았고, 유럽연합(EU)과 미국, 일본 경쟁 당국의 심사가 막바지 단계다. 대한항공이 이 과정에서 쓴 돈만 벌써 1000억원이 넘는다.
앞으로 남은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은 EU 당국의 심사 결과다. 이에 따라 미국과 일본의 심사 결과도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EU는 당초 올해 3월이었던 심사 종료 기한을 오는 8월 3일로 미뤘다가, 최근 심사를 중단하고 기한을 더 연장했다. 대한항공에 추가 자료 제출도 요구하고 있어 빨라야 오는 10월에나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미국 당국도 급할 것 없다는 태도로 심사 결과 발표를 미루고 있다.
이미 항공 산업 구조조정을 끝내고, 메가 항공사를 탄생시킨 EU와 미국이 바라는 것은 결국 자국 항공사의 이익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으로 자국 항공사 경쟁력이 약화될 것을 우려하는 모습이다. 앞서 영국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승인해주는 대가로 최대 7개의 슬롯(항공기 운항 권리)을 요구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 당국의 심사 장벽을 넘으려면 결국 한국 정부의 외교력도 절실하다. 이에 한국 정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주는 모습이 절실하다는 목소리다. 물론 정부도 합병을 성사하기 위해 지금까지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하지만 좀 더 분명하고 확실한 한 방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일부에서 '아시아나 독자생존 가능성'을 운운하는 것은 '다된 밥에 재 뿌리기'다.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이 6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아시아나 독자생존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인데, 여기에는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과 경쟁을 벌여야 소비자들 입장에선 좋다는 논리가 깔려 있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된다고 해서 국내 항공시장을 독점하진 못한다. 되레 외국 대형 항공사들과 경쟁 구도가 더 뚜렷해지며 소비자들은 얼마든지 유리한 조건으로 항공권을 구입할 수 있게 된다. 조종사·승무원·정비사 등 대부분의 인력이 필수 인력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양사 합병 후 구조조정 가능성도 높지 않은 편이다.
코로나 시기에 아시아나항공에 투입된 공적 자금만 3조원이 훌쩍 넘는다. 이 금액은 국민들로부터 나온 혈세다. 지금 우리 항공 산업에 메가 항공사가 등장해 경쟁력을 키우지 않는다면 또다시 국민 혈세가 공적 자금이라는 이름으로 낭비될 수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통한 메가 항공사의 출현은 실보다 득이 훨씬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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